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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명 막자고 경찰 3천명 투입

<현장> 취재인-장애인도 닥치는대로 '진압'

경찰의 5.4 평택 시위 과잉진압의 재탕이었다. 오히려 평택에서는 시민사회단체들이 집회 형식의 시위라도 했지만 10일 한.미 FTA 2차본협상에서는 집회가 아닌 기자회견 조차도 경찰에 의해 원천 봉쇄 당했다. 경찰의 과잉대응이라는 비난이 자연스레 뒤따랐다.

겨우 50명 막자고 경찰 병력 3천명 투입

이 날 한미 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의 기자회견을 먼저 막은 쪽은 경찰이었다. 경찰은 집회 및 시위가 아닌 범국본의 신라호텔 앞 평화 기자회견을 특별경계구역에서 이뤄지는 불법 행위라며 오전부터 원천 차단하고 나서 범국본 관계자들을 자극했다. (관련기사 참조)

신라호텔 앞 인도변을 3천명의 경찰병력이 모두 점거한 상태여서 범국본의 기자회견은 신라호텔 앞에 마련해 둔 이동식 집회 차량에서 강행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경찰은 이마저도 '불법'으로 간주, 이동식 차량 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범국본 관계자들을 끌어냈다.

범국본의 이동식 집회차량의 견인을 막기위해 저항하던 양윤모 한국평론가협회 회장을 경찰이 둘러싸고 있다 ⓒ뷰스앤뉴스


경찰은 평택 시위 진압때와 마찬가지로 범국본의 이동식 차량을 2중, 3중으로 에워쌌다. 그러나 범국본 관계자들을 비롯한 민주노총, 한국노총, 그리고 미국에서 원정 온 미 노동계 대표단 등 각계인사 50여명은 FTA 저지 기자회견을 강행했다.

오전 10시, 오종렬 범국본 공동대표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사이 경찰은 이동식 차량 우측에서 갑자기 들이닥쳐 진압을 시도했다. 경찰은 삼면에서 2중 3중의 겹겹대오를 형성하며 이동식 집회차량을 둘러싸는 등 토끼몰이식으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던 범국본 관계자들을 진압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동식 차량 아래에서 기자회견을 취재하기 위해 몰려있던 50여명의 취재진들에게도 경찰은 예외없이 방패를 휘두르며 해산할 것을 명령했다. 범국본 관계자들은 물론 기자들 사이에서도 "겨우 50명 막자고 3천명의 전경을 동원했다"며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경찰의 과잉대응 행태에 어이없어 했다.

이 날 경찰의 과잉 진압은 장애인도 예외없었다. 경찰의 진압에 양쪽 무릎이 깨진 한 장애인은 "도대체 어떻게 기자회견도 막을 수 있냐"고 분개했다 ⓒ뷰스앤뉴스


경찰, 취재진 향해 방패 휘두르며 장애인도 예외없이 깔아 뭉개

이 과정에 수 명의 취재진이 부상을 입었고, 이에 항의하는 일부 취재진과 경찰간에 몸싸움도 벌어졌다. 부상을 입은 한 기자는 "경찰이 내가 기자인 걸 뻔히 알면서도 마구잡이로 몰아부쳐 폭행했다"며 경찰의 과잉 진압에 강력 항의했다.

일부 사진기자들은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카메라가 파손됐다"며 경찰에 변상을 요구하는 등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이후 경찰은 오전 10시 40분경 이동식 차량 아래에 몰려있던 취재진과 범국본 관계자들을 향해 재차 돌진, 닥치는 대로 진압해 나갔다. 특히 경찰은 이동식 차량용 아래에서 FTA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던 중증장애인을 향해서도 방패를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이로 인해 현장에 있던 장애인은 전경들과 인파에 깔려 무릎 양쪽이 깨지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미국 노동계를 대표해 현장에 나온 한 미국인은 경찰의 과잉진압이 반복될 때마다 혀를 차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오전 11시 48분, 2시간 넘게 계속된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결국 범국본의 이동식 집회차량은 경찰에 의해 견인됐고 신라호텔 앞은 경찰에 의해 완전 봉쇄됐다.

범국본의 이동식 집회 차량 견인에 반대하며 차량 바퀴아래 드러누운 범국본 관계자 ⓒ뷰스앤뉴스


"장충체육관에서도 기자회견은 절대 못한다"

기자회견 장소를 완전히 차단당한 범국본은 경찰의 과잉 폭력진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재차 갖기 위해 오전 11시 58분경, 신라호텔 앞 장충체육관 야외 2층 통로로 이동했다. 타워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강행하려던 지금종 문화연대 사무총장, 박영미 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김금옥 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 등 4명은 현장에서 성동경찰서로 이미 연행된 상태였다.

따라서 불과 범국본 관계자 20여명만이 남아 기자회견을 장충체육관 야외 2층 통로에서 열었지만 경찰은 이마저도 허용하지 않고 강제진압을 시도했다. 이에 범국본 관계자들은 "도대체 어디서 기자회견을 열어야 한다는 것이냐"며 "우리가 지금 시위하러 이곳에 온 것도 아닌데 해도해도 너무하는 것 아니냐"고 강력 항의했다.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평화적인 기자회견까지 방해하는 경찰은 도대체 어느나라 경찰이냐"며 "미국 백악관 앞에서도 기자회견을 했지만 이처럼 원천 봉쇄하진 않았다"고 분개했다. 그는 "이런식 으로 우리 시민들의 입을 틀어막는다고 정부 뜻대로 한.미 FTA가 성사될 것 같냐"며 "지금 이같은 경찰의 폭력 진압은 노무현 정권의 말기가 도래했음을 역설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낮 12시 40분경, 범국본은 이 날 오후 1시경 신라호텔 앞에서 열기로 예정했던 한.미 FTA 총력저지 결의대회를 포기하고 해산했다. 하지만 범국본은 이 날 오후 7시 개최하기로 한 광화문 촛불집회는 예정대로 열기로 했다.

경찰은 이 날 이동식 집회 차량 사수를 위해 무리하게 차량위에 전경들을 올려보내 물리적 충돌을 자초했다 ⓒ뷰스앤뉴스


경찰의 과잉진압에 한 노동자는 울음을 터뜨리며 "우리같은 노동자 수백명 죽어도 이 정권은 거덜떠 보지도 않을 것"이라고 분노했다. ⓒ뷰스앤뉴스
최병성. 김동현 기자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1 1
    이보민

    이건 또 뭐하는 인터넷 언론인고??
    이런 언론이 없어져야 나라가 바로 설텐데..
    안타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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