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대란' 급속 확산, 1,400원 육박
시장 "정부가 은행이나 닥달하고 기업을 투기세력으로 모니..."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6.9원 상승한 1,335.0원으로 개장한 환율은 이어 폭등을 거듭해 오전 9시30분 1,350원을 돌파한 이래, 오전 9시56분께는 1,360원을 돌파하더니 오전 11시에는 1,380원대로 폭등했다. 환율은 오전 11시10분 현재 전날보다 달러당 58.90원 급등한 1,38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환율이 현 수준으로 거래를 마치면 환란 직후인 1998년 10월7일 이후 10년 만에 1,380원대를 기록하게 된다. 4거래 일간 상승폭은 200원에 달하고 있다.
이날 환율 폭등은 국제신용평가기관 S&P가 한국 시중은행들의 외환 유동성에 강력 경고하며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하락까지 예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안이한 대응으로 일관하는 데 대한 불안감 확산의 산물로 분석되고 있다.
대기업 자금담당 책임자는 "이 정도가 되면 당연히 강만수 경제팀을 경질하는 등 시장에 메시지를 보내야 하나 정부는 은행장들이나 닥달하고 대기업을 환투기세력으로 보는 등 네탓만 하는 형국"이라며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전에는 공황적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부 대기업이 일부 달러화를 갖고 있는지는 모르나 대다수 기업은 내가 아는 한 그렇지 않다"며 "정부 무능이 공황적 상황을 자초하고 있는 위기 국면"이라고 개탄했다.
또다른 금융권 관계자도 "환율은 주가와는 달리 한번 오른 뒤에는 쉽게 꺾이지 않는 속성이 있다"며 "정부는 환율 폭등이 일시적 현상으로 곧 떨어질 것으로 보는 모양이나, 환율 폭등으로 앞으로 기업과 가계는 골병이 들 형편"이라고 정부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도 "강만수 장관이 연일 쏟아내는 어록을 보면 한마디로 시장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결론에 도달한다"며 "은행장 팔을 비틀고 대기업들을 닥달한다고 없는 돈이 어디서 나오겠냐"고 목소리를 높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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