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또 36.5원 폭등, '대정부 불신' 극심
외환보유고 감소, 외국인 무더기 주식-채권 매도....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6.5원이나 폭등한 1,223.5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2003년 4월25일 1천237.80원 이후 5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날 환율은 8.00원 오른 1,195.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미 상원의 구제금융 통과 확실시 등의 호재에 1,191.50원으로 밀렸으나, 한국은행 외환보유고 2천400억달러 선이 붕괴되고 외국인들이 증시에서 대규모 매도를 하고 있다는 악재가 속출하면서 1,203원 선으로 급등했다. 환율은 오후 들어 더욱 폭등, 결국 전날보다 36.5원이나 폭등한 채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이 정부의 호언과 달리 9월에 만기도래한 채권의 절반 가량만 재투자했을뿐, 나머지는 회수해갔다는 소식도 외환 시장 불안을 증폭시키는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만기 상환된 외국인 보유 채권 7조원 중 국내 채권시장에 재투자된 것은 3조7천억원 정도로 전체의 52%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3조3000억원은 역외로 송금하거나, 대기성 자금으로 현금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금감원의 분석이다. 대부분 재투자될 것이란 정부 호언이 보기 좋게 무너진 셈이다.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섰음에도 원화만 '나홀로 약세' 행진을 거듭하면서 1,300원선도 돌파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급속 확산되고 있다.
이날 주가도 외국인 매도로 급락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0.02포인트(1.39%) 내린 1,419.65에 마감됐다. 이날 지수는 개장 초에는 미국 상원의 구제금융 통과 기대감에 상승세로 장초반 1,458선까지 올랐으나, 외국인들의 무더기 매도에 하락세로 반전됐다.
이날 개인과 기관이 2천226억원, 737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3천181억원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매매가 차익, 비차익 모두 매수 우위로 4천202억원을 순매수한 점을 감안하면 기관도 사실상 순매도로, 개미만 순매수를 한 셈이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