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미국 금융위기, 시작이라더라"
"롤오버 단기화되고 있어. 금융경색되면 더 어려워질 것"
강 장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에서 이번 리먼 사태가 미국 금융위기의 시작인지, 끝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투자은행 체어맨을 만났는데 그는 시작이라고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장관은 롤오버(만기상환 연장)가 제대로 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현재까지 롤오버 자체는 문제는 없는데 단기화돼가는 게 문제"라며 "금융시장이 경색되고 하면 롤오버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그는 외국인이 우리 채권을 팔고나가면서 달러 유동성 부족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에 대해서도 "추가로 미국 자금시장 경색 일어나면 어찌될지는 단언하기 어렵다"고 낙관을 피했다.
그는 외국환평형기금과 관련해 "앞으로도 가능하면 확대해서 이런 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발행이 유보된 10억달러의 외평채 계속 추진여부와 관련해선 "현재로선 언제 어떻게 될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국제금융시장이 풀려야 하며 연초부터 9월에 발행할 계획이었지만 10억달러가 없어도 문제가 없다"고 말해 당분간 발행을 재추진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강 장관의 이날 답변은 정부가 내심 미국발 금융위기에 얼마나 긴장하고 있는가를 극명히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시중은행들이 최근 국제 금융시장 불안 심화로 향후 외화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신제윤 기획재정부차관도 앞서 이날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은행들의 외환 유동성 우려와 관련, "단기적으로는 외환 유동성에 대해서 특히 금융회사들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어려움이 있는데 그것을 예측을 하고 금융회사들이 지난 상반기부터 꾸준히 자금 조달을 미리 해 왔다. 그래서 지금 파악하기로는 두 달 동안 해외 차입을 하나도 못 해도 두 달은 견딜 수 있을 정도로 외환 보유액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신 차관은 이어 "다만 그것이 어려울 경우에 그야말로 그것이 장기화될 때에는 한국은행이 외환 보유액을 통해서 일시적으로 금융회사들한테 빌려주는 그러한 조치까지도 우리가 지금 생각을 하고 있다"며 유사시 외환보유고 지원 방침까지 밝혔다.
그러나 한은은 외환보유고를 통한 민간 은행 지원에 일관되게 반대하고 있어 향후 외환보유고 지원을 둘러싼 한차례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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