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미국, 이라크인 사망자 2만명 '축소은폐'

"미군 사망자보다 20배 많은 5만여 이라크인 사망"

지난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래 지금까지 5만여 명의 이라크 인이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전쟁 시작 이후 계속된 폭력사태로 약 3만 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힌 규모보다 2만명 많은 숫자로, 미국의 의도적 축소 은폐 의혹이 일고 있다.

이라크정부 "이라크인 사망자 5만명 크게 넘을 듯"

<LA타임스>는 25일(현지시간) 이라크 정부 발표를 인용해 "이라크 전쟁이 시작된 후 지금까지 사망한 이라크인 수가 5만 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며 "이는 미국의 예상보다 2만 여명 많은 수치"라고 보도했다.

이라크 보건부는 "지난 2003년부터 지금까지 사망 증명서가 발급돼 정부의 공식 통계에 잡힌 사망자의 수는 3만2백4명"이라고 밝혔다. 보건부는 그러나 "바그다드 이외 지역의 보건 담당 관청이 자체적으로 확인한 사망자 수를 모두 합치면 5만명을 훨씬 넘고 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사망자는 민간인"이라고 이라크 정부는 덧붙였다.

신문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 수치는 전쟁 발발 첫 1년 동안 바그다드 이외 지역에서 발생한 사망자의 수는 포함하지 않은 것이어서 실제 사망자의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문은 "이 같은 인명피해 규모는 미국의 인구 규모와 비교했을 때 미국인 57만 명이 사망한 것과 같은 것"이라며 이라크 전쟁으로 인한 인명피해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또한 현재까지 파악된 이라크인 사망자 5만여명은 미군 사망자의 20배에 달하는 수치이기도 했다. 미군은 지난 3년간 이라크전에서 2천5백명의 미군이 사망했다고 밝히고 있다.

신문은 "이라크 정부와 미국의 집계가 이렇게 큰 차이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무엇보다 이라크 전쟁이 시작된 후 1년 동안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정부 부재로 인해 이들에 대한 정확한 집계가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특히 이라크 인들은 종교적 이유로 사망자가 발생하는 즉시 매장하는 관습 때문에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경우도 빈번하다"며 "이밖에 치안요원이나 반군 사망자 역시 통계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고 신문은 지적, 이들 숫자까지 합할 경우 사망자 숫자가 더욱 많은 것임을 시사했다.

신문은 "지난 2003년 전쟁 발발 직후 바그다드의 병원들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첫 5주 동안의 민간이 사망자가 약 1천7백명이었다"며 "민간 기구가 조사한 자료는 이보다 훨씬 많아 2003년 4월말까지 전국적으로 최소 5천6백30명에서 최대 1만 명이 사망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지욱 기자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