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 <조선일보>에 강한 불만 토로
"국민에게 항복하라"는 <조선> 칼럼 맹비난
조 전 대표는 이 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이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항복할 필요 없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날 <조선일보>에 이재교 인하대교수가 기고한 '국민의 화를 풀라'는 글을 통해 "대통령은 국민에게 깨끗하게 항복하라"고 주장한 데 대한 반격인 셈.
조 전대표는 우선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100일이 다가오자 신문에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는 훈수가 쏟아지고 있다"며 "국가를 분열시키는 일에 전념해온 좌파정권의 고관 출신들까지 등장하여 참견을 한다"고 일부 신문에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노태우 대통령 시절에 기자들이 만나서 한 농담이 있었다"며 "야당이 하자는 대로 하면 가장 빨리 망하고, 신문 사설대로 하면 두번째로 빨리 망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가 겨냥한 신문은 다름아닌 이날자 <조선일보>. <조선일보>는 이날 '각계 50인의 쓴소리'라는 기사를 실으며 이종찬 전 국정원장, 강봉균 전 청와대 경제수석, 문희상 전 대통령비서실장, 박지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DJ-노무현 정권 고관들의 멘트도 달았다.
그는 "대통령 치고 국민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문제는 '국민들의 말'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5000만 국민들의 말은 다 다르다. 이를 통계적으로 집약한 것이 여론조사이고, 언론"이라면서도 "문제는 여론조사와 언론을 믿을 수 있느냐이다. 그 여론이 명백하게 국익과 진실을 떠나 있을 때는 어떻게 하느냐이다"라고 최근 20%대 이 대통령 지지율이 나오는 여론조사의 신뢰성에도 의문을 표시했다.
그는 이어 화살을 이날자 <조선일보>에 글을 기고한 이재교 교수에게 돌려 "오늘 한 조간신문에 실린 한 교수의 칼럼에는 연일 계속되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에 대하여 언급한 이런 내용이 있다. '야당이나 반미.좌파세력의 선동 때문이라고 치부할 일도 아니다. 그런 선동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국민들이 그런 선동에 놀아난다고 생각한다면 잘못 짚은 것이다'"라며 이 교수 글을 소개했다.
그는 이어 "문제의 시작은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선동한 방송이었고, 이를 반미단체가 활용했으며, 이들의 촛불 시위를 방송이 선전해주고, 무능한 정부가 야간 불법시위를 문화제라고 치부하여 허용해주고, 대통령이 무조건 사과하고, 불법시위는 도로점거로 악화되고, 여기에 이명박 정부에 불만을 품은 세력이 합류했다"며 "이런 사실을 도외시하고 오로지 국민들은 선동에 넘어가지 않는 존재이니 그 국민들에게 항복하라는 것이 이 논자(論者)의 주문"이라고 이 교수를 비난했다.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국민에게 귀를 기울여라 다음으로 많이 나오는 충고가 국민에게 항복하라는 말이다. 대통령이 국민에게 항복하라니? 무슨 방법으로?"라고 물은 뒤, "국민중엔 반역자도 있고, 범죄자도 있고, 철부지도 있고, 선동에 속아 날뛰는 이도 있고, 거짓말장이도 있고, 금치산자도 있다. 이들에게도 대통령이 항복해야 하는가?"라고 국민 폄하성 발언을 했다.
그는 이어 "그런 사람 말고 정말 좋은 국민에게만 항복하라고? 그런 좋은 국민들을 어떻게 골라내는가? 그런 국민이 대통령의 항복을 받아주도록 어떻게 하면 좋은가? 국민이란 낱말에다가 모든 위대한 의미를 다 붙여놓고는, 그리하여 국민을 우상으로 만들어놓고는 대통령을 향해서 무조건 무릎을 꿇어 절하라고 충고하는 격"이라며 "이런 글을 읽은 대통령이 무슨 생각을 하겠는가? 쓴 웃음을 지으면서 쓰레기통으로 구겨넣어버리지 않을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그러면 대통령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명박 대통령은 용기를 보여주어야 한다. 용기는 모든 정치적 덕목의 어머니라고 한다. 그가 위기로 몰린 것은 나쁜 짓을 많이 해서라기보다는 용기와 신념을 발휘하지 않아서"라며 "사람은 생각이 달라도 용감한 사람을 존경한다"고 정국 정면돌파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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