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주민들 잇딴 자살에 분위기 격앙
"정부 수백억 지원하고 수억씩 성금 냈다는데 동전 하나 구경 못해"
"평화롭게 살아가던 우리가 왜 이런 피해를 입어야 하는지, 누구 하나 속시원하게 책임지겠다는 사람도 없고..이런 막막한 분위기에서 또다른 희생자가 나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어디 있습니까."
서해 기름유출 사고의 직격탄을 맞은 충남 태안에서 피해를 비관한 주민들의 자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태안군 소원면 모항2리 어민 김남석(54)씨는 18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의 길을 택한 동료 주민들의 심정을 이해한다며 이렇게 토로한다.
지난달 7일 사고발생후 온국민의 관심속에 자원봉사 물결이 이어지면서 희망이 보이는 듯했던 태안지역에서 요즘 감지되는 분위기는 한마디로 `막막하다'는 것.
삶의 터전인 바다가 검게 변하면서 수입도 끊겼지만 언제 옛날로 돌아갈 수 있을 지, 정부나 보험사의 지원은 얼마나 나올 지, 무엇 하나 확실한 게 없어 답답해하는 표정들이다.
여기에 양식장 피해를 비관한 故 이영권씨의 음독자살에 이어 피해지역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어민 집회장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주민 지 모씨가 분신자살을 기도하는 등 또다른 희생자들이 잇따라 나오면서 민심은 흉흉하다 못해 험악하기까지 한 느낌이다.
김씨는 "마치 꿈속을 헤매는 것처럼 앞이 캄캄하다"면서 "하루종일 방제작업을 하고 돌아와 소주 한잔 하지 않으면 불안한 앞날이 걱정돼 잠을 이룰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사고가 나기 전까지 5t짜리 소형 낚시어선으로 낚시객들을 태워주고 돈을 받거나 관광객이 없을 때면 직접 우럭, 광어, 삼치 등을 잡아 연간 2천~2천500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려 먹고 살았다는 김씨는 다른 어민들과 마찬가지로 사고후 조업은 꿈도 못꾸고 하루 종일 해안가에서 기름만 닦고 있다.
제대후 복학을 준비중인 아들과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딸, 부인 등 4식구 모두가 아침을 먹고 어은둘항 주변 모항4리 해안가로 기름제거 작업에 나서는 것은 오전 8시께.
바위에 묻은 기름은 이미 굳어 닦아낼 수도 없고 해안가의 자갈층을 삽으로 판 뒤 자갈에 묻은 기름을 걸레로 닦아내는 것이 주요 작업이다.
작업장소가 동네에서 꽤 떨어져 있어 점심도 다른 주민들과 함께 해안가 낭떠러지 아래 작업장에 취사도구를 가져와 적당히 해결한다.
오후 4시께 일을 끝내고 5시쯤 집으로 돌아와 함께 작업한 주민들과 소주 한잔 하며 피해보상이 어떻게 될지, 조업재개는 언제나 가능할 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유일한 낙이다.
음독자살한 이영권씨의 양식장도 가봤다는 김씨는 "애써 키운 양식장이 기름범벅이 됐는데 손을 쓰지도 못한 채 바라보고만 있어야 하는 심정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라며 "동네 주민은 너나 할것 없이 이씨와 같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런 지경인데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뭘 어떻게 해주겠다는 얘기도 없어 답답하다"면서 "힘없는 어민이 누구를 믿겠느냐. 나라 믿고 사는 불쌍한 어민들을 정부가 책임져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영권씨와 같은 소원면 의향2리에 사는 강태창(47)씨의 처지도 마찬가지다.
통발 꽃게잡이로 작황이 좋은 날에는 하루 700만~800만원의 수입을 올리기도 했다는 강씨는 "해경 방제선박들이 유화제를 계속 뿌려대고 방제작업으로 어망 표시깃발들이 모두 제거돼 다시 바다에 나가는 것은 꿈도 못꾼다"면서 "꽃게를 잡아본 들 팔리지도 않을 것"이라며 체념섞인 반응을 보였다.
부인과 함께 매일 방제작업을 하고 있는 강씨에게 가장 울화가 터지는 일은 언론 보도와 달리 성금이 한푼도 지원되지 않고 있다는 것.
그는 "TV에서는 정부가 3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거나 누가 몇억원을 내놨다는 소식이 이어지는데 정작 우리는 1원짜리 동전 하나 구경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사고후 40일이 지나도록 마을 출신 외지인들이 보내온 성금 410만원이 전부이며 자원봉사자들에게 컵라면을 끓여줄 가스비도 버거운 형편"이라고 한탄했다.
강씨는 "작업을 하는 동안이나 작업이 끝난 뒤에도 동네 주민들 대부분 무거운 표정에 말이 없다"며장기간의 방제작업과 마냥 늦어지는 보상에 지쳐가며 점점 흉흉해지는 마을 분위기를 전했다.
서해 기름유출 사고의 직격탄을 맞은 충남 태안에서 피해를 비관한 주민들의 자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태안군 소원면 모항2리 어민 김남석(54)씨는 18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의 길을 택한 동료 주민들의 심정을 이해한다며 이렇게 토로한다.
지난달 7일 사고발생후 온국민의 관심속에 자원봉사 물결이 이어지면서 희망이 보이는 듯했던 태안지역에서 요즘 감지되는 분위기는 한마디로 `막막하다'는 것.
삶의 터전인 바다가 검게 변하면서 수입도 끊겼지만 언제 옛날로 돌아갈 수 있을 지, 정부나 보험사의 지원은 얼마나 나올 지, 무엇 하나 확실한 게 없어 답답해하는 표정들이다.
여기에 양식장 피해를 비관한 故 이영권씨의 음독자살에 이어 피해지역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어민 집회장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주민 지 모씨가 분신자살을 기도하는 등 또다른 희생자들이 잇따라 나오면서 민심은 흉흉하다 못해 험악하기까지 한 느낌이다.
김씨는 "마치 꿈속을 헤매는 것처럼 앞이 캄캄하다"면서 "하루종일 방제작업을 하고 돌아와 소주 한잔 하지 않으면 불안한 앞날이 걱정돼 잠을 이룰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사고가 나기 전까지 5t짜리 소형 낚시어선으로 낚시객들을 태워주고 돈을 받거나 관광객이 없을 때면 직접 우럭, 광어, 삼치 등을 잡아 연간 2천~2천500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려 먹고 살았다는 김씨는 다른 어민들과 마찬가지로 사고후 조업은 꿈도 못꾸고 하루 종일 해안가에서 기름만 닦고 있다.
제대후 복학을 준비중인 아들과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딸, 부인 등 4식구 모두가 아침을 먹고 어은둘항 주변 모항4리 해안가로 기름제거 작업에 나서는 것은 오전 8시께.
바위에 묻은 기름은 이미 굳어 닦아낼 수도 없고 해안가의 자갈층을 삽으로 판 뒤 자갈에 묻은 기름을 걸레로 닦아내는 것이 주요 작업이다.
작업장소가 동네에서 꽤 떨어져 있어 점심도 다른 주민들과 함께 해안가 낭떠러지 아래 작업장에 취사도구를 가져와 적당히 해결한다.
오후 4시께 일을 끝내고 5시쯤 집으로 돌아와 함께 작업한 주민들과 소주 한잔 하며 피해보상이 어떻게 될지, 조업재개는 언제나 가능할 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유일한 낙이다.
음독자살한 이영권씨의 양식장도 가봤다는 김씨는 "애써 키운 양식장이 기름범벅이 됐는데 손을 쓰지도 못한 채 바라보고만 있어야 하는 심정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라며 "동네 주민은 너나 할것 없이 이씨와 같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런 지경인데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뭘 어떻게 해주겠다는 얘기도 없어 답답하다"면서 "힘없는 어민이 누구를 믿겠느냐. 나라 믿고 사는 불쌍한 어민들을 정부가 책임져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영권씨와 같은 소원면 의향2리에 사는 강태창(47)씨의 처지도 마찬가지다.
통발 꽃게잡이로 작황이 좋은 날에는 하루 700만~800만원의 수입을 올리기도 했다는 강씨는 "해경 방제선박들이 유화제를 계속 뿌려대고 방제작업으로 어망 표시깃발들이 모두 제거돼 다시 바다에 나가는 것은 꿈도 못꾼다"면서 "꽃게를 잡아본 들 팔리지도 않을 것"이라며 체념섞인 반응을 보였다.
부인과 함께 매일 방제작업을 하고 있는 강씨에게 가장 울화가 터지는 일은 언론 보도와 달리 성금이 한푼도 지원되지 않고 있다는 것.
그는 "TV에서는 정부가 3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거나 누가 몇억원을 내놨다는 소식이 이어지는데 정작 우리는 1원짜리 동전 하나 구경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사고후 40일이 지나도록 마을 출신 외지인들이 보내온 성금 410만원이 전부이며 자원봉사자들에게 컵라면을 끓여줄 가스비도 버거운 형편"이라고 한탄했다.
강씨는 "작업을 하는 동안이나 작업이 끝난 뒤에도 동네 주민들 대부분 무거운 표정에 말이 없다"며장기간의 방제작업과 마냥 늦어지는 보상에 지쳐가며 점점 흉흉해지는 마을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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