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의혹'을 수사했던 특별수사팀 검사들이 9일 대선 막판 '김경준 육필메모'를 첫 보도한 시사주간지 <시사IN>를 상대로 6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 <시사IN>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김경준 수사팀 검사 10명 <시사IN>에 6억 손배소

최재경 특별수사팀 주임검사(특수1부장)와 김기동 특수1부 부부장 검사 등 총10명의 소송 대리한 김진태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특별수사팀 검사들이 김씨에 대해 회유·협박을 하거나 형량협상을 한 사실이 없음에도 시사주간지 <시사IN>과 주모 기자가 사실 확인없이 김씨의 일방적 주장을 기사화해 검사 개개인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소송 이유를 밝혔다.

김 변호사는 "실명이 공개된 최재경, 김기동 검사에게는 각 1억원, 다른 검사 8명은 각 5천만원씩을 청구했다"며 "승소할 경우 절반은 태안기름유출 지원금, 나머지 절반은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사팀은 또한 '이명박 특검' 수사가 끝나면 김경준씨와 김경준씨의 변호인 및 <시사IN>과 유사한 의혹을 제기했던 정치인 등에 대해서도 추가로 민사소송을 낼 계획이라고 김 변호사는 덧붙였다.

<시사IN> "김경준 메모, 보도할 가치 충분했다" 반박

이에 대해 <시사IN> 문정우 편집국장은 기자협회보와 통화에서 “언론중재위 등을 통한 정정보도 등 법적 장치를 무시하고 곧바로 돈으로 해결하겠다는 자체가 유감스럽고 씁쓸하다”며 “BBK 특검이 진행되면 메모의 진위 여부도 밝혀질 텐데 이 시점에서 기자회견까지 자청해 소송을 거는 것은 공정하고 적절치 못하다”고 밝혔다.

문 국장은 이어 “<시사IN>은 김경준씨의 변호사 등을 통해 충분하게 사실 확인 노력을 했고 이를 보도해 진위를 밝혀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당시 메모에 담긴 내용과 주장은 보도할 가치가 충분했고 그것이 언론의 책무”라고 반박했다.

<시사IN>은 지난달 4일 김경준 씨의 자필 메모를 근거로 김 씨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에게 유리한 진술을 하면 구형량을 3년에 맞춰주겠다는 취지의 회유를 받았다는 의혹을 보도, 대선 막판에 큰 파란을 불러일으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