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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파병 자위대, 귀국후 자살 잇따라

4명 잇따라 자살, 자이툰 부대에 대한 대책 마련 시급

이라크에 파병됐다가 귀국한 일본 자위대들의 자살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몇배 많은 3천2백여 명의 자이툰 부대를 파병했지만 최악의 경우 자살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이른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PTSD)'에 대한 대책이 미비한 것으로 알려져 정부의 관심이 요구된다.

전쟁 후유증으로 자살

10일 일본의 <아사히(朝日)신문>은 이라크전에 참전했다 귀국한 자위대원 4명이 잇따라 자살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방위청 대변인은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면서 "그들이 자살한 원인에 대해 밝혀진 게 없다"면서도 "군의관이 병사들의 정신건강을 파병됐을 때뿐만 아니라 파병 후에도 관리하고 있다"고 말해, 파병과 자살이 직접적 관련이 없음을 강조하려 애썼다.

신문은 그러나 "이라크 전에 참전했던 군인들이 정신적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혀, 파병이 자살의 주요원인임을 시사했다.

이라크전에 참전했던 군인들이 자살하는 것은 일본만의 경우는 아니다. 한 예로 주한미군기지에서 일 년 동안 근무하던 미군 죠세판 수엘은 지난 2003년 4월 이라크로 파병됐다. 그러나 그는 2개월 후인 6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쟁의 스트레스를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다.

2004년 미국 국방부 조사에 따르면, 이라크전이 발발한 2003년 한 해에만 24명의 미군이 정신적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군인 10만명당 17.3명이 자살한 셈으로 미군 전체 자살률 12.8명 보다 월등히 높은 숫자이다. 이후 2004년 3월까지 자살한 미군의 수는 31명으로 늘어났다.

美,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치료 프로그램 운영

미국은 군인들이 근무 중 받을 수 있는 정신적 후유증에 대한 대책으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이라크전에 참전한 미군 병사들은 3개월마다 전투와 관련된 스트레스를 측정하기 위한 설문 조사를 시행하고 전문 상담사도 현지에 배치돼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자이툰 부대원에 대한 관리는 소홀하다. 국방부에 따르면 정신과 군의관이 시행하는 교육은 일 년에 단 1회뿐이다. 그 외에는 지휘관들이 시행하는 정신교육과 홍보물이 대책의 전부이다. 현지에 배치된 군의관 중 정신과 전문의는 1명밖에 없다.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2005년 9월까지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자이툰 부대원은 39명이 이른다.하지만 그들에 대한 사후 정신과 치료에 대해 알려진 게 없다. 이미 귀국한 부대원들의 정신적 상처에 대한 조사 결과도 없다. 앞으로 자이툰 부대의 철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철수후 이들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치료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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