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은 일본기업보다 한국기업을 크게 신뢰하는 것으로 드러나, 중국의 뿌리깊은 일본 불신이 우리 기업들의 중국진출에 반사이익을 안겨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인들, 일본기업보다 한국기업 크게 신뢰"
19일 일본 경제지 <후지산케이비즈니스>에 따르면, 세계 최대의 비상장 홍보컨설팅사인 에델만사가 최근 11개국의 오피니언 리더 1천9백50명에 대해 ‘에델만 신뢰도 지표조사(Edelman Trust Barometer)’를 실시했다.
한.미.일.중 4개국의 기업 신뢰도 비교조사 결과, 한국기업의 신뢰도는 일본에서 30%, 미국에서 40%에 그친 반면, 중국에서는 68%로 나타났다. 반면 일본 기업들은 한국인에게 61%, 미국인에게 62%의 신뢰도를 기록했으나 중국인들에게는 35%의 신뢰밖에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후지산케이비즈니스>는 이와 관련, "일본이 중국인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이처럼 낮은 기업신뢰도를 기록한 것은 20세기초 일본의 침공을 받았던 중국인들의 뿌리깊은 혐오의식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기업에 대해선 일본인들이 16%로 가장 낮은 신뢰도를 보였고, 한국인은 20%, 미국인은 31%의 신뢰도를 나타내 아직 국제사회에서 신뢰도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기업들은 일본에서 80%의 신뢰도를 획득해 최근 미일동맹으로 더욱 친근해진 관계를 과시한 반면, 한국 69%, 중국 68% 등 한국과 중국에서는 일본보다 낮았다.
11개국의 신뢰도를 다룬 후지산케이 비지니스 ⓒ 후지산케이 비지니스
한국인은 기업 불만 시 인터넷에 글 가장 많이 올려
한편 ‘다른 나라의 기업을 불신을 할 경우 인터넷에 이같은 불신의견과 경험담을 인터넷에 올렸는가’라는 질문에 한국인은 61%가 ‘그렇다’고 답변, 한국의 인터넷 활용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독일(10%), 프랑스(22%) 등 유럽 국가들은 인터넷을 통한 의견 표출에 부정적이었으며 일본은 34%, 미국은 36%였다.
‘다른 기업을 불신할 경우 함께 일하기를 거부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한국은 27%만이 ‘거부했다’고 밝혀 상대를 불신함에도 함께 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본은 64%, 중국 61%, 프랑스 51%, 미국-독일 49%, 영국 41%의 순으로 불신하는 상대와 일하는 데 거부감을 나타내, 이들은 파트너를 결정할 때 '신뢰'를 대단히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또한 한국은 ‘불신하는 상대 기업에 투자하기를 거부했는가’라는 질문에 50%만이 ‘거부했다’고 밝혀 상대를 불신함에도 불구하고 절반이 투자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일본은 84%가 거부의사를 나타냈고 프랑스 74%, 미국 74%, 영국 70%, 독일 67%, 중국 60%의 순으로 불신하는 기업에 투자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신뢰도 두배 넘게 상승. 한국인 신문 불신률 높아
신뢰하는 정보를 얻는 매체의 경우 인터넷이 2005년 7%에서 2006년 15%로 두배 이상 신뢰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습득한 정보에 대한 신뢰도 역시 인터넷은 2005년 16%에서 2006년 43%로 급상승했다.
반면 신뢰하는 정보를 얻는 매체에서 신문과 방송은 각각 2005년 50%와 32%에서 2006년 39%와 22%로 급속히 하락했다.
기존 신문매체에 대한 신뢰도는 한국이 77%로 나타나 중국(72%)과 함께 가장 신문에 대한 불신이 심한 국가로 나타났다. 일본은 98%로 신문에 대한 신뢰도가 절대적이었고 이탈리아(97%), 독일(96%), 프랑스(94%), 캐나다(93%), 미국(87%) 등으로 높은 신뢰도를 보였다.
한편 비정부기구(NGO)에 대한 신뢰도는 2005년보다 2006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야생동물기금(WEF)의 경우 2005년 40%에서 2006년 51%로 높아졌고, 환경단체인 그린피스와 인권단체 앰네스티인터내셔널은 각각 2005년 27%와 18%였던 신뢰도가 34%와 29%로 높아졌다.
‘에델만 신뢰도 지표조사’는 세계 11개국(브라질, 캐나다, 중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한국, 스페인, 영국, 미국)의 오피니언 리더와 재계, 정부 및 비정부기구(NGO)간의 신뢰도를 측정하는 조사로 매년 35~60세의 대졸자로 연 7만5천달러(한화 7천만원 상당)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언론.경제.정치.정책 종사자 가운데 국제사회 현안에 관심이 높은 오피니언 층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에델만사는 매년 세계 각국의 오피니언리더들의 의식변화를 다룬 '에델만 신뢰도 지표조사'를 발표하고 있다. ⓒ 에델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