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명 검찰총장이 삼성그룹의 비자금 차명 관리 의혹에 대해 자료를 검토한 뒤 수사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은 3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최근 삼성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차명 계좌번호까지 공개됐는데 검찰은 조사할 의지가 있냐"고 물었다.

정 총장은 이에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과 함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언론에서 보도된 것뿐만 아니라 관련 자료의 신빙성 유무를 철저히 검토한 뒤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노 의원은 또한 "차명계좌를 통한 비자금 조성은 은행의 공모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당장 우리은행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노 의원은 "김용철 변호사가 양심선언을 하면서 검찰이 에버랜드 편법 증여 의혹에 대해 기소하지 않도록 로비를 하고, 관련 리스트를 작성해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업무였다고 진술했다"며 "김 변호사 스스로 로비를 했다고 자인하고 있는 만큼 당장 소환해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또 국감에 앞서 배포한 자료에서 "삼성으로부터 지속적으로 '떡값'을 받은 검찰이 제대로 수사할 리 만무하다"며 "삼성비자금과 불법 경영권 세습을 규명키 위해 정기국회에서 특검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삼성그룹 전 법무팀장인 김용철 변호사가 양심선언을 하면서 삼성이 정치인과 판.검사, 정부고위관리, 언론인 등 사회지도층 전반을 떡값으로 관리한 사실을 폭로했고, 특히 삼성으로부터 로비를 받은 검사들의 구체적인 명단을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확보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