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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다 살아난 중국 축구…극적으로 태국 제치고 WC 3차 예선 진출

'마지막 한 골' 못 넣은 태국과 승점·골득실·득점 동률…상대 전적서 앞서

중국 축구가 죽다 살아났다.

11일 아시아 각지에서 치러진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최종 6차전에서 중국은 탈락 일보 직전까지 몰렸다가 기사회생했다.

2차 예선에서는 각 조 1∼2위 팀이 3차 예선에 진출하는데, 한국, 태국, 싱가포르와 함께 C조로 묶인 중국은 5차전까지 2위(승점 8·골득실 +1)였다. 3위(승점 5·골득실 -2) 태국에 승점 3차로 앞서있었다.

그러나 더 불안한 쪽은 중국이었다.

최종전에서 중국은 조 최강 한국을 상대로 원정 경기를 치러야 했다. 한국은 이미 3차 예선 진출을 확정 지었으나 유리한 조 편성을 위해선 중국에 승리할 필요가 있었다.

반대로 태국은 최약체 싱가포르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싱가포르는 이미 탈락이 확정된 터라 태국이 대승을 거두고 '역전 2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커 보였다.

무승부만 해도 '승리'나 마찬가지였던 중국은 한국을 상대로 '두 줄 수비'를 펼쳐 보였다.

전반전까지 무실점으로 한국의 유럽파 공격진을 막아냈으나 후반 16분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에게 일격을 당해 0-1로 졌다.

본부석에서 봤을 때 오른쪽에서 붉은악마 못잖게 큰 소리로 '자여우'(加油·힘내라)를 외치던 3천여명의 중국 팬은 실점에 낙담한 듯 더는 목소리를 높이지 못했다.

경기 뒤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중국 기자들은 좀처럼 문답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후반전이 막 시작한 태국-싱가포르전 상황을 지켜보느라 핸드폰이나 노트북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김도훈 한국 감독, 손흥민이 참석한 한국 회견에 이어 브란코 이반코비치 중국 감독이 자리에 앉았다.

중국 기자들은 이반코비치 감독에게 질문을 딱 하나만 던지고 계속 태국-싱가포르 경기 중계에 집중했다.

이반코비치 감독은 "한국은 아시아, 그리고 세계에서 강팀으로 꼽히는 팀"이라면서 "우리 선수들이 90분 동안 큰 실수 없이 너무도 잘해준 점에 대해 충분히 만족하며 감사한다"고 말했다.

예상 밖으로 싱가포르가 선전했다. 전반까지 0-1로 뒤진 싱가포르는 후반 12분 이크산 판디의 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태국은 후반 34분 포라멧 아리비라이, 후반 41분 자로엔삭 웡곤의 연속골로 다시 3-1로 앞서나갔다.

싱가포르 골망이 흔들릴 때마다 중국 기자들은 좌절의 한숨을 쉬었다.

3차 예선 진출을 눈앞에 두는 듯했던 태국은, 마지막 한 골을 넣지 못했다.

두 팀은 승점 8(2승 2무 2패), 골득실 0에 다득점 9골까지 동률을 이뤘다.

상대 전적에서 1승 1무로 앞선 중국이 3차 예선행 티켓을 극적으로 거머쥐었고, 중국 취재진은 쾌재를 불렀다.

한 중국 여성 기자는 "우리 올라갔어요"라며 서툰 한국어로 말하며 배시시 웃었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부터 본선 진출국 수는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어난다.

그러면서 아시아축구연맹(AFC)에 배정된 본선 티켓도 4.5장에서 8.5장으로 크게 늘었다.

FIFA가 본선 진출국을 확대한 건 중국 시장을 고려한 선택으로 받아들여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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