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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평가전 또 서울월드컵구장 '싹쓸이'

평가전 다음날 K리그 경기 예정, 구장잔디 '엉망진창' 불보듯

대한축구협회의 2006 독일월드컵 대표팀의 평가전 두 경기를 모두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하기로 발표한 것을 두고 축구팬들의 불만이 높다.

대한축구협회는 2일 "오는 23일 세네갈, 26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두 차례국가대표팀 평가전 모두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11일 독일 월드컵 최종 엔트리 23명을 발표하면 대표팀은15일 파주NFC(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로 소집되어 합숙훈련에 들어가고, 21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 힐튼호텔로 숙소를 옮겨 평가전을 준비할 계획이다.

축구협회는 "아드보카트 감독이 1일 출국하기에 앞서 잦은 이동으로 인한 선수들의 컨디션 문제 등을 고려해 두 차례 평가전 모두 서울에서 치렀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경기장소 선정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축구협회의 이러한 결정은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만약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평가전 두 경기를 치를 경우 26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평가전 다음날인 27일 K리그 FC서울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경기가 예정되어있으므로 5일동안 세 경기를 한 경기장에서 치러야한다.

무리한 사용으로 잔디훼손이 우려되는 서울월드컵구장 ⓒ뷰스앤뉴스


결국 두 차례의 평가전 직후 27일로 예정되어있는 프로리그 경기는 잔디구장이 아닌 '풀밭' 수준의 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러야한다.

특히 본경기를 치르기 이전에 사전 적응훈련 등을 위해 해당 경기장을 사용하는 것을 감안한다면 실제 경기장 사용일수는 더 늘어나고, 경기장 잔디에 주는 부담은 훨씬 더 늘어나게 된다. 구장 잔디사정이 엉망이 될 것이 불보듯 뻔하다.

전문가들은 "실제 경기보다 적응훈련을 위해 경기장을 사용할 때가 잔디에 주는 부담이 더 크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경기에서는 경기장 전체를 사용하지만 적응훈련시에는 경기장 잔디의 일부분만을 중점적으로 사용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대표팀의 이동거리가 문제가 된다면 같은 수도권인 인천 또는 수원의 월드컵경기장을 활용한다면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는 지적을 하는 이들이 많다. 따라서 오는 23일 세네갈과의 경기는 서울에서 치르더라도 26일 보스니아-해르체고비나와의 한 경기 만큼은 분산해서 개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FC서울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평가전 분산개최를 요구하는 팬들의 요구가 줄을 잇고 있다.

한 축구팬은 "27일에 상암에서 제주랑 홈경기 있는데, 전날 국가대표 경기를 한다니...전 23일 경기만 상암에서 하고, 26일 경기는 수원이나 인천에서 할 줄 알았는데, 황당하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물론 축구협회는 아드보카트 감독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해서 우리 대표팀이 월드컵무대에서 최상의 성적을 내는데 도움을 주어야한다.

그러나 어떤 요구가 무리한 부분이 있다면 적절히 절충안을 마련해야하는 것도 협회의 역할임을 잊지 말하야 할 것이다. 아울러 대표팀의 경기를 직접 보고싶어하는 지방 축구팬들의 열망도 축구협회가 소홀히 해서는 안될 부분이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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