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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지, 이운재 제치고 주전확보 가능할까?

이운재 최근 2경기서 6실점 불안, 김병지는 탄탄

김병지(FC서울)가 부동의 대표팀 골키퍼 이운재(수원삼성)를 벤치로 밀어내고 2006 독일월드컵 엔트리 합류는 물론 주전 골키퍼 자리를 꿰찰 수 있을까?

2006 독일월드컵 최종엔트리 발표가 열흘도 채 남지않은 가운데 김병지의 대표팀 합류여부와 출전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병지 본인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번 독일월드컵에 참가하고 싶다는 뜻을 공공연하기 비춰온 것이 사실이다.

축구계, 김병지 추천 잇따라

대표팀의 정기동 GK코치도 "이운재가 국내 최고 골키퍼인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김병지도 절대 밀리지 않는다"고 평가하면서도, "김병지가 대표팀에 합류하게 되면 이운재와 경쟁 관계가 형성되기 때문에 팀 전력 상으로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병지의 소속팀인 FC서울의 이장수 감독도 사견임을 전제로 "지금 당장 대표팀에 합류해도 손색이 없다"고 칭찬한 바 있다.

김병지의 대표팀 합류 분위기는 성숙되어 있는 셈이다.

2006년 독일월드컵 주전골키퍼 후보로 다시 거론되는 김병지 ⓒ 뷰스앤뉴스


아드보카트 감독이 밝혔듯 대표팀 23명의 엔트리 중 골키퍼의 자리는 세 자리다. 지난 1월 대표팀의 40일간의 해외전지훈련기간에 합류했던 선수는 이운재와 김영광(전남드래곤즈), 그리고 조준호(제주유나이티드).

이 가운데 김영광은 원정 초기 부상을 당해 평가전에 뛰지 못했고, 조준호는 단 한 경기에 기용되었을뿐이다. 조준호와 김영광 이 두 선수는 대표팀과 함께 훈련했을 뿐 제대로 된 평가의 기회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김병지와 비교할 때 엔트리 합류에 반드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없다.

오직 실력으로 평가해야 하는 대표팀 구성으로 따진다면, 적어도 골키퍼 포지션만큼은 해외전지훈련의 결과가 최종엔트리 결정에 그다지 많은 참고자료가 될것으로 보여지지 않는다.

김병지 올 시즌 K리그 경기당 실점률 0.55로, 0.82 실점의 이운재 제쳐

오히려 K리그에서의 활약상을 보는 것이 아드보카트 감독의 선택을 더 쉽게 만들어 줄 수도 있어 보인다.

이운재는 올 시즌 K리그에서 경기당 실점 0.82를 기록중이다. 이밖에 조준호는 경기당 1.13실점, 김영광은 1.25 실점을 기록중이다. 이에 반해 김병지는 11경기 전경기 출장에 평균 0.55 실점을 기록하며, 이들중 최고의 수비력을 선보이고 있다. 실점율로만 따진다면 김병지-이운재-조준호 순으로 순위가 매겨진다.

특히 이운재는 최근 K리그 2경기서 무려 6점을 실점했다. 그 중 1골은 페널티킥으로 내준 골이나 나머지 5골은 필드플레이에서 나온 골이었고, 그리고 이들 중 2-3골은 이운재의 실책성 플레이에서 나온 골이었다. 2002년의 그 안정감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이야기다.

반면 김병지는 2002년의 아픔을 경험한 탓인지 최근 그의 플레이를 보자면 '안전 제일'그 자체다. 그리고 그의 탁월한 순발력은 여전하고 상황판단 능력은 예전보다 더욱 더 노련해 보인다.

결국 올 시즌 K리그에서 보여준 실력으로만 놓고 따진다면 김병지가 대표팀 주전골키퍼인 이운재를 능가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경험면으로도 이운재는 1994년 미국월드컵에 참가했으나 주전은 아니었고, 김병지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 주전으로 출전한 경험을 지녔다. 월드컵 데뷔는 이운재가 먼저이나 주전경력을 보자면 김병지가 먼저다.

다만 이운재는 한국대표팀이 2002년 월드컵 4강진출이라는 영광의 중심에 당당히 자리한 반면 김병지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참패하며 시련를 겪은데 이어 2002년 월드컵에서는 이운재와 피말리는 박빙의 주전경쟁을 벌이던 중 단 한 번의 실수로 히딩크 감독의 눈밖에 난 이후 월드컵 무대에서 단 1분도 기용되지 못하면서 '벤치의 영광'에 그쳤다는 것이 차이일 뿐이다.

실력과 경험 어느 면을 놓고 보더라도 김병지는 이운재와 우열을 가리기 힘든 위치에 있는 선수라고 보는 것이 맞다.

뒤늦은 대표팀 합류로 인한 팀 전체적 결속력 유지가 관건

김병지의 대표팀 합류에 있어 변수는 오히려 경기력 외적인 곳에 존재한다.

현재 최진철(전북현대)과 더불어 대표팀의 정신적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이운재의 위치를 고려할때 김병지의 대표팀 합류는 대표팀 전체 팀웍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게 분명하다.

김병지는 연배상으로 이운재나 최진철보다 선배다. 그리고 개인적인 카리스마도 대단한 선수다. 따라서 지금까지 대표팀의 맡형 노릇을 해온 이운재에게 김병지는 껄끄러운 존재가 아닐 수 없다.

"김병지의 합류로 대표팀의 결속력이 저하될 것"이라는 일부의 우려가 그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만한 '기우'로 들리지만은 않는 이유다. 이런 사정을 아드보카트 감독이 모를 리 없다.

그러나 김병지와 이운재라는 걸출한 골키퍼를 보유하고도 실력 외적인 이유로 대표팀에 선발하지 못한다면 우리 대표팀으로서는 크나큰 전력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최근 행보를 지켜보자면 골키퍼 포지션의 세 자리는 이미 결정이 끝난것으로 보인다. 김병지의 엔트리 포함도 유력해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확실한 결과는 5월 11일 아드보카트 감독의 발표 이전엔 결코 알 수 없다.

과연 김병지가 월드컵 출전명단에 본인의 이름을 새겨넣었는지, 나아가 독일월드컵 무대에서 이운재를 제치고 주전 골키퍼 자리를 꿰찰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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