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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구글의 한국시장 참패는 '인간적 창의력' 결여 탓"

빈약한 그래픽, 한개의 검색상자도 한국 네티즌 외면 초래

세계 최고의 인터넷 검색엔진으로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구글이 한국시장에서는 맥을 추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인간적 접근'이 결여돼 있기 때문이 분석이 제기됐다. 이에 구글은 한국 포탈과 검색엔진 인수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인간적 교감 중시하는 한국에서 검색만으로는 역부족"

AP통신은 29일(한국시간) ‘구글이 한국 시장 진출에 실패하고 있다’는 분석기사를 통해 “지구상에서 온라인 생활을 장악해온 구글이 인터넷이 가장 활발한 한국에서는 뚜렷한 성과를 내는 데 실패하고 있다”며 “수백만명이 블로그를 갖고 있는 등 인터넷이 가장 활발한 한국은 가장 자연스러운 구글 사용자가 될 것 같지만 구글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한국의 검색엔진 시장은 네이버와 다음 등이 주도하고 있다. 인터넷 검색이용자들이 네이버를 찾는 비율은 웹분석회사인 웹사이드스토리에 따르면 58.4%,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80% 이상이다. 다음 커뮤니케이션의 경우 48%로 네이버를 추격하고 있으며, 야후 한글은 32%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구글은 지난 2월 네티즌의 10.8%만이 이용했고 3월에도 1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통계를 밝힌 AP통신은 "지난 주 1.4분기 60% 이상의 이익 신장 등 깜짝 실적을 발표하는 등 기업실적이 뛰어난 데다 전 세계 네티즌들이 검색할 때 63% 이상이 구글을 이용할 정도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는 구글이 한국시장에서 부진한 것은 구글이 한국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요컨대 한국 네티즌들이 한국어를 주로 사용하는 문화적 성격을 갖는 데다, 구글이 검색결과를 제시할 때 인간 전문가들보다는 소프트웨어에 의존한 기계적인 검색을 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AP통신은 네티즌들이 즐겨찾는 네이버의 지식검색을 예로 들며 "지식검색은 현재 4천1백10만개에 달하는 질문과 답변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며 "한국 네티즌들은 상호 간에 질문하고 답변하는 등 서로 소통하는 문화에 익숙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인기있는 질문내용도 사랑, 다이어트, 컴퓨터 바이러스 제거 등에 몰리고 있으며, 공룡 이름이 어떻게 지어졌는가, 여드름 없애기 등 다양한 사람들의 관심을 다루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구글은 컴퓨터 시스템으로 웹 검색을 하고 가장 자주 연결되는 다른 사이트들을 통해 그 페이지가 얼마나 자주 찾아지는지를 순위를 매김에 따라 인간적인 접근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검색엔진 워치의 편집장인 대니 설리번은 이와 관련, “인간 창의력에 바탕한 네이버의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할 때 구글은 상대할만한 시스템을 갖고 있지 못하다”며 “한국의 검색엔진은 인간과 검색이 서로 공존하며 번성하는 독특한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사무소 개설과 버스 홍보 등 한국시장 공략 본격화

지난 2000년부터 한국어 사이트를 운영해온 구글은 한국어로 데스크톱 검색과 지메일(Gmail) 등을 공급하고 지난해 6월 한국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적극적으로 한국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구글은 최근 판매, 생산, 마케팅 담담 직원을 보강하는 한편, 각 대학과 상가에 ‘구글 경험(Google Experience)’라는 구호가 새겨진 버스를 보내 회사를 소개하고 구글 검색을 할 기회를 제공하는 등 구글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이같은 홍보는 구글이 다른 세계 각국에서는 전혀 하지 않았던 서비스이나, 조사 결과 한국 네티즌들의 이용습관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으로 평가됐다.

한국 네티즌들은 네이버 등 검색엔진이 제공하는 다양한 쇼핑 및 뉴스 정보와 함께 다채로운 그래픽과 동영상등을 즐기는 반면, 구글은 빈약한 그래픽과 한 개의 검색상자만으로 내용만을 소개하는 접근방식이어서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지 못하고 있다는 게 AP의 지적이다.

AP통신은 “구글의 홈페이지는 충분하지 않으며 검색결과도 제한적이다. 구글이 한국 인터넷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수요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 같다”는 한국 네티즌의 언급을 소개하며 구글이 한국시장에서 부진한 이유를 소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 프랑스 검색엔진 개발 등 잇달은 도전

구글은 이처럼 한국시장에서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 등 동종업계의 도전과 함께 유럽 등 다른 문화권의 도전도 받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이노베이션 데이 2006 행사’에서 동영상 정보를 서버에 색인화하고 사용자가 특정 동영상을 검색하면 이를 TV 화면에 보여주는 등 리모콘으로 동영상을 검색해 TV에 관련 동영상을 보여주는 새로운 검색기술과 이미지를 검색해 분류하는 기술을 선보이며 구글에 도전장을 던졌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도 27일 라틴어로 ‘나는 찾는다’는 뜻의 프랑스 토종 검색엔진 ‘쿠아에로’(quaero) 개발사업에 20억유로(3조5400억원 상당)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시라크 대통령은 이날 엘리제 대통령궁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검색엔진은 키워드뿐 아니라 오디오와 이미지, 비디오 파일 등도 한꺼번에 검색할 수 있도록 설계될 예정”이라며 “구글과 야후의 세계정복에 반드시 대항할 필요가 있다. 프랑스는 이제 세계인들에게 박물관이나 많은 나라라는 인상을 심어줘선 안된다”며 미국계 거대 인터넷 사이트와 전면전을 선언했다.

월가에서는 한국의 포탈업체.검색엔진 인수설 나돌아

한편 AP통신에 따르면, 이처럼 각계의 도전이 거세짐에 따라 구글이 검색 사업을 포함한 다른 영역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고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시장을 포함한 해외진출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구글이 지난달 실시한 5백30만주의 유상증자를 통해 20억6천5백만달러의 자금을 조달, 구글의 지난해 말 기준 보유 현금이 1백20억달러(한화 11조4000억원 가량)가 넘을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소형 검색엔진 업체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CNN머니 등은 전망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구글이 검색엔진 인수와 함께 커뮤니티 사이트를 인수하거나, 아시아 시장으로 진출해 중국의 바이두나 한국의 NHN 같은 포털업체를 인수하는 방안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인터넷 리서치 회사인 히트와이즈의 글로벌 리서치의 빌 탠서 이사는 "구글의 핵심 사업은 사람들이 인터넷 상에서 정보를 소비하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기 때문에 보다 사회적이고 사용자 주도의 콘텐트 제공 사업을 강화해야만 한다"며 "구글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 여행사이트 인수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스티펠 니콜로스의 스코트 데빗 연구원은 "해외 시장 진출을 강화해야 한다"며 "구글이 중국의 바이두나 한국의 NHN을 인수할 수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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