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전 국무총리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5.16 쿠데타 발발 47년째인 16일 한 자리에서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이명박 전시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 전 총리는 박 전 대표를 많이 도와달라는 한 인사의 당부에 “이심전심”이라고 화답했고, 이를 듣던 박 전 대표는 활짝 웃어보였다.
박 전 대표는 이 날 오전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재단법인 ‘5.16민족상’ 시상식에서 김 전 총리와 만났다. 5.16민족상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5.16쿠데타 5년만인 지난 1966년 3월 ‘재단법인 5.16민족상’을 설립해 재단 초대 총재에 취임했고 현재 재단 총재는 김 전 총리가 맡고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5.16쿠데타 47년째를 맞는 16일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 호텔에서 열린 '5.16민족상'시상식에 김종필 전 국무총리와 나란히 참석했다. ⓒ연합뉴스
재단측에서는 박 전 대표에게 축사를 부탁했으나 박 전 대표측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이 날 행사장에서 누구보다 뜨거운 환대를 받았다.
행사장에 먼저 도착한 김 전 총리는 뒤늦게 도착한 박 전 대표를 웃으며 맞이했고 박 전 대표도 이에 가벼운 인사말로 화답한 뒤 맨 앞줄에 앉았다.박 전 대표 왼편으로는 5.16 쿠데타 당시 대구지역 공병을 동원한 대령 출신 박기석 전 초대건설부 장관이, 그 옆으로는 길전식 공화당 사무총장 등이 배석했다.
단상 가운데는 제복을 입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커다란 사진이 내걸려있었다. 박 전 대표는 사회자가 ‘순국 선열과 고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추모 묵념’을 제안하자 박 전 대통령 사진을 마주한 채, 다른 참석자들과는 달리 고개를 최대한 90도로 꺾어 묵념을 했다.
시상식 축사에 나선 김 전 총리는 “오늘은 ‘5.16혁명’을 기념하는 마흔 일곱 번째 날”이라며 “그동안 우리 대한민국은 수많은 역경을 이겨내며 5.16을 기반으로 오늘날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고 5.16쿠데타를 찬사했다. 그는 특히 축사 말미에 앞줄에 앉아있던 박 전 대표를 향해 “오늘 특히 귀한분이 참석하고 계신다”며 “연말 좋은 결과와 민족의 내일의 선두를 이끌기 바란다. 박수로 격려바란다”고 대중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김 전 총리는 시상식 직후 단상 위 기념촬영때도 박 전 대표에게 자신의 옆 자리에 앉으라고 권하는 등 각별한 애정을 표시했다.
시상식후 한 재단 관계자가 김 전 총리와 박 전 대표 사이에서 “박 대표님 (김 전 총리가) 많이 도와 주시라”는 말하자, 이에 김 전 총리는 “이심전심”이라고 웃었다. 이에 박 전 대표 역시 환한 미소로 화답했다.
박 전 대표는 이 날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은 안해요”라며 쇄도하는 질문을 뿌리치고 서둘러 행사장을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