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FTA후 美적자 급증" vs 文대통령 "美가스 수입할 수도"
트럼프, 장하성에 "오 와튼 스쿨, 똑똑한 분" 폭소도
청와대 관계자는 3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 양국 전문가간 오고간 논의내용 가운데 우리측 주장 일부를 공개했다. 이는 자유한국당 등 야당과 일부 언론이 '안보'를 얻고 '경제' 분야에서 압박만 당하고 왔다고 비판하는 데 대한 반박 차원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이슈는 통상분야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한미FTA 발효 이후 미국의 대한국적자가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며 자동차와 철강 분야를 예로 들어 한미FTA 재협상을 압박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한미FTA는 양국간에 호혜적인데, 문제가 있다면 실무 협의를 해나가면 된다"고 선을 그어, 회담 초반부터 양측간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미국측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비롯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윌버 로스 상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 대표 등이 번갈아 발언하며 우리측을 압박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측 압박이 계속되자 "한국의 새정부는 원자력과 석탄 화력으로부터 LNG로 에너지 정책 전환을 이미 천명했고, 필요한 LNG를 미국이 공급할 수 있다. 미국이 좋은 조건만 맞추면 가능한 일"이라며 미국산 셰일 가스 대량 수입 가능성을 열어놓으며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한미FTA규정이 불합리한 것인지, 아니면 이 FTA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기 때문인제 제대로 알아봐야 한다"며 양국 실무진으로 공동조사단을 구성하자고 역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에 대해선 "안보비용과 주한민국 주둔비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기간 중 '무임승차론'을 말했는데 한국은 미국만큼은 아니지만 GDP대비 가장 높은 국방비를 쓰는 동맹국 중 하나이며 미국의 최대 무기 수입국이고 주한 미군의 주둔 부지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문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평택 미군기지 부지 제공을 예로 들며 "무려 450만평에 달하는 평택 기지는 가장 첨단적으로 건설되고 있고 이 소용비용 100억달러를 전액 한국이 부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하성 정책실장도 "한국이 세관 통관에서 미국에게 특별히 차별대우를 하지 않는다. 이는 양국간에 존재하는 절차의 차이일 뿐이며,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내 독점과 과정의 폐해를 다루는 기관으로 한국기업과 미국기업을 차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현철 경제보좌관은 로스 상무장관이 전날 만찬때 제기한 철강, 자동차 분야 무역불균형 주장에 대해 "한미FTA 협정 이후 미국 자동차의 한국 수출이 356%나 증가했고 시장 점유율도 19%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순위도 독일차 다음인 2위로 빠르게 독일을 추격 중이다. 이처럼 상호 윈윈하며 발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중국 철강제품이 한국을 통해 우회수출돼 미국 철강업계가 피해를 입고 있다는 미국측 주장에 대해서도 "우회수출 비율은 2%밖에 되지 않고 중국 철강의 최대 피해국은 오히려 한국"이라며 "한국 시장도 25%나 중국 철강에 잠식당하는 상황이고 사드 때문에 중국내 한국 기업이 큰 피해를 보고 있으니 중국의 철강 공급 과잉에 대해 공동 대처하자"고 역제안했다.
팽팽한 설전이 오가던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과 장하성 정책실장 사이 오간 농담으로 분위기가 풀어졌다.
장 실장이 "영어로 이야기하겠다"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오 와튼 스쿨, 똑똑한 분"이라고 말해 장내에 웃음이 터져나왔다. 장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 모교인 펜실버니아대 와튼 스쿨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장 실장은 이에 "제 저서가 중국어로 출판 예정이었는데 사드 때문인지 중단됐다"고 농을 건넸고, 로스 상무장관은 "그러면 미국에서 영어로 출판하라"고 화답했다. 두 사람간 대화를 듣고 있던 트럼프 대통령은 "장 실장의 책이 미국에서 번역돼 출판되면 미국의 무역적자 폭이 더 커질 것"이라고 다시 농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도 상호 호혜성을 상당히 좋아한다.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과 친구가 되어서 참 감사하다. 더 많은 성공을 바란다"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한국은 지금까지 세상에서 둘도 없는 미국의 안보 동맹이었는데 이제 이를 넘어 경제 동맹으로까지 발전시키자"고 화답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회담이 경제 문제에 많은 것이 집중되면서 여러 언론이 안보, 남북관계에 있어서 우리가 실리를 얻은 반면, 경제 문제에선 일방적으로 압박당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발표가 7시간 가까이 지연된 이유가 미국측이 성명 문구의 '자유공정무역'에서 '자유'를 빼달라고 요청한 것 때문이라는 보도에 대해선 "그런 논의, 주장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미 공동성명에 대해선 양국간의 합의가 되어 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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