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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운명의 마지막 날"

<현장> 의원 48인, '한미 FTA협상 비준저지 투쟁' 선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국회의원 48명이 ‘한미 FTA 협상 졸속타결에 반대하는 비상시국회의’를 열고 협상 타결시 비준 저지 투쟁을 선언했다.

이들 의원은 30일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모임을 갖고 “한미 FTA 협상이 졸속 타결된다면 우리 국익에 엄청난 손해를 끼칠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노무현 대통령이 현명한 결단을 내려 협상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어 “한미 FTA 협상이 이대로 타결된다면 국회 상임위원회별 청문회와 국정조사 등을 통해 협상 과정과 내용을 철저히 따지고 비준 저지 운동을 벌이겠다”며 “앞으로 비상 시국회의를 상설화해서 한미 FTA 비준 저지를 위한 서명 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김근태 "협상내용 심각", 천정배 "오늘은 운명의 날"

단식농성중인 김근태 열린우리당 전 의장은 "협상 타결이 기정사실화되면 안 된다"며 “한미 FTA는 국민의 일상과 직결된 문제인데도 정작 국민은 앞으로 닥칠 생계와 일상의 변화가 어떤 것인지 그 누구에게서도, 어디에서도 보고받지 못했다”고 정부의 밀실협상을 비난했다. 그는 “국민이 충실한 판단의 근거를 제공받지 못한 상태에서 협상이 타결되고, 혹시 우리의 우려가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닥칠 때, 사회 전체가 또 얼마나 심각한 갈등과 소모적인 논쟁에 휩싸일지는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언론을 통해 전해지는 내용은 심각하다”며 “협상을 시작할 때와는 달리 타결이 임박한 지금은 다수 국민이 한미 FTA 협상이 이익의 균형이 아니라 미국에 유리하게 조정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고, 사회적 갈등과 국론분열을 덮어두고 무리하게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분명치 않다”며 협상 중단을 촉구했다.

역시 단식농성 중인 천정배 민생정치준비모임 의원은 "오늘은 운명의 마지막 날이다. 이대로 FTA가 졸속 타결된다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 후손에게까지 준 영구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면서 "정부의 밀실협상은 민주주의의 부정이자 군사 독재정권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천 의원은 “각계 각층의 연좌와 단식농성이 이어지고 졸속 추진을 우려하는 국민적 여론이 높은 가운데 정부의 독단과 독선이 끝이 없다”며 “국익에 반하는 한미 FTA 협상을 중단하고 이를 연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회의원 48명이 ‘한미 FTA 협상 졸속타결에 반대하는 비상시국회의’를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개최하고 정부의 협상 중단을 촉구했다. ⓒ 최병성 기자


권영길 "盧 마지막까지 사기극 펼쳐"

권영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는 “노 대통령이 사실상 타결된 마당에 쌀을 끝까지 챙기겠다고 하는 등 사기극이 펼쳐지고 있다”고 노대통령을 맹비난한 뒤, “그동안 가져온 의문이 최근 풀려가고 있다. 미국 의회조사국의 발표 결과 한미 FTA는 중국을 포위하기 위한 고도의 장기적인 전략으로 한국이 장기적인 미국의 경제적 거점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한미 FTA는 미국의 경제적 패권을 강화하고 중국을 포위하기 위한 장기적 전략”이라며 “한미간 협상에서 반드시 짚어봐야 하며, 이같은 국익 악화를 막기 위해 전 국회의원들이 전부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김효석 민주당 원내대표는 “며칠 전에 노 대통령이 농산물도 시장 개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이야기한 데 대해 경악했다"며 "한미 FTA는 철저한 주고받기로 이뤄져야 하는데 모든 것을 다 주고 개방하자는 이야기가 되고 있다”고 노 대통령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주고받기를 할 생각인 모양인데 마지막 타결에서 대통령의 인식이 중요하며, 국익에 도움이 안되면 국민과 함께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우유근 민생정치모임 의원은 “지난 한달여 동안 전문가들과 토론한 결과 가장 우려되는 것은 투자자 국가중재제도로, 미국 투기자본이 장차 한국에 투자해 일시에 많은 자본을 수탈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더 심각한 것은 법적 효력으로 만일 이대로 타결되면 현행 우리 헌법을 중대하게 침해하고, 입법.사법 권한의 많은 부분이 침해될 것으로 도저히 법률상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비상시국회의에서 한미 FTA 협상 체결시 협상 내용에 대한 국정조사 및 상임위별 청문회, 국민저항운동 등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 최병성 기자


“국정조사 및 상임위별 청문회, 국민저항운동 펼쳐야"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은 “노 대통령이 귀국해 그동안 진행된대로 미국과 체결할 경우 최대한 양보를 하는 최악의 FTA 타결사례가 될 것”이라며 “축구로 이야기하면 경기 시작 전 미리 페널티킥 몇골 먹고 하프라인을 한번도 못넘어가본 협상"이라고 질타했다. 심의원은 "낮은 수준으로 타결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과세 철폐만 중심으로 할 때 낮은 수준의 협상이나 대부분 서비스 금융개방과 법과 제도 관행을 미국식으로 바꾸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심 의원은 이에 ▲이대로 타결될 경우 국민대표기관인 국회가 나서 각 상임위별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실시해 결과를 검증하는 한편, ▲국민들과 함께 졸속 체결 반대운동을 전개하는 동시에 국회는 각 정당과 정파가 대동단결해 비준 반대 국회의원 서명을 전개해 나가자고 제시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도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국회의 책임이 크다고 보며 현재 국회 상임위에 통상절차법이 제출돼 있다는 점에서 국회에서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며 “9월 국회로 가면 정치 일정 때문에 통과되지 못할 가능성이 많다는 점에서 통상절차법을 통과시켜 국회법에 따라 검증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유선호 의원은 “노 대통령의 배신으로 결론지어질 경우 비상대책기구를 중심으로 해서 효과적인 국회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국정조사를 위한 국회차원의 활동이 부족할 것이라는 점에서 서명한 48명의 의원들이 한미 FTA 저지를 위한 한시적인 국회교섭단체를 결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태홍 민생정치모임 의원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미국 방송을 통해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사람들에 대해 미국의 쇠고기 수출이 전면 추진되도록 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며 "지금 미국은 캐나다를 포함해 전면적으로 광우병이 번지고 있다. 무서운 광우병이 퍼지고 있는 미국의 쇠고기 수입을 반드시 막아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이날 비상시국회의에 참가한 48명의 국회의원 명단.

강기갑, 강창일, 권영길, 김근태, 김낙성, 권오을, 김재윤, 김춘진, 김태홍, 김효석, 김희선, 노회찬, 단병호, 류근찬, 문학진, 손봉숙, 신기남, 신중식, 심상정, 양승조, 우원식, 우윤근, 유선호, 유승희, 이기우, 이계안, 이낙연, 이미경, 이상민, 이인영, 이종걸, 이영순, 임종인, 장향숙, 정봉주, 정성호, 정청래, 제종길, 조배숙, 천영세, 천정배, 최규성, 최재천, 한광원, 현애자, 홍문표, 홍미영(48명)
김홍국.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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