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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총재는 盧의 ‘신화적 선배’ 이성태 부총재?

한은 60년 전통 깨지나, 한은 직원들은 환영

오는 3월말 임기가 끝나는 박승 한국은행 총재의 후임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2년 선배인 이성태 한은 부총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부총재는 곧바로 총재가 될 수 없다"던 한은의 60년 전통이 깨질 지 주목된다.

이성태, 고교시절 노대통령의 우상

12일 한은과 청와대에 따르면, 차기 한은총재직을 놓고 수많은 유력이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으며 일부 인사는 한은총재가 되기 위해 맹렬한 로비를 펴고 있다. 현재 자천타천으로 한은 총재 물망에 오르는 인사는 어윤대 고려대 총장을 비롯해 박철 전 한은총재, 심훈 부산은행장, 김태동 금통위원,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정운찬 서울대 총장, 그리고 이성태 한은 부총재이다.

국회 답변을 협의중인 박승 한은총재와 이성태 부총재(왼쪽). ⓒ연합뉴스


이 가운데 최근 유력 후보로 급부상하는 인물이 다름 아닌 노 대통령 2년 선배인 이성태 부총재로 알려지고 있다. 이 부총재는 부산상고를 수석졸업한 뒤 서울대 상대에 수석입학한 수재로, 당시 부산상고 1학년이던 노 대통령에게 강력한 인상을 심어준 선배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부산상고는 이 부총재의 수석 입학 사실을 적시한 플래카드를 2년간 학교에 게시해둘 정도로 부산상고생들에게 그의 존재는 신화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이 부총재는 참여정부 출범후 부총재보에서 부총재로 승진할 때에도 치열한 내부경쟁에도 불구하고 가뿐히 승진할 수 있었고, 이번에도 가장 유력한 총재 후보로 거명되고 있다는 것이다.

재경부 긴장, 한은은 환영 분위기

청와대 일각에서는 한은 60년사상 부총재에서 총재로 발탁한 전례가 없는 점 때문에 ‘코드 인사’ 논란이 재연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으나, 노 대통령이 “전례란 깨기 위한 게 아니냐”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부총재의 총재 발탁을 기정사실화하는 시각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막판 한 때 한이헌 전 경제수석이 한은 총재를 강력희망한다는 얘기가 나돌면서 판세가 뒤바뀌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으나, 그럴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부총재의 총재 유력설에 대해 바짝 긴장하는 곳은 재정경제부. 이는 1996년 한은 산하에서 은행감독원을 떼어내 금융감독원을 만드는 과정에 이 부총재가 한은 노조와 연계해 맹렬한 한은 독립운동을 펼쳤던 전력 때문이다. 또한 이 부총재의 품성이 강직하고 원론을 중시하는 까닭에 향후 정책협조과정의 어려움을 예상하는 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반면에 한은 직원들은 이 부총재의 총재 내정설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은 내부에서는 '독일병정' '맏형'이라는 닉네임을 가질 정도로 원칙과 신망이 두터웠던 박철 전 부총재의 총재 기용을 기대하는 기류도 적잖으나, 이 부총재의 총재 기용을 환영하는 목소리도 적지않다. 특히 이 부총재가 2000년 코스닥거품때 IT거품의 허상을 누구보다 먼저 날카롭게 지적하는 등 탄탄한 경제분석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부총재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이 부총재 기용 여부는 아프리카 순방중인 노무현 대통령 귀국후 최종확정될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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