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차기정권 개헌 약속시 개헌 발의 철회' 제안에 대해 즉각 거부입장을 밝혔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8일 오후 유기준 대변인을 통해 "노 대통령은 개헌에 관한 주장을 다른 당과 대통령후보에까지 강요하는데 이는 독선이요 자가당착"이라며 "대통령은 개헌안을 조건 없이 철회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대표는 대신 "18대 국회에서 개헌특위를 구성하여 국회가 4년 연임제를 위시하여 개헌이 필요한 문제들에 대한 논의를 주도하며 다음 대통령임기 중 개헌을 완료토록 노력하며, 한나라당과 대통령후보가 이같은 사항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유 대변인은 별도 논평을 통해 "대통령 연임 여부와 임기를 변경하기 위한 개헌은 충분한 국민적 공감대의 바탕 위에서 추진되어야 한다"며 "노대통령이 제안한 개헌안은 국민적인 공감대가 전혀 없이 불리한 대선판도를 흔들기 위한 정략적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성사 가능성이 1%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막무가내로 개헌안을 발의하는 것 자체가 정략"이라며 "한나라당은 민생경제의 회복을 염원하는 국민 대다수의 여론을 받들어 노무현 정권 임기 내에는 개헌논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듭 거부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여권마저도 4분5열되어 난립되어 있는 마당에 제 정당이 합의하라고 하는 것은 전혀 현실성이 없는 것이며, 정치적 혼란만 가중시키는 것"이라며 "또한 대선 주자들을 끌어들이는 것은 한나라당의 유력 주자들을 흠집내기 위한 술책에 불과하며 일고의 가치도 없는 제안"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