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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조선업계, 달러 투매 멈춰라"

조선업계 2년전 정부에게 배신 당한 경험으로 과매도

원화 환율이 달러당 9백50원 선마저 깨질 정도로 초강세를 보이는 데에는 외국계 주식자금의 대거 유입 외에도 조선업계를 필두로 한 일부 대기업의 과도한 달러 매도가 큰 작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조선업계 등의 달러 매각은 2년전 정부 말을 믿고 달러화를 보유하고 있다가 커다란 환차손을 입었던 쓰라린 경험에 대한 반작용이나, 과도한 달러 투매로 대다수 수출 중소기업이 생사의 기로로 몰리고 있다는 점에서 자제가 요구된다.

"조선업계, 중소기업 생각해서라도 달러투매 멈춰라"

한국은행 고위관계자는 8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7일 장중 한때 달러당 8백50선만저 무너진 작금의 원화 초강세의 핵심원인 중 하나로 "조선업계 등 일부 수출 대기업의 과도한 달러 매도"를 꼽았다.

그에 따르면, 최근의 원화 강세는 한국 등 아시아경제의 성장전망치를 상향조정한 ADB(아시아개발은행) 보고서 등에 고무된 외국계 주식자금의 대거유입과 후진타오 중국총리의 방미에 따른 위안화 절상 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초래되고 있다.

한은이 조선업계에 대해 달러 투매를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연합뉴스


그러나 이같은 국제적 요인외에 달러화를 대거 보유하고 있는 국내 수출대기업, 그 중에서도 특히 조선업계의 투매가 원화 강세의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선업계가 이처럼 달러화 투매에 나선 배경은 2년전 이들이 "절대로 원화 강세는 없다"는 재경부의 말만 믿고 1백억 규모의 달러의 달러화를 갖고 있다가 나중에 원화가 강세로 전환되면서 막대한 환차손을 입은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다. 그 반작용으로 요즘 들어 이들은 자라 보고 놀란 사람,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는 식으로 과도한 달러 매도에 나서 원화 강세를 한층 부채질하고 있다는 게 한은 분석이다.

조선업계가 이처럼 달러 투매에 나서면서 원화가 초강세를 띄자 최근 들어서는 전자업계 등도 가세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이렇게 투매에 나서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수출 중소기업에게 돌아간다"며 "보다 차분한 자세로 국내외 경제상황을 검토하며 과도한 달러 매도를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원화 관련 파생금융상품의 절반 가량을 국내 금융기관 등이 거래하고 있다고 밝히며, 이들에 대해서도 투기적 거래의 자제를 당부했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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