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국정원장 "北세력, 법원-검찰-언론에 침투"

"간첩증거 조작, 애국심이 너무 강해 그렇게 할 수 있어"

2014-04-02 14:2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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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권 초대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김성호 전 원장(64)이 2일 북한세력이 국회를 비롯해 법원, 검찰, 언론에 침투해 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국정원의 간첩증거 조작을 애국심의 발로라고 감싸는 등 망언을 늘어놓아 파문이 일고 있다.

검사 출신인 김 전 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초·재선의원 모임인 혁신연대모임 특강에서 "북한은 남남갈등을 일으켜 통일을 하겠다는 전략"이라면서 "그래서 국회에도 진출을 좀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을 거론했다.

그는 더 나아가 "거기뿐만 아니라 법원도 있고, 여러분도 다 느낌이 있을 것이다"라면서 "검찰에도 없다고 말하기 어렵고, 언론기관에도 침투했다. (이것이) '공산주의 진지론'이라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정원의 간첩 증거조작에 대해서도 "믿고 싶지 않은데 어쨌든 애국심이 너무 강해서 그렇게 할 수 있다. 처벌받으면 되니까"라면서 "원래 정보원의 신세가 그렇다"고 국정원을 감쌌다.

그는 유우성씨에 대해서도 "지금 나온 증거에 의하면 간첩이 맞는 것 같다. 간첩이 맞다고 보는데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으니 안타까운 노릇"이라고 간첩으로 몰아간 뒤, "간첩이 정보원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유씨 변호를 맡고 있는 민변에 대해서까지 "내부에 안보 위해세력이 크든 작든 존재한다"며 "그리고 안보 위해세력 앞에는 민변이 마치 하수인이나 전위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색깔공세를 폈다.

그는 간첩증거 조작 사실을 밝혀낸 검찰에 대해서도 "국익 관련 수사는 신중해야 한다. 검찰이 변했다. 신념 같은 것은 안보이고 터미네이터를 보는 것 같다. 목표를 향해 그냥 돌진만 하고, 통제 불능 상태와 비슷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야당에 대해서도 "지난번 국정원 개혁문제로 시끌시끌했는데 제가 받은 인상은 북한 당국자들이 국회에 앉아 있다. 북한 김정은의 책상 앞에 (국정원 개혁안을) 갖다 놓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경남 남해 출신인 그는 검사 출신으로 대구지검장을 거쳐 참여정부 말기에 법무부장관을 거쳐, MB정권 초대 국정원장을 지낸 인사다.

그는 이렇게 전방위적 색깔론을 펴면서도 과연 자신이 국정원장을 맡고 있을 때 왜 이런 사태를 구경만 했는지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보도를 접한 박범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반성합니다. 이명박 정부 초대 국정원장 김성호씨, 법원 검찰 국회 언론에 북한추종세력 있다. 애국심으로 조작할 수도 ? 이 분이 참여정부에서 법무장관을 했다는 것을 반성합니다"라고 개탄했다.

김성호 전 국가정보원장이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연대포럼에서 전방위적 색깔공세를 펴는 등 문제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심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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