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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대한항공, 현대-삼성 연파 '고공비행'

디펜딩챔프 현대캐피탈전 승리 이어 7년만에 삼성화재 잡아내

'엑설런스 인 스파이크'

'속공의 달인' 문용관 감독이 이끄는 대한항공이 올시즌 프로배구 V리그 무대에서 메가톤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대한항공은 3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벌어진 `힐스테이트 2006-2007 V-리그' 삼성화재와 경기에서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벌인 끝에 3-2(25-27 21-25 26-24 25-23 15-13)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대한항공으로서는 지난 2000년 1월9일 슈퍼리그에서 삼성화재에 승리한 이후 7년간 단 1승도 거두지 못한채 26연패를 당해온 치욕의 역사에 종지부를 짝는 감격적인 순간이기도 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지난 달 31일 지난 시즌 V리그 디펜딩챔피언 현대캐피탈을 셧아웃시킨데 이어 삼성화재마저 잡아냄으로써 올시즌 프로배구 판도를 좌우할 최고의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이 날 경기는 경기전부터 양 팀의 브라질 출신 용병 레안드로(삼성화재)와 보비(대한항공)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레안드로는 현대캐피탈과의 V리그 데뷔전에서 한경기최다득점(49점) 신기록을 비롯한 무려 9개의 개인기록부문 신기록을 세우며 일찌감치 '과물용병'으로 불리워왔고, 보비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국내 선수들과의 호흡이 살아나며 노련한 경기운영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아 두 용병의 맞대결 결과가 승패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경기 초반 대한항공은 삼성화재의 '갈색폭격기' 신진식과 레안드로의 쌍포의 위력에 기세가 꺾이며 1세트와 2세트를 내리 내줘 세트스코어 0-2로 몰린데 이어 3세트에 들어서도 삼성화재에 14-19로 뒤지며 완패의 기색이 완연했다.

그러나 이때부터 대한항공은 삼성화재에 단 1점도 허용하지 않고 내리 5점을 따내는데 성공, 19-19 동점을 만들더니 24-24로 팽팽히 맞선 듀스상황에서 보비의 강타와 신영수의 서브득점이 연속해서 성공하며 패배의 벼랑끝에서 가까스로 탈출했다.

그리고 세트스코어 1-2 상황에서 맞은 4세트에서 대한항공은 또다시 신영수의 활약에 힘입어 25-23 승리를 거두며 세트스코어를 2-2 동점으로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리고 마지막 5세트에서도 두 팀은 일진일퇴의 시소게임을 펼친 끝에 13-13 동점에서 이날의 히어로 신영수가 스파이크와 블로킹으로 2득점을 뽑아내며 기나긴 대역전극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두 시즌동안 대한항공은 2년 연속으로 프로배구단 4팀중 '꼴찌'인 4위를 기록했으나 젊고 패기있는 국내 선수들과 특급용병 보비를 앞세워 올 시즌 스스로의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고등학교(인하사대부고)부터 대학교(인하대), 그리고 프로팀으로 이어지는 선수육성시스템이 잘 운영되는 팀으로서 빠르고 정교한 조직력이 최대 강점인 대한항공은 뒤늦게 합류한 용병 보비와의 호흡이 갈수록 짜임새있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더욱 더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도 경기전 대한항공을 가장 경계해야할 팀으로 꼽으며 "높이도 좋고 선수들이 젊어 한 번불이 붙으면 걷잡을 수 없을것"이라며 대한항공 선수들의 패기와 높이에 높은 점수를 준 바 있다.

당초 1강(현대캐피탈)3중(삼성화재, LIG, 대한항공)의 양상이 될것으로 예측되던 올시즌 프로배구는 대한항공의 약진으로인해 한치 앞도 그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혼전양상으로 전개되며 배구팬들을 즐겁게 해 줄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추세라면 프로농구 독주현상을 보여오던 국내 겨울 프로스포츠의 흥행양상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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