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홍세화 위원, “<한겨레> 초심 어디에 남아있나”

“노동-시민운동 기사 위축, 재테크-기업 기사 양산“

<한겨레신문>의 홍세화 시민편집인이 11일 “<한겨레>의 초심은 오늘 지면 어디에 남아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 뒤 창간정신과 달라진 <한겨레>의 요즘 지면을 신랄히 비판했다.

홍 편집인은 이날 <한겨레의 초심은 어디에^>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요즘의 <한겨레>과 관련, “한겨레의 사회부문 기사는 사회면뿐인 데 반해, 경제기사는 경제면뿐만 아니라 자동차, 재테크, 부동산, 소비생활, 글로벌기업, 증권에다 ‘기업시민’이라는 알쏭달쏭한 면까지 있다”며 “이를테면 사회부문은 ‘노동’이 한 면도 없을 만큼 위축되어 있는 반면, 경제기사는 새끼를 쳐 특화된 면이 한둘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언제부턴가, 한겨레는 노동운동을 비롯한 시민사회운동 관련 기사를 사진으로 대신하는 데 익숙해졌다”며 “자동차, 재테크 면을 채우다보니 더욱 부족해진 지면 상황에서 시민사회 활력소들을 소개할 지면도 인원도 부족해 관련 사안을 분석하고 전망하는 기사를 쓰기 어렵다면 차라리 사진도 싣지 않는 편이 낫다”고 질타했다.

그는 “오늘 한겨레가 사회변화 동력들에게 보내는 눈길은 자동차와 부동산에 보내는 시선보다 소홀하다”고 재차 지적하며 “한겨레의 초심을 찾기 어려운 것은 한겨레 독자들 역시 과거와 달리 시민이 아닌 소비자로 남았기 때문인가”라는 반문으로 글을 끝맺었다.

홍 편집인의 쓴 소리는 <한겨레>가 옴부즈 기능 강화 차원에서 새로 도입한 시민편집인 입장에서 한 지적이기도 하나, 동시에 많은 독자들이 느껴온 변화이자 불만사항이기도 하다. 실제로 <한겨레>는 경영난이 지속되면서 수십억원 을 차입한 모 재벌그룹으로부터 최근 빚 상환 독촉을 받는 등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고, 그 여파로 광고 유치와 무관치 않은 기사의 비중이 높아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아왔다.

초심으로 돌아갈 것을 촉구한 홍세화 편집인의 글 ⓒ <뷰스앤뉴스>


<한겨레>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지적과 관련, “한겨레의 고민과 모순을 그대로 지적한 쓴 소리”라며 “그러나 문제점을 알면서도 경영난 때문에 초심으로 돌아가기 쉽지 않은 게 솔직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박태견 기자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