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쇼크, '해외 덤핑수주' 파문 전방위 확산
'건설 빅7' 주식 동반급락, '건설-해양-조선 3대 위기' 급부상
장기 부동산불황으로 대다수 건설업체들이 벼랑끝 위기에 몰렸을 때도 증권가 등에 '정석'처럼 나돌아온 말이다. 대다수 중견이하 건설사들이 국내 주택시장에 올인하다가 위기에 직면한 반면, 그룹에 소속된 '빅7'는 해외건설시장으로 다변화해 큰 충격을 받지 않고 잘 견디고 있다는 것. '빅7'들도 이렇게 말해왔다.
하지만 도급순위 4위인 GS건설이 이 '환상'을 여지없이 깼다.
GS건설은 10일 오후 증시 폐장후 기습적으로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실적은 충격적이었다. 대다수 증권사는 500억대 흑자를 예상했으나, GS건설이 발표한 적자는 무려 5천354억원에 달했다. 창사이래 최악의 분기 실적이다. 회사측은 연간으로도 7천988억원의 영업손실을 예상했다.
원인은 GS건설이 공사를 맡아온 아랍에미리트 루와이스 프로젝트 등 해외사업장에서의 대규모 손실. GS건설은 아랍에미리트에서 4천50억원, 사우디아라비아 IPC EVA 프로젝트에서 810억원, 캐나다 블랙골드 프로젝트에서 130억원, 쿠웨이트 아주르 송수시설과 밥레인 밥코 폐수처리시설에서 각각 150억원씩, 총 5천290억원의 공사손실이 났다.
해외시장에서 예외없이 '덤핑 수주'를 한 사실을 숨겨오다가 이번에 그 실상이 드러난 것이다.
그동안 해외공사 수주를 황금알 사업으로 평가해온 증시는 당연히 패닉 상태에 빠졌다. 11일 개장과 동시에 GS건설은 당연히 하한가로 폭락했다. 52주 최저가다. 시장을 속여온 데 대한 당연한 응징이었다.
불똥은 다른 대형건설사들로도 번졌다. 대림산업(-9.30%), 삼성엔지니어링(-10.71%), 대우건설(-5.05%) 등 해외건설 비중이 큰 대형건설주들도 동반급락했다. 이들은 GS건설과 함께 아랍에미리트 루와이스 프로젝트에 참여해 각각 수조단위의 공사를 따낸 까닭에 동반 부실 우려가 제기됐다.
이밖에 삼성물산(-3.19%) 등 다른 건설대형주들도 급락해 이날 하룻새에만 1조2천억원의 건설사 시가총액이 공중으로 사라졌다.
시장에서는 최근 STX그룹 위기로 덤핑수주를 견뎌온 조선업과 해운업의 벼랑끝 위기가 확인된 데 이어, GS건설로 인해 대형건설사들의 허상까지 깨지면서 '조선·해운·건설 3대 위기'가 한국경제를 본격 강타하기 시작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MB정부때 과감한 구조조정 대신 꼭꼭 숨겨온 부실이 새 정부 출범후 본격적으로 수면위로 부상하기 시작한 양상이어서, 박근혜 정부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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