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외환은행 헐값 매각을 주도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변양호(52) 보고펀드 대표에 대해 법원이 또다시 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재영장을 청구하지 않기로 해 사실상 수사는 종결된 양상이다.

서울중앙지법 이상주 영장전담부장판사는 29일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 인멸 우려가 없는 등 구속 사유가 없다”며 “다른 건으로 구속돼 5개월여 동안 이 사건의 범죄사실에 대한 수사를 받은 바 있어 또다시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기각 사유를 들었다.

이에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매우 안타깝고 할 말이 없다”면서도 “검찰도 지쳤다”고 말해, 변 대표에 더이상 영장을 청구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사실상의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인수 의혹 수사 종결인 셈이다.

검찰은 이날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변씨는 하종선(51) 현대해상화재보험 대표에게서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입을 도와주는 대가로 자신의 동생이 대표로 있는 회사 투자금 명목으로 2천만원을 받는 등 2천4백만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변 대표는 “동생에게 투자한 1천만원은 내 돈이며 나머지 1천4백만원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또 검찰이 외환은행 헐값 매각의 몸통으로 상층부 각료들을 빼고 자신을 지목한 것과 관련, 변 대표는 “외환은행 매각은 재경부 국장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매각 진행 당시 청와대에 수시로 보고했다”며 “우리나라 행정 시스템을 뭐로 보나”고 반박했다.

이로써 9개월째 진행된 검찰의 론스타로의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수사는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 하종선 대표 등만 구속한 채 태산명동 서일필 격으로 초라한 마무리를 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