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갑 민주당 대표와 정균환 부대표간의 정계개편을 둘러싼 주도권 다툼이 정면충돌로 치닫고 있다.

한 대표가 최근 엄대우 전 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을 전북도당위원장 직무 대행에 임명하면서 불거진 기싸움이 정 부대표의 제명 사태로 비화됐고 급기야 22일에는 양측이 모두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정 부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지금의 문제는 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정계개편을 둘러싼 민주당의 진로 문제"라며 "민주당과 고건은 보완관계이지만 한 대표는 고건을 적대시하며 신당을 추구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어 "한 대표가 의견이 다르다고 당 부대표인 본인을 제명한 행동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이는 이성을 상실하고 민주적 토론 자체를 봉쇄한 폭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논의는 많고 실행은 더딘 정계개편의 물꼬를 터야 한다"며 "민주당이 움직여야 민주당의 혼을 바탕으로 중도세력을 대통합시킬 정권을 창출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엄대우 전북도당 직무대행은 기자회견에서 "제명조치를 한 적이 없고 아직 소명과 반성의 기회는 남아 있지만 끝내 승복하지 않을 경우 제명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다가오는 정계개편에서 개인적 이해득실을 떠나 힘을 하나로 보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부대표는 향후 진로와 관련, "한 대표가 제명을 하면 바로 제명되겠지만 중도세력 대 통합을 위한 노력은 계속할 것"이라며 한화갑 대표 중심의 독자 노선에는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편 고건 전 총리측은 "내부 절차적 문제는 당 내부적으로 풀어야 겠지만 큰 틀에서 한 대표와 정 부대표 모두 고건 전 총리와 교감을 나누고 있다"며 "공중전을 할 것이 아니라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면 문제는 쉽게 풀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