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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복 "과거에 학원탄압 하지 않았다"

여당 의원들 "나도 당시 사찰대상, 다시는 정치개입 말기를"

김만복(60) 국정원장 내정자는 과거 자신의 학원사찰 경력시비와 관련, "(내 업무는) 수사와 정보로 구분한다면 정보 업무를 했고 항간에 얘기되는 학원탄압은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김 내정자는 20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원장 인사청문회 답변에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당시 중앙정보부(국정원의 전신)에 입사해 최초 발령 받은 곳이 학원파트였고 주어진 임무에 충실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국정원은 과거 음지에서 일하던 시절에 업보가 있고 필연적으로 몸담았던 사람들이 가진 멍에, 굴레가 있다"며 "다만 학원사찰로 당시 당사자나 가족에게 그늘이 남아있다면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1970년대 서울대 재학시절 학생운동 경험을 가진 원혜영 열린우리당 의원은 "70년대 중반 학원사찰에 동원됐던 분으로 저는 바로 사찰 대상이었다"며 과거의 악연에 대한 소회를 밝힌 뒤 "이렇게 30년 만에 만나니 반갑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정보기관이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독재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했던 기억은 국민 모두가 알고 있다"며 "국가정보원의 핵심 요원으로 역사를 같이 한 사람으로 (앞으로) 정권안보가 아니라 국가안보의 초석을 튼튼히 만드는 시대적 사명에만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같은 당 박명광 의원도 "저도 25년간 대학에 근무하며 좋지 않은 기억이 있다. 1970년대 강의실에 들어갔더니 나이 먹은 학생이 있어 정보원이다 여기고는 질문을 했더니 도망가고 나중에 '아는 분이 왜 그러느냐'고 전화를 하기에 화를 낸 적 있다"며 "새 시대가 왔으니 고백하고 참회 해야 하지만 앞으로 다시는 이같은 누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며 정치에는 개입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선병렬 의원도 "후보자의 의지로서 그랬다기보다는 당시 국가에 대한 충성심과 권력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고 본다"며 "다만 현 시점서 과거에 대한 일정한 고백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1974년 중앙정보부에 공채로 입사해 학생운동의 동향을 체크하는 부서인 학원과에 배치돼 80년대 초반까지 모교인 서울대 출입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정보부는 1974년 당시 "서울대의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이라는 불법단체가 불순세력의 조종을 받고 있었다는 확증을 포착하였다"며 이른바 '인혁당 및 민청학련 사건'을 발표하고 인혁당계 23명 중 8명이 사형, 민청학련 주모자급은 무기징역을, 나머지 피고인들은 최고 징역 20년에서 집행유예까지를 각각 선고 받았다.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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