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부시 시대의 종언' 초읽기

[11.7 미 중간선거] 美 민주당, 하원-상원-주지사 전승 유력

오는 7일(현지시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은 물론 상원과 주지사 선거 모두에서 공화당에 압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미국언론들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부시 시대의 종언'이 눈앞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각종 여론조사, 민주당 압승 확실시

하원 4백35석 전체, 상원 33석 및 35개 주의 주지사가 선출되는 이번 중간선거에 대한 공식여론조사는 선거법에 따라 2일(현지시간) 오후 6시 이후 전면 중단됐다.

2일까지 공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은 선거막판 부동층까지 합류하면서 지지율이 계속 높아져 공화당과의 지지율 격차를 19%포인트까지 벌였다. 이는 역대 사상최대의 지지율 격차다.

<뉴욕타임스>와 <CBS 방송>이 10월 27일~3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52%를 기록해 33%를 얻는 데 그친 공화당과의 격차를 19%포인트로 벌였다. 이는 지난 9월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민주당은 2%포인트 높아진 반면, 공화당은 2%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뉴욕타임스>는 3일(현지시간) 이와 관련, "1백 개의 상원의원 지역구에서 현재 팽팽한 대접전이 펼쳐지고 있다"며 "민주당은 당선 안정권 40개 지역구, 우세지역 8개 지역구로 모두 48곳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공화당은 당선안정권 47개 지역구, 우세지역 1개 지역구로 48곳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다"고 집계했다. 신문은 특히 "전날까지 테네시주, 미주리주, 버지니아주 등 3곳을 접전지역으로 분류했으나 공화당 우세지역이던 뉴저지를 접전지역으로 추가하며 4곳에서 초박빙의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기관 <조그비>가 지난달 24~30일 각 주의 유권자 6백여 명씩을 대상으로 조사해 3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화당이 현역의원인 주 중 격전지로 분류되는 7곳 가운데 6곳에서 민주당 후보가 우세로 나타나 민주당이 이들 6곳에서 실제로 승리할 경우 민주당은 상원에서도 다수당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민주당이 우위인 격전지 6곳은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미주리, 몬태나, 버지니아, 로드아일랜드 주로, 격차가 벌어진 로드아일랜드와 펜실베이니아를 제외한 나머지 주에서 모두 박빙의 초접전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미 중간 선거가 4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이 하원은 물론 상원과 주지사에서도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MSNBC.com


테네시, 공화당의 인종주의 방송 뒤 역풍 불어 민주당 압승 분위기

민주당의 상원 장악 여부를 결정할 4대 격전지별 상황을 살펴보면, 민주당의 헤럴드 포드 후보 대 공화당의 현직 상원의원인 밥 코커 후보가 맞붙은 테네시주의 경우 신선한 이미지의 포드 후보가 지난 29일 발표된 <CNN방송> 여론조사에서 52%로 44%를 얻은 코커 후보에 8% 포인트를 앞서고 있다.

지난달 중순까지 1%-3%포인트의 팽팽한 접전이 펼쳐졌으나, 코커 후보가 인종차별 성격의 방송광고를 한 뒤 역풍이 불면서 민주당 포드 후보의 지지도가 올라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코커 상원의원은 포드 후보의 추격세가 거세지자, 남북전쟁 이후 남부지역 최초의 흑인 상원의원을 노리는 헤럴드 포드 민주당 후보를 겨냥한 인종주의 자극적인 텔레비전 광고를 최근 내놓았다.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파티장에서 포드 후보와 만났었다는 한 금발 여성이 윙크하면서 “헤럴드, 전화해줘요”라고 속삭이는 내용. 흑백간 교제를 금기시하는 보수적인 남부 지역감정을 자극하고 있다는 점에서 코커 후보는 의도대로 일부 보수 백인들의 지지세를 결집시켰으나, 그러나 부동층 여론은 그에게 싸늘하게 등을 돌렸다.

미주리, 팽팽한 대접전 속 민주당 앞서기 시작

민주당의 클레어 맥카스킬 후보 대 공화당의 현직 상원의원인 짐 탤런트 후보가 맞붙은 미주리 주는 두 후보의 지지도가 최근 두 차례의 여론조사결과가 모두 같을 정도로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대접전이 전개 중이다. 지난달 26일 발표된 <리서치2000>의 조사에서 두 후보는 각각 47%를 기록했고, 29일 발표된 <CNN방송>의 조사에서도 두 후보는 각각 49%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1일자 갤럽 여론조사에서 맥카스킬 민주당 후보가 48%로 45%를 얻은 탤런트 공화당 후보를 3% 포인트 앞서나가 이 지역 또한 민주당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버지니아, 공화당의 선정성 공세로 역풍, 민주당 약진

버지니아 주에서는 공화당의 현직 상원의원인 조지 앨런 후보와 민주당의 제임스 웹 후보가 역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으나, 공화당 후보의 '선정성 공세'로 역풍이 불어 민주당이 약진하는 분위기다.

공화당 조지 앨런 상원의원은 지난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소설가인 제임스 웹 민주당 후보의 소설에서 음란한 구절을 발췌하면서 “여성의 품위는 물론 남성과 어린이의 인격까지 훼손했다”고 비난했다. 이에 맞서 웹 후보는 <워싱턴포스트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야기의 주변 상황을 기술하는 것은 작가의 의무이며, 외설적인 것을 보고 싶다면 딕 체니 부통령의 부인 린 체니의 소설을 읽어보라”고 공화당에 역공을 보냈다. 여자 동성애를 다룬 린 체니의 1981년작 <자매들(Sisters)>을 반격의 무기로 동원했고, 그 결과 초반에 약세이던 전세 역전에 성공했다.

지난 21일 <메이슨-딕슨>조사에서 4%포인트를 뒤졌던 웹 후보는 지난 23일 <LA타임스> 조사에서 47%대 44%로 3%포인트 차이로 역전에 성공한 뒤 지난 29일 <CNN방송> 조사에서 다시 50%대 46%로 격차 4%포인트로 벌였다.

뉴저지, 민주당 후보가 격차 크게 벌이고 있어

민주당의 로버트 메넨데스 후보와 톰 킨 주니어 후보가 맞붙은 뉴저지주 역시 민주당이 지지율 격차를 벌이고 있다.

지난달 10일 조사에서 메넨데스 후보가 킨 주니어 후보를 49%대 45%로 4%포인트 앞선 뒤 25일 6%포인트(48%-42%, 리서치2000), 29일 5%포인트(49%-44%, 퀴니피액), 같은 29일 7%포인트(51%-44%, CNN방송) 등 민주당 후보의 우세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로 갈 경우 민주당이 51~52석 장악하며 상원도 장악

기타 '공화당 아성'도 하나씩 허물어지고 있다.

2000년과 2004년 대통령선거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몰표를 주었던 오하이오 주에서는 그동안 2~5%를 앞섰던 민주당의 브라운 후보가 지난 15일 <퀴니팩> 조사에서는 53%로 공화당 현역의원인 세로드 후보를 무려 12%포인트를 앞섰다. 29일 <CNN방송>조사에서 54% 대 33%로 11%포인트의 격차를 보여 민주당 승리가 확실시되고 있다.

공화당 아성이던 몬태나주에서도 민주당의 존 테스터 후보가 공화당의 콘래드 번스 후보를 46% 대 43%로 3%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다. 지난달 15일 조사에서는 46%대 35%로 한때 11%포인트 격차까지 벌어졌으나, 공화당의 핵심 당직자들이 총출동하고 보수단체들이 총집결하면서 격차는 줄어들고 있어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할 전망이다.

현재까지 분석결과 4대 격전지에서 민주당이 3곳 우세-1곳 박빙으로 나타나 이대로 투표결과가 나올 경우 민주당이 51~52석, 공화당이 48~49석을 차지하면서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주지사 선거도 민주당 압승 확실시

<로이터통신>은 "민주당이 상하원 양원뿐만 아니라 주지사 선거에서도 승리를 거둘 가능성 역시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민주당은 22개 주의 주지사를 배출한 반면 공화당 출신 주지사는 28명이다. 민주당은 따라서 4개 지역에서 승리하면 주지사 수에서도 공화당을 누르고 다수당이 될 수 있으며, 이미 4곳 이상의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 태세를 굳힌 것으로 분석돼 주지사에서도 압승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민주당은 공화당 주지사가 있는 오하이오와 뉴욕, 매사추세츠, 콜로라도 및 아칸소주에서 공화당을 앞서고 있으며 추가로 6개 주에서 공화당 후보들과의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버지니아대학 정치학과의 래리 사바토 박사는 "올해는 민주당의 해로 주지사 선거도 역시 마찬가지“라며 ”민주당이 유리한 여건에서 선거를 시작했으며 그 장점을 최대한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2008년 대선을 압두고 상하원 다수 의석을 확보하는 것만큼이나 다수 주지사를 배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 이유는 대선에서 주지사들이 선거모금을 포함한 다양한 지원사격이 가능하며, 주지사들은 대선 후보의 지지율을 2%포인트 가량 높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초조한 부시, 민주당을 거칠게 비난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린 조지 W. 부시대통령은 세금 문제 등을 끄집어내 민주당을 맹비난하며 전세역전을 도모하고 있으나 역부족으로 보인다.

그는 3일 지원 유세에서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는 것과 관련, "만약 민주당이 상원을 조정하게 되면 세금을 올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직 선거가 끝난 것은 아니다"라며 "국민들은 세금문제와 경제 안정을 위해 공화당을 지지할 것이며 이번 선거는 공화당의 승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보인다는 게 선거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2006 중간선거 ‘가장 비싼 선거’ ‘가장 지저분한 선거’

이번 선거는 공화당이 14억 달러, 민주당이 12억 달러 등 최소 26억 달러의 비용을 사용할 것으로 전망돼 역대 가장 비싼 비용이 들어간 선거가 될 것으로 보이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 2002년 선거 당시 22억 달러에 비해 18% 증가한 것이다.

미 연방 선거관리 위원회에 따르면 상원의원 후보 일인당 평균 모금액은 5백80만 달러에 이르며, 하원의원 후보도 76만 달러를 모금해 이번 선거에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모금운동은 아직 계속되고 있어 선거 지출 총액은 이보다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이번 선거는 후보들의 치열한 경쟁이 계속되면서 선거 수준은 가장 타락하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하원의장인 공화당 데니스 해스터트 의원은 선거운동에 대해 "정치귀신 집 같다"고 비유하며 "지금까지 이렇게 심한 비난과 욕설이 난무하는 난장판을 본 적이 없다"고 개탄했다.
김홍국.임지욱 기자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2 1
    순진하긴

    월남전 확전한 존슨은 민주당였다
    철수한 닉슨은 공화당였다는걸 잊지마.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