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보좌관 "나경원, 판단력 없고 이념적으로 경직"
"내가 나경원을 반대하는 이유" 파장
지난 2004년 나 후보가 국회 첫 입성 당시 수개월간 보좌관을 지낸 김학영 씨는 지난 18일 자신의 블로그에 "저는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를 반대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지난 7월 전당대회때 나 후보 요청으로 캠프에 참여해 일을 돕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이 글에서 "저는 나경원 의원의 성실함을 높게 평가한다"면서도 "정치적인 지도자는 자신의 판단에 의해 국민을 이끌어가야 하는 자리다. 서울시장이라면 서울시민들의 내일을 책임지고 이끌어가야 하는 지도자다. 그런 지도자는 최소한 올바른 판단으로 대중을 이끌어 갈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제가 아는 나경원 의원님은 그만한 판단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체적 사례로 자위대 행사 참여와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를 맹비난했던 점을 꼽으며 "나 의원님 이야기한대로 모르고 하신 한나라당 대변인라서 어쩔 수 없이 하신 일은 맞다. 그런데, 문제는 무엇을 몰랐느냐, 대변인이라면 그렇게 하는 것이 옳은지 하는 것"이라며 "예컨대 자위대 행사인지 모른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하는 것이 옳은지 그른지를 모른 것이 문제다. 이런 판단력의 부재는 지도자의 흠결로서는 아주 큰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나 후보의 두번째 문제점으로 '이념적 경직성'을 꼽았다.
그는 "보좌관으로서 일하면서 저는 대중정치인으로서 나경원 후보의 주장이나 생각이 보다 중도적이고 실용적인 노선에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을 많이 드렸었고, 그런 의미에서 참여연대와 같은 시민단체나 노동조합까지도 두루 만나고 이야기를 들으실 것을 요청드렸다"며 "그런데 당시의 나 의원님은 노조에 대한 거부감이 너무 강하셨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전교조에 대한 거부감이 너무 강했기 때문에 제가 더 이상 이야기하기가 힘들었을 뿐만 아니라, 결국 나경원 의원의 보좌관을 그만두게 된 이유도 제가 시민단체나 노조와 가까운 사람이라서 '당'에서 스파이라고 한다, 그러니 그만두든지 한나라당에 입당하라는 나의원님의 요구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결국 대중정치인으로서의 이념적 포용성도 없고, 국민들은 판단력 제로라고 보며 무상급식이라는 포퓰리즘에 휘둘리는 어리석은 '대중'으로 생각하는 국민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지, 또 보수와 진보에 대한 정확한 본인의 생각조차도 제대로 서 있지 않으면서 어쨌든 극명한 선명한 보수라는 입장만을 붙자고 계시는 것으로 저는 판단했다"며 "저는 이런 면에서, 듣고 안고 조정해야 하는 서울시장의 자리에 이념적인 경직성을 가진 나경원 후보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김학영 씨의 글 전문
<저는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를 반대합니다.>
블로그 이웃여러분들 가운데에서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초선의원이던 나경원 의원의 보좌관도 했었고, 올해는 나경원 의원을 한나라당 최고위원으로 만든 전당대회에서 나경원 의원의 기획본부장을 맡았던 사람입니다.
저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두고 너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저는 지금 어느 당의 당원도 아닙니다. 2007년말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의 보좌관을 끝으로 국회를 떠난 뒤 올초까지 정치권을 떠나 있으려고 참 많이 노력했던 사람입니다.
그런 입장에서, 저는 개인적인 경험과 판단으로는 나경원 의원은 절대 서울시장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안된다고 혼자만 생각하고 있어야 하는지 너무 고민스러웠습니다.
정치적인 입장은 다르더라도 한때 자신이 모셨던 국회의원을 반대하는 것이 도의적으로 비난받을 일은 아닐는지, 그래 혹시 시장에 당선될지도 모르니 그냥 가만히 있자, 이런 생각 때문에 너무도 괴로웠습니다.
저는 항상 무슨 판단을 할 때, 제 아이들을 봅니다. 저 아이들에게 떳떳한 일이 무엇일지, 저 아이들의 미래가 계속 지금과 같아서는 안된다. 저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나경원 의원이 좋은 집안에서 자라고 실패를 모르고 살았고 뭐 기타 등등의 이유 때문에 서울시장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를 제가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정치적으로나 할 수 있는 이야기고, 사람됨을 잘 아는 사람이 할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나경원 의원의 성실함을 높게 평가합니다. 그리고 어찌되었든 장애아이들을 위한 정책에 나름 노력하시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나경원 의원이 국회의원 이상의 정치적인 책임을 가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적인 지도자는 자신의 판단에 의해 국민을 이끌어가야 하는 자리입니다. 서울시장이라면 서울시민들의 내일을 책임지고 이끌어가야 하는 지도자입니다. 그런 지도자는 최소한 올바른 판단으로 대중을 이끌어 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제가 아는 나경원 의원님은 그만한 판단력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다시피, 나경원 의원은 자위대 창립행사에 참석하셨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대변인으로서 '주어가 없으므로 아니라는' 논평도 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사저를 아방궁이라고 논평하신 것도 논란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아는 한 이런 것은 나 의원님 이야기한대로 모르고 하신 한나라당 대변인라서 어쩔 수 없이 하신 일은 맞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무엇을 몰랐느냐 대변인이라면 그렇게 하는 것이 옳은지 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자위대 행사인지 모른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하는 것이 옳은지 그른지를 모른 것이 문제입니다. 이런 판단력의 부재는 지도자의 흠결로서는 아주 큰 것입니다.
정책적인 결단을 해야할 때, 무엇이 옳은지 모르고 결론을 내리게 된다는 것, 이것은 서울시민, 그리고 앞으로 나의원께서 서울시장 이후에 꿈꾸고 계시는 더 큰 꿈을 꿀 때 대상이 될 우리 국민 모두에게는 몹시 불행하고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인사에 대한 결단을 해야할 때, 누가 바른 사람이고 아닌지를 스스로 판단해낼 능력에도 문제가 있다면, '인사가 만사'라는 것을 생각하더라도 일천만 서울시민의 미래, 그리고 나아가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지도자로서의 판단력은 가지고 있지 않으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스스로 부족하면 좋은 사람을 들어쓰면 된다지만, 좋은 사람을 골라내는 판단력 역시 '판단력'입니다.
아울러, 더욱 제 이런 판단을 굳히게 된 것은 7년전에 보좌관으로서 보았던 나경원 의원이 올해 한나라당의 전당대회 과정에서 보았을 때에도 전혀 변하거나 성장하시지 않았다는 점 때문입니다. 제게 일할 사람이 없어서 기획본부장이라는 자리를 맡겼지만, 저는 선거에 출마해야 할지 말지, 선거의 구도를 어떻게 가는 것이 옳은지, 선거의 예산이 어느정도 들게 될 것인지, 후보는 무엇을 하고 캠프는 뭘 해야하는지, 선거전략을 어떻게 잡아야할 지, 나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는지 없는지, 정말 나를 도울 내 사람이 있는지, 나를 돕는 저 사람은 무슨 생각에서 돕는 것인지, 이런 것들에 대한 판단력을 저는 나경원 의원으로부터 전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국회의원으로서 성실하게 자신의 소신을 가지고서 노력하시는 것으로서, 나경원 의원의 달란트는 충분하고 또 적합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은 옷을 상하게 하고 나아가서 몸도 상하게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나경원 의원이 서울시장이 되는 것에 반대하는 이유는 너무 많지만, 우선 첫번째가 바로 이 판단능력입니다. 저는 나경원 후보가 서울시장이 되는 것을 반대합니다.
<나경원 후보를 반대하는 두번째 이유는 이념적인 경직성입니다>
선거법에서 어느정도 후보자에 대한 반대의견 진술을 허용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나경원 의원을 인격적으로, 인간적으로 비방할 생각은 없습니다.
제가 국회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의 객관적인 상황, 있었던 그대로를 근거로 반대하는 이유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앞선 글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저는 성실함, 근면함이라는 면에서 나경원 후보를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경원 의원, 그 분은 의정활동을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자세로 성실하게 해왔다고 합니다.
그런 성실성을 가진 정치인은 그 자체만으로도 긍정적인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반대를 하는 것은 그런 성실성으로 국민을 이끌어가는 방향에 대한 염려입니다.
저는 정치인으로서의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력의 미흡을 첫번째 반대이유로 이야기했었습니다.
두번째 이유는 모근 것을 듣고 조정하는 역량이 필요한 서울시장이나 그 보다 더 상위 선출직을 수행하기에는 이념적인 편향이 강하다는 점입니다. 사립학교법 개정과정에서의 나경원 후보의 입장에 대한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만, 제가 아는 한 나경원 후보는 노조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계십니다.
보좌관으로서 일하면서 저는 대중정치인으로서 나경원 후보의 주장이나 생각이 보다 중도적이고 실용적인 노선에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을 많이 드렸었고, 그런 의미에서 참여연대와 같은 시민단체나, 노동조합까지도 두루 만나고 이야기를 들으실 것을 요청드렸습니다.
그런데 당시의 나 의원님은 노조에 대한 거부감이 너무 강하셨습니다. 특히 전교조에 대한 거부감이 너무 강했기 때문에 제가 더 이상 이야기하기가 힘들었을 뿐만 아니라, 결국 나경원 의원의 보좌관을 그만두게된 이유도 제가 시민단체나 노조와 가까운 사람이라서 '당'에서 스파이라고 한다, 그러니 그만두든지 한나라당에 입당하라는 나의원님의 요구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나경원 의원님은 부친이 이사장으로 계신 학교재단의 이사이기도 하기 때문에 전교조에 대한 그런 입장을 가질 수도 있겠다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암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7년만에, 도와줄 사람이 부족하다 도움을 달라는 나경원 의원님 요청을 받아 전당대회 선거의 기획책임자로까지 참여했던 것은 나경원 의원께서 그동안의 의정활동 속에서 더 많이 듣고 공부하고 성장하셔서, 보다 이념적으로 유연하고, 또 포용성을 가진 대중정치인으로 성장하셨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동안 나경원 의원은 분명히 달라지셨기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여름 한나라당 전당대회를 통해서 확인한 나경원 의원님의 생각은 이런것이었습니다.
'표를 의식해서 한나라당이 좌클릭하는 것을 반대한다. 한나라당의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
'무상급식은 포퓰리즘이다.'
특히 이 무상급식의 문제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저는 기획담당자로서, "이미 오세훈 시장도 무상급식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전면적 무상급식이냐 단계적 무상급식이냐로 후퇴한 국면입니다. 아이들 밥먹이는 문제입니다. 어머니로서 공감합니다하는 말씀을 하셨으면 좋겠다"는 제언을 드렸습니다만, 이 문제에 대한 나경원 후보의 입장은 단호했습니다.
7년만에 만난 나경원 의원은 이제 '보수의 가치'를 지켜내기 위한 한나라당의 잔다르크를 자임하고 계셨습니다.
저와 대화를 하면서 '보수의 가치'가 무엇이라고 생각하고 계시는지를 이야기 나눈 적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나경원 의원께서는 지키고자 하는 그 가치에 대한 확고한 정리, 그 보수의 가치가 무엇인지가 아직 없으셨습니다.
결국 대중정치인으로서의 이념적 포용성도 없고, 국민들은 판단력 제로라고 보며 무상급식이라는 포퓰리즘에 휘둘리는 어리석은 '대중'으로 생각하는 국민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지, 또 보수와 진보에 대한 정확한 본인의 생각조차도 제대로 서 있지 않으면서 어쨌든 극명한 선명한 보수라는 입장만을 붙자고 계시는 것으로 저는 판단했습니다.
저는 이런 면에서, 듣고 안고 조정해야 하는 서울시장의 자리에 이념적인 경직성을 가진 나경원 후보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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