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간 '반년 예산 170조' 증발...'피의 월요일'
개인, 완전 패닉 상태에 빠져...코스피 장중 사상최대 폭락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4.30포인트(3.82%) 폭락한 1,869.45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로써 닷새간 코스피는 302.86포인트나 빠졌고 시가총액은 170조4천906억원이 줄어들었다.
이날 증시는 말 그대로 '피의 월요일'이었다.
코스피는 이날 오후 장중 한때 143.75포인트(-7.40%) 폭락하면서 1,800.00까지 추락했다. 이같은 일중 낙폭은 사상 최대다. 종전의 사상 최대 낙폭은 서브프라임 사태가 발발한 지난 2007년 8월 16일의 136.18포인트였다.
이에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그후 패닉 심리가 조금 안정되면서 결국 1,869.45로 거래를 마감했다. 하지만 이날 낙폭은 2009년 11월27일(-4.69%) 두바이 모라토리엄 사태후 최대 낙폭이다.
코스닥시장은 더 엉망이어서 장중 한때 10.41%까지 폭락해 20분간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후 32.86포인트(6.63%) 떨어진 462.69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폭락의 주역은 개인이었다.
불씨는 외국인이 붙였다. 외국인은 개장과 동시에 닷새 연속 매도 우위를 보이며 점점 매도규모를 키워나갔다. 그러자 공포에 사로잡힌 개인들이 너도나도 묻지마 투매를 하면서 7천33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날 투자자들이 느낀 공포는 실로 대단해,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이날 장중 한때 전날보다 16.69포인트(58.95%) 폭등한 45까지 치솟았다. 이는 2009년 3월11일(46.27) 이후 2년 5개월여만에 최고치다. 일반적으로 공포지수가 40를 넘으면 완전 패닉 상태에 빠진 것으로 분석한다.
개인들의 패닉적 투매에 외국인은 저점 매수에 나서 오후에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결국 787억원어치의 순매도로 거래를 마감했으나, 개인의 투매로 주가는 결국 대폭락 마감했다. 이날 주가 폭락에는 증권사에서 돈을 빌어 주식을 사들여온 미수거래가 대거 쏟아져 나온 것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닷새간 폭락으로 상당수 개미들이 깡통을 차게 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연기금 등 기관만 이날도 주가 방어에 나서 6천432억원을 순매수했으나 폭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코스피가 급락하면서 환율은 급등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15.10원이나 오른 1,082.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들의 순매도가 787억원에 그친 점을 감안할 때 과도한 급등이나, 세계 실물경제와 금융이 동시에 불안해지면서 한국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시각이 국제금융시장에 확산되고 있는 데 따른 원화가치 하락으로 풀이돼 불안감을 심화시키고 있다.
특히 일주일새 30원이상 오른 환율 급등은 수입물가 인상 압력으로 이어지면서 인플레 압력을 더욱 가중시키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