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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추미애와 나는 정치동기생"

정동영 노골적 러브콜, 추미애 "용광로에 들어가겠다"

추미애 전 의원과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당의장이 16일 3년여 만에 해후한 자리에서 "우리는 정치동기생"이라며 향후 정계개편 과정에 행보를 같이 할 수 있음을 시사해 주목된다.

정동영 "우리는 돼지엄마, 아빠"

정 전 의장은 이날 저녁 추 전의원의 법무법인 아주 대표변호사 취임식에 참석해 축사에서 "추미애 전 의원과 함께 할 때는 늘 승리했고 행운이 있었다"며 "참여정부를 만들 때도 우리는 돼지엄마와 돼지아빠로 함께 했었다"고 과거 두 사람간의 정치 인연을 강조하며 적극적 러브콜을 보냈다. 이들은 정치동기생으로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탄생시키는 데 역할을 했었다.

정 전 의장은 이어 "주연은 늘 남이 빛을 밝혀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빛을 밝히는 것으로 추 전 의원도 자신 스스로 빛을 밝혀왔다"며 "우리는 그를 어려울 때 추다르크, 추미애 잔다르크라고 불렀고, 원칙과 소신의 정치인으로 기억한다"고 추 의원을 추켜세웠다.

그는 재차 "국민의 힘을 묶어낸 힘이 바로 추 의원에게 있었고 그는 바로 2년 동안 이것을 준비해왔다"며 "(추미애 전 의원이 앞으로)하나로 묵어내는 통합의 리더십으로 희망의 등불이 될 것을 굳게 믿는다"고 했다.

추미애 전 의원도 대표취임사를 통해 "저와 함께 새정치국민회의에서 정치를 함께 한 정 의장이 와주셔서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그는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라고 잠시 기쁨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추 전 의원은 향후 정 전의장 등과 행보를 함께 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마음에 맞는 말을 표현할 때 당근이라고 하지 않느냐"라고 반문한 뒤 "당근이죠"라고 답했다.

앞서 추 전 의원은 정동영 전 의장을 위해 행사장 입구까지 나와 그를 맞아들였다. 3년여 만에 추 전 의원이 "바쁘신데 여기까지 오셨느냐"고 인사하자 정 전 의장은 "당연히 와야 하는 자리"라고 답했다.

"깨진 유리 붙일게 아니라 펄펄 끓는 용암 속에 들어갈 준비가 돼야"

추 전 의원은 이날, 현재의 여당이 아닌 향후 범여권 통합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국민들이 바라는 게 유리조각을 이어붙이는 게 아니라 용광로에 뛰어 들어가라는 것 아니겠느냐"며 "저도 마찬가지이며 준비를 해야죠"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민들이 정치에 대해 답답하다고 채찍을 가하는 상황에서 정치인들은 국민의 마음을 잘 읽을 줄 알아야 한다"며 "그럴 때 저도 자그마한 일을 하게 될 것이다. 밥도 먹고 라면도 먹어야 하는데 저도 그럴 때가 오겠죠"라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추 전 의원을 실질적으로 정치에 입문시켜준 이종찬 전 국정원장을 비롯해 송영길 열린우리당 의원, 염동연 의원, 배기운 민주당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배기운 총장이 "기자들이 묻지 않으니까 내가 묻게 된다"며 "앞으로도 정치에서 벗어나 있을 것이냐"고 하자, 추 전 의원은 "민주당 사무총장이시지요? 죄송해요. 민주당에 힘을 보태지 못하고 떠나서 아까 꽃을 보내주셨는데 잘 받았다고 전해주세요"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종찬 전 원장은 "추미애 전 의원이 변호사 사무실도 개업하고 국제경험을 쌓고 왔으니 이제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준 격"이라고 덕담을 했다. 한편 천정배 전 장관과 한화갑 민주당 대표, 정몽준 의원 등이 이날 화환을 보내 추 전 의원의 대표변호사 취임을 축하했다.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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