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거주하는 37년생 김○○노인은 지난 2년 반 동안 집이 아닌 6개 복지시설을 11차례나 옮겨 다녔다. 집에서 지낸 것은 불과 16일 간이다. 가족 중 보호해 줄 사람이 없어 시설을 찾았지만 한번 입소할 때마다 45일 연간 90일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한 복지부 지침 때문이다.

장향숙 열린우리당 의원이 16일 보건복지부로부터 국정감사자료를 제출받아 공개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2006년 6월까지 2년 반 동안 노인단기보호시설을 이용한 저소득층 노인은 모두 4,396명으로 이중 1년에 1회 이상 복지시설을 이용한 이는 20.7%에 달하는 908명이나 됐다.

또 10번 이상 시설을 옮겨 다닌 노인도 43명이나 되고 전남의 한 노인은 23번이나 시설에 입소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장 의원은 이에 대해 "노인들이 시설을 옮겨 다니게 되면 건강도 악화될 뿐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심한 불안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고 노인들에게는 악영향만 남는다"며 "이렇게 무의미한 지침은 없애는 것이 바람직하고 장기요양보호시설을 충분히 확보하여 노인들이 안정적으로 보호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대책마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