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유전자검사기관들이 허위과장 광고를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검사를 상업적으로 남발해 소비자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롱다리, 우울증까지 유전자 검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안명옥 한나라당 의원은 16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2006년 6월 현재 등록된 기관은 모두 169개로, 이중 일부 기관이 '생명윤리및 안전에관한법률'에서 금지하고 있는 호기심, 우울증, 롱다리 등 신체의 외관 성형에 대한 유전자검사를 무분별하게 남발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영양상담, DNA궁합, 맞춤형 학습프로그램까지 다양한 종류의 유전자 상담까지 등장했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또 "인터넷 상에는 호기심 6만6천원, 우울증 4만9천원 등 '유전자검사가격표'까지 나돌고 있다"며 "이러한 사례는 명백한 현행법 위반임에도 복지부는 실태조사만 할뿐 행정처분을 실시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이어 "치매 비만 등에 대한 유전자 검사는 지난 1월 18일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유전자전문위원회에서 검사 금지 지침이 내려졌음에도 6개월 이상 지난 현 시점까지 성행 하고 있다"며 "이는 복지부의 단속의지와 행정력이 의심스러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특히 "복지부로부터 지난 6월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관 34개에서 치매 검사가, 6개기관에서 비만 검사가 실시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현행 법망 교묘히 빠져나가"

안명옥 의원은 "유전자 검사 기관들이 현행 생명윤리법에 의료기관의 의뢰를 받으면 유전자검사를 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을 교묘히 이용하고 있다"며 "의료기관이 아님에도 의사를 고용하거나 병원과 계약을 맺고 있어 복지부는 단속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또 유전자 검사결과를 해석해 주는 민간 '유전자상담사' 자격증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정부의 철저한 관리 감독을 촉구했다.

그는 "현재 유전자상담사 자격증은 민간이 100만원을 내고 총 22시간 30분의 강의를 이수하면 자격증을 부여하고 있다"며 "이들이 비전문적인 상담을 통해 피검사자의 건강상태와 성격, 적성 등 예민한 부분들에 대한 판단을 한다는 것은 한 사람의 미래뿐 아니라 사회적 편견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유전자 검사 항목에 대한 기준과 적정성 평가를 위한 시스템이 조속히 마련되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