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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언 "미국, 결국 북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것"

"북이 최대 수혜자. 일본도 어부지리"

박철언 전 장관은 10일 "미국은 일단 강경한 자세를 보이겠지만 인도나 파키스탄처럼 사실상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것"이라며 "다만 알카에다 같은 테러 조직이나 불량국가에 핵을 넘기는 걸 막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박 전 장관은 이날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북한에 대해서도 "핵무장 사실을 기정사실화 한 상태에서 미국과 협상을 벌이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박 전 장관은 이번 사태로 국가 간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는 평가와 함께 득실을 계산했다. 먼저 북한에 대해서는 "북한은 (최대 목표가) 핵무장을 하고, 미국과 불가침조약을 체결해서 김정일 체제도 보장받고, 서방세계로부터 지원을 얻어서 경제 발전을 하는 것이었으나 어쨌든 핵실험까지 끌고 와 가장 잘 딜(거래)을 했다"며 "미국이 당장 군사적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니까 일단 최고 목표치에 상당히 접근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본에 대해선 "일본도 겉으로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겠지만 이를 통해 앞으로 핵무장이나 군사대국으로 가는 길이 열렸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미국에 대해서는 "미국의 최고 목표치는 북한 핵을 영구 폐기시키고 친미정권을 수립하는 것이었으나 미국은 그 목표를 전혀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한국에 대해서도 "이번 사태로 가장 곤경에 빠진 나라들"이라며 "이미 2002년 10월부터 불거진 2차 북핵위기를 우리나라와 중국이 만연하게 대처해 결국 북한의 핵무장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너무 우려할 일은 아니다"

박 전 장관은 이어 이번 핵실험 사태가 한반도에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며 "너무 우려할 일만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에 대해서는 "북한이 영구히 핵을 폐기한다는 걸 확인하면서 북미 간에 대화도 하고 6자회담도 병행해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며 "김정일 체제를 인정해주면서 경제 지원을 하는 안으로 마무리될 수 있다면 한반도로서는 오히려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은 또한 "북한이 핵실험으로 사실상 남북 비핵화선언은 폐기된 상황에서 우리만 벌거벗고 당할 수는 없다"며 "91년에 한반도에서 철수한 미군 전술핵을 재배치를 하든지, 아니면 우리도 독자적인 핵 개발을 해야 한다"고 재차 핵무장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끝으로 "지금 정부여당의 핵심인사들은 과거에 야당을 하던 버릇으로 '반미면 어떠냐'는 삐딱한 소리를 하고, 야당은 과거에 여당을 하던 습관대로 너무 친미 일변도적인 시각"이라고 여야를 싸잡아 꼬집기도 했다.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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