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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민심대장정' 9일 오후 피날레

서울-부산 15회 왕복거리, 93개 직업 체험, 154개 마을 방문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9일 오후 2시 서울역에서 '손학규 민심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6월 30일 도지사 이임식을 마치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며 배낭 하나 짊어지고 수원역에서 전남 장성행 새마을호 열차에 몸을 싣고 민심대장정을 떠났던손 전지사는 102일째 되는 날을 부산자갈치시장 새벽 작업을 끝낸 뒤 부산발 서울행 열차에 몸을 싣는 것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손 전 지사가 그동안 대중교통을 타거나 걸어서 이동한 거리는 총 1만2천4백75km. 서울-부산 천리길을 15회 왕복한 거리다. 전국 팔도를 다니며 그가 이용한 교통수단은 택시 2백47회, 시외버스 64회, 기차 14회, 지하철 4회, 선박 8회, 비행기 2회.

직접 경험한 직업의 세계는 광부, 농부, 축산종사자, 과수농가, 환경미화원, 어부, 사회복지사, 장애인 도우미, 용접공, 도장공, 염색공, 조립공, 제빵직, 항만근로자, 어판장 청소부, 지제차 운전사, 대형마트 판매원 재리시장 상인, 집배원, 양식업자 등 총 93개 직업의 노동을 총 105회에 걸쳐 체험했다. 하루를 1일 1노동 원칙에 따라 산 셈이다.

특히 7월 29일 태백의 경동탄광과 9월 11일 충북 보은의 마로탄광에서는 일반 광부들과 똑같이 지하 수백미터의 막장까지 내려가 4시간, 8시간씩 채탄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외부 방문객이 이렇게 막장까지 내려간 것도 최초이며 이렇게 채탄작업을 벌인 것도 최초였다.

한 농가에서는 ‘트랙터에 올라가서 사진 찍어라’는 권유를 받자 트랙터를 아예 배워서 그 축사의 소똥을 다 치웠고, 다음 농가에서 비닐하우스 철거 작업을 마치고 폐비닐을 트랙터에 싣고 능숙하게 운전하자 모두들 깜짝 놀라기도 했다. 지게차, 경운기, 콤바인도 마찬가지로 섭렵되었다.

땀 흘리는 '노동'을 통해 서민 고통 알다

전북 임실 과수농가에서 사과를 따는 손학규 전 지사. 정치권은 민심대장정을 성공리에 마친 손 전 지사의 지지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4%대 머물고 있는 그의 지지율이 10%대를 넘어서는 순간, 현재의 2강 구도인 한나라당의 대선 구도가 3강 구도가 되기 때문이다.ⓒ연합뉴스


그는 방문지마다 거의 빠짐없이 노동을 했다. 국민들과의 소통을 위해서였다. 그가 100일 민심대장정에 나선다고 했을 때, "생쑈"라고 비아냥대던 사람들 속에서 후일 "생쑈라도 저렇게 해봐라"는 반론이 제기된 것도, 주민과 근로자들이 땀 흘려 일하는 그를 보고난 뒤 그에게 살아있는 민심을 전해준 것도 '노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손 전 지사가 102일 동안 방문한 마을은 시 단위 51곳, 군 단위 40곳, 면 단위 42곳, 읍 단위 21곳 등 총 1백54개. 동으로는 독도, 남으로는 해남 땅끝마을은 물론이고 제주도 마라도까지 전국방방 곳곳에 그의 손길과 발길이 닿았다.

그리고 그는 가는 곳마다 거의 매일 거르지 않고 10명 안팎의 사람들과 무릎을 맞대고 앉아 간담회를 가졌다. 총 1백 53회의 간담회를 통해 그는 바닥에서 살아 숨 쉬는 민심의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그 소리를 직접 기록으로 남겼다. 깨알 같은 글씨로 채워진 9권의 수첩. 그 속에는 간담회는 물론이고 택시 기사의 이야기에서부터 학교에서 만난 여학생의 소리까지 남녀노소, 지위고하 불문한 이들의 소리가 담겨져 있다.

이 수첩을 바탕으로 그는 9일 귀경 후 2~3주 동안 각 분야 전문가들과 민생에 밀착된 정책을 가다듬을 예정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으로 인해 탁상공론이라고 비난 받는 정책이 아니 현실에 기초한 정책과 대안을 마련하는 작업에 돌입하는 것이다. 이는 향후 손 전 지사가 대권 레이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때 공약으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11월 민심 토대로 만든 정책 들고 '정책 토론 투어' 나선다

그가 11월 초부터 '정책 토론 투어'를 나서는 것도 현실에 기초해 마련한 공약에 대한 현실성과 실효성을 국민과의 대화, 소통과 토론, 전문가 간담회 등을 통해 재확인하기 위해서다. 손 전 지사측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형식은 100일 민심대장정과 다르겠지만, 대장정의 정신을 이어가고 민심과 현장이라는 화두는 계속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경기도 지사 직에서 물러나며 “목청 높은 소수가 좌지우지하는 정치를 말없이 땀 흘려 일하는 다수를 위한 정치로 바꾸어내겠다", "정쟁, 편 가르기, 지역주의, 세몰이 등 구태정치를 바꿔내고 국민의 삶을 돌보고 국민과 마음이 통하는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을 추구하겠다"고 선언하며,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내건 '손학규식 새 정치’의 모습 2탄이 또다시 시작되는 것이다.
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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