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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노무현 내정-외교' 융단폭격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 놓쳐" "외교에 굉장히 문제 있어"

김대중 전 대통령은 퇴임후 최초로 노무현 대통령의 민주당 분당, 대북송금 특검, 외교정책 등을 강도높게 비판, 정가에 커다란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 전대통령의 '노무현 비판'은 정계개편을 앞둔 시점에 노대통령과 여당의 입지를 약화시키는 등 일파만파의 후폭풍을 예고하기 때문이다.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도 놓쳐"

김전대통령은 <경향신문> 창간 60주년을 맞아 지난 3일 ‘김대중도서관’에서 진행된 회견에서 민주당 분당 사태와 관련, “민주당이 노무현 대통령을 당선시켰고, 노대통령은 민주당 후보로서 민주당의 전통과 정강정책을 충실히 지키겠다고 국민한테 약속했다”며 “표를 찍어준 사람들한테 승인받은 적이 없다. 표를 찍어준 사람들은 그렇게 (분당하길) 바라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김전대통령은 “그것(분당)에 여당의 비극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산토끼를 잡으려다가 집안토끼를 놓친 격”이라고 강조했다. 김전대통령은 특히 “(민주당이) 50년 전통을 갖고 국민이 납득하는 길을 걸어오면서 처참한 탄압을 받고도 살아남아 두 번 정권을 잡았는데 이렇게 갈라져 분당이 됐다”면서 “열린우리당이건 민주당이건 비극은 결국 국민이 지원했던 당이 갈라지면서 시작됐다”고 재차 노대통령의 분당행위를 질타했다.

김전대통령은 "정당이 국민을 두려워하고 국민과의 약속을 천금같이 생각해야 하는데 (현 여권은) 그런 면이 부족하지 않았느냐. 그래서 우리 정당정치가 상당히 후퇴해버렸다”고 개탄했다. 김전대통령은 “자유당 이래 쭉 양당정치가 제대로 돼 왔는데 선거때 표를 얻었던 약속을 다 뒤집고, 국민이 납득하지 않는데도 갈라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 정당사에선 대단히 불행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북송금 특검 무리하게 강행해 수많은 희생 발생"

노무현 대통령의 대북송금 특검에 대해서도 김 전대통령은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김 전대통령은 “(현 정부가) 햇볕정책을 승계한다 해놓고 대북송금 특검을 했는데 특검만 하더라도 무리하게 강행해 수많은 희생을 냈고, 결국 (박지원 실장이) 1백50억원을 수뢰했다고 했는데 무죄판결을 받지 않았느냐”고 노대통령의 대북송금 특검을 비판했다.

김 전대통령은 이어 8일 가진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도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 "현대가 철도.항만 등의 사업을 위해서 대북사업을 추진한 것이고 내가 특별권한으로 승인한 것"이라며 "(사건의) 일부가 조작됐고 할 말은 있지만 다음에 그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대북송금 특검에 대한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김 전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선 국민에게 죄송하고, 나로 인해 아들들이 피해를 보고 희생됐는데 아들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우리 외교에 굉장히 문제가 있다"

한편 김 전대통령은 <경향>과의 인터뷰에서 노무현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김 전대통령은 “전체적으로 외교가 별로 안 좋은 거 같다"며 "우리나라는 4대국에 포위된 유일한 나라인데 상당히 걱정스러운 면들이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김 전대통령은 "우리가 베트남 파병하고 이라크 파병도 미국과 영국 다음으로 많이 하고, 미 2사단을 전방에서 뽑아내는 것도 동의해주고, 일본도 안하는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했다"며 "(그런데) 내줄 거 다 내주면서 미국과 싸운 독일만큼도 대접을 안 해주고 있다. 이건 굉장히 우리 외교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고 노무현 외교의 아마츄어성을 질타했다.

김 전대통령은 "예일대 폴 케네디 교수가 '한국은 네마리 코끼리 다리 사이에 끼어 있으니까 운신을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미국 갔다온 사람들이 전부 미국이 우리보고 나쁘다고만 한다는데 우리 외교당국과 국민, 여야 모두가 좀 더 우리 입장도 세워서 따지는 게 필요하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재차 노무현 외교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정계개편 등에 일파만파 후폭풍

김 전대통령의 '노무현 비판'은 정계개편을 앞둔 시점에 이례적으로 단행된 것으로 정가에 일파만파의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김 전대통령은 차기정권 창출의 주요변수 중 하나로 꼽히는 존재. 호남지역은 물론 평화개혁진영내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게 객관적 현실이다.

따라서 "국내정치에 개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던 얼마 전 발표와는 김 전대통령의 다른 강도높은 노무현 비판은 정계개편을 통해 회생의 길을 모색하던 현 정부여권에 치명적 타격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이를 김 전대통령의 '민주당 편들기'로 해석하는 것은 잘못이다. 김 전대통령은 사석에서 한화갑 민주당대표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화갑 대표는 9일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김 전대통령 발언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자 당혹스럽다는 어조로 "어른 말씀"이라는 이유를 들어 논평을 피했다.

이에 정가 일각에서는 김 전대통령의 이번 노무현 비판을 최근 한반도 위기상황 및 정권재창출 위기에 대한 김 전대통령의 정치적 행보의 시작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즉 노대통령도 한화갑대표도 모두 배제한 새로운 형태의 큰 정치틀을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김대중 전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의 민주당 분당 및 외교정책 등을 신랄히 비판, 정가에 커다란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은 <경향> 인터뷰중 노무현 정부 비판 전문.

-고려대 최장집 교수는 최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노무현 정권이 정당정치를 폄훼하면서 관료엘리트 중심의 국정운영으로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고 주장했습니다. 진보적 학자인 최교수의 이 발언에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오늘날 정당의 역할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최교수가 작심하고 얘기한 모양이던데(웃음)…. 정당보다도 지금 민주당, 열린우리당에 대한 얘기인데요. 우리가 50년 전에 민주당을 만들지 않았습니까. 1955년인가 그래요. 근데 4가지 원칙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독재에 반대하고 민주주의를 지킨다, 둘째는 관권 경제에 반대하고 시장경제를 지킨다, 셋째는 사회복지제도를 최대한 강화한다, 넷째는 남북대결 체제에서 평화통일로 간다는 것이었죠. 이 전통은 지금 보더라도 훌륭한 것입니다.

민주당이 노무현 대통령을 당선시켰고 노대통령은 민주당 후보자로서 민주당의 전통과 정강정책을 충실히 지키겠다고 국민한테 약속을 했어요. 햇볕정책을 계승한다 해놓고 대북송금 특검을 했는데 특검만 하더라도 현 정부가 무리하게 강행해 가지고 수많은 희생을 냈고, 결국 (박지원 실장이) 1백50억원을 수뢰했다고 했는데 무죄판결을 받지 않았습니까. 여하튼 지금 분당을 했는데, 그 분당한 게 표 찍어준 사람들한테 승인받은 적이 없거든요. 표 찍어준 사람들은 그렇게 바라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에 오늘 여당의 비극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산토끼 잡으려다가 집안토끼 놓친 격입니다.

오늘날 열린우리당이건 민주당이건 비극은 결국 국민이 지원했던 당이 갈라서면서입니다. 정당이 국민을 두려워하고 국민과의 약속을 천금같이 생각해야 하는데 그런 면이 부족하지 않느냐, 그래서 우리 정당정치가 상당히 후퇴해버렸습니다. 자유당때 이래 쭉 양당정치가 제대로 돼왔는데 선거때 표 얻었던 약속을 다 뒤집고 국민이 납득하지 않는데 갈라선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 정당사에선 대단히 불행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야당에 대해선 내가 할 말이 없고요.”
정경희 기자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2 3
    개구리

    이게다 니가 퍼준 덕이다
    미국으로 튀진마. 신도들 팽개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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