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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 재보선, 정계개편 기폭제될 것

선거결과에 따라 정계개편 주도권 왔다갔다

열린우리당이 4일 10 ․ 25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를 확정 발표함으로써 5 ․ 31 지방선거 이후 민심의 향배를 재차 가늠할 수 있는 각 당의 선거 진용이 갖춰졌다.

인천 남동을 열린-한나라 접전, 해남-진도 민주-열린 접전

인천 남동을 지역에서는 열린우리당 박우섭(51) 당 의장 비서실 부실장, 한나라당 이원복(49) 전 국회의원(15대), 민주당 김완용(50) 인천 남동구 재향군인회 회장, 민주노동당 배진교(40) 현 민노당 남동구위원회 상임위원장 등이 각각 후보로 출마한다. 열린우리당 전 지역구였던 이곳에서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간 결전이 주목거리다.

이정일 민주당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보궐선거를 치르게 된 전남 해남진도 선거구에서는 열린우리당 박양수(68) 전 의원(16대 비례대표), 한나라당 설철호(55) 현 전남도당 홍보위원장, 민주당 채일병(59) 전 부패방지위원회 사무처장 등이 각각 출사표를 던졌다. 이곳에서는 민주당과 열린우리당간 승패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2명의 국회의원과 4명의 기초단체장(충주시, 전남 신안군, 전남 화순군, 경남 창녕군), 1명의 광역의원(서울 금천구 제2선거구), 2명의 기초의원(경기 고양시 자 선거구, 경남 밀양시 다 선거구)을 뽑는 이번 10.25 재보선 결과는 의석 한두 석을 얻고 잃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5 ․ 31 지방선거 이후 7 ․ 26 재보선에서 유권자가 보여주었던 열린우리당의 참패, 한나라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여전한 지지, 민주당의 선전 등의 민심을 재차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10 ․ 25 재보선 결과는 정기국회 이후 전개될 범여권진영의 정계개편 논의에 있어서 '민심'이란 명분을 제공하는 증거물이 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에게는 5 ․ 31 지방선거 이후 소폭이나마 하향세를 보이는 당 지지도가 유권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를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이자, 당 지도부를 비롯한 당내 대선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는 호남 껴안기 노력 효과를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열린우리당 또 참패하면 김근태 체제 위태

열린우리당의 경우, 열린우리당 지역이었던 인천 남동을 지역 사수와 전남 해남진도의 탈환이 최대 관건이다. 이를 위해 열린우리당은 당 차원에서 거당적으로 총력을 다해 모든 지원을 다 할 것임을 공개적으로 천명하고 있다.

우상호 대변인은 이와 관련 4일 브리핑을 통해 "이번 재보궐선거는 이전의 다른 선거와는 다를 것이라는 희망이 당내에 살아나고 있다"며 "인천지역의 후보를 보면 한나라당 후보는 공천 잡음 속에서 겨우 공천된 분으로 5번 출마해 1번 당선된 후보로서 큰 경쟁력 없는 것에 반해 박우섭 후보는 구청장을 역임하고 도덕성과 자질, 능력에서 이미 검증된 분"이라고 비교우위를 주장하며 선제공격을 가했다.

전남 해남진도에 관해서도 "민주당 후보는 초경량급 후보이고 박양수 후보는 중량급 후보"라며 "낙후된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박양수 후보가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당의장은 또한 앞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후보자들에게 공천장을 수여하며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우리들의 목표는 승리이다. 패배주의를 불식하고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지원을 다할 것"이라며 전의를 다졌다.

김 의장의 이날 결의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10 ․ 25 재보선 후 불거질 당내 책임공방 논쟁에 대비한 메시지로 보고 있다. 김근태 의장 체제 아래 치러진 지난 7 ․ 26 재보선의 경우는 5 ․ 31 지선 이후 두 달여 만에 치러진 선거인 탓에 김 의장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물리적 한계가 있었으나, 5개월여가 지난 시점에서는 책임공방에서 빗겨갈 수 없다는 것이다.

정가 관측통들은 10 ․ 25 재보선 결과가 7 ․ 26 재보선에 이은 열린우리당의 참패로 귀결될 경우, 김근태 의장 취임으로 인해 안정을 취해가던 당이 또 한번 휘청거릴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범여권 진영의 차기 대선 후보이면서도 제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집권 여당의 의장으로서 발언과 행보만을 취하고 있는 탓에 내부 진영에서조차 이제는 제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참에 김근태 의장이 '독배'를 마시는 심경으로 맡았던 당의장직을 책임지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용퇴하면 각계파가 후임을 놓고 백가쟁명식 논쟁을 벌일 것이 뻔하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정기국회 이후로 미뤄놓았던 범여권 진영의 정계개편 논의가 때 이르게 점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해남-진도서 패하면 한화갑 위태

민주당은 호남 사수가 최대 관건이다. 열린우리당이 진도 출신으로 16대 국회의원을 지낸 뒤 최근까지 광업진흥공사 사장을 역임한 중량급 인사를 영입, 공천한 탓에 비록 진도의 인구가 해남의 1/3에 불과하지만 진도 표심도 잡아야 하고, 민주당 공천을 신청했다 탈락한 이정일 전 의원 부인 정영희와 김봉호 전 국회부의장이 각각 무소속 출마를 검토중인 터라 여당과 무소속으로부터 협공을 당하는 모양새가 된 탓이다.

해남.진도에서 열린우리당이 의석을 확보할 경우 재보선 전패의 치욕에서 벗어날 수 있고, 정기국회 뒤 예고된 정계개편에서 한층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반면 민주당이 질 경우 5.31 지방선거를 통해 탈환한 호남 맹주자리가 위협받게 됨은 물론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지도부 책임론이 다시 대두되면서 한화갑 대표가 절체절명의 궁지에 몰릴 가능성이 높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10.25 재보선은 정계개편의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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