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이 특위 위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바다이야기 게임기에 예시와 연타라는 기능이 있는데 수사에도 이제 예시가 나타나기 시작했으니 하나가 터지면 줄줄이 엮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영 한나라당 권력형 도박게이트 진상조사 특별위원회 조사단장이 전한 검찰의 '바다이야기' 수사 중간 현황이다. 이 단장을 포함한 한나라당 특위 위원들은 지난 27일 대검찰청을 방문, 정상명 검찰총장과 면담을 가진 바 있다.

이 단장은 그러면서도 현재 검찰 수사가 상당한 난항을 겪고 있는 듯 싶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검찰총장이 자신도 수사팀에게 강력하게 독려하고 있지만 수사환경이 열악하다, 냄새는 나도 수사단서를 아직까지 잘 포착하지 못해 수사에 뚜렷한 성과를 못 내고 있어 자신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는 말을 하더라"고 전했다.

그는 또한 정상명 검찰총장이 "돈세탁을 치밀하게 하는 점도 있고, 검찰의 수사 착수 자체가 많이 늦어서 이미 다 대비, 증거를 은폐하는 작업들이 많이 이뤄진 점도 있다"고 토로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밖에 최근 이용훈 대법원장 설난(舌亂) 이후 "검찰 측은 강제수사를 해야 의혹을 밝히기 수월한데 피의자의 영장 기각을 남발한다거나 압수수색이나 계좌추적도 상당히 엄격해져서 수사환경이 이전보다 매우 나쁘다고 한다"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단장은 "검찰이 대규모 수사팀을 구성, 수사에 들어갔기 때문에 한나라당은 계속 의혹 부풀리기를 하기보다는 검찰을 신뢰하면서 지켜보고 있다"며 "그러나 검찰의 수사가 미진하면 특검 수순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 단장은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바다이야기' 사건에 대한 논란이 있기 전 대검찰청의 지시로 진행됐던 동부지검의 1차 수사"라며 "거기서 수사를 하다가 무슨 연유인지 중단이 됐는데 중단된 연유 속에 주변의 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외압 의혹을 제기히기도 했다. 그는 "권력실세들이 개입했다고 볼 수 있는 정황들을 많이 갖고 있다"며 "명확한 증거 없이 폭로할 수는 없기 때문에 아직 밝힐 단계는 아니다"고 말해 아직 증거 확보 중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 단장은 또 10월11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 증인으로, 정동채, 김한길 전 문광부장관을 위시해 박지원, 남궁진 전 문광부장관, 노무현 대통령 조카 노지원, 이해찬 전 총리, 이기우 전 총리비서실장, 명계남 등을 증인 신청했으나 열린우리당의 비협조로 난항을 겪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광위를 비롯해 정무, 재경, 법사, 행자, 과기정위, 산자위 등 7개 상임위에서 '바다이야기' 의혹을 파헤치기 위해 총력전을 펼 것이라고 전의를 보였다.

다음은 지난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이주영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

이주영 조사단장 인터뷰

뷰스앤뉴스(이하 뷰스) 도박게이트 진상조사 특위가 구성돼 활동 중인데, 현재까지의 활동 상황은.

이주영 의원(이하 이주영) 한나라당에서는 바다이야기 파문을 '권력형 도박 게이트'로 규정 짓고, 관련 상임위 의원들을 중심으로 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관계 기관 방문조사 활동을 벌였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 영상물등급위원회, 문광부, 서울보증보험을 방문 조사했고, 지난 27일 대검찰청을 방문했다. 또한 각 위원들이 수집한 여러 정보와 제보들을 분석하고, 관계자들 면담도 하면서 나름대로 정보를 축적하고 있다. 권력 실세들이 개입했다고 볼 수 있는 정황들을 갖고 있다. 하지만 명확한 증거없이 폭로할 수는 없기 때문에 아직 밝힐 단계는 아니다.

뷰스 대검을 방문했는데 검찰 수사는 어느 정도 진행됐고, 한나라당이 파악한 것과의 차이는 어느 정도인가.

이주영 대검은 서울중앙지검에 18명의 검사와 수사관 1백여명을 투입, 대규모 수사팀을 구성해서 지금 국민적으로 제기되는 의혹에 대한 수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3백 50만명의 도박 중독자를 양산하고, 또 도박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들을 정도로 서민들의 고혈을 빨아서 황폐화시키는 현상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는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한나라당은 우리 국민들이 검찰 수사를 보면서 답답해 하고 있다는 지적을 검찰총장에게 했다.

검찰총장은 자신도 수사팀에게 강력하게 독려하고 있지만 수사환경이 열악하다, 냄새는 나도 수사단서를 아직까지 잘 포착하지 못해 수사에 뚜렷한 성과를 못 내고 있어 자신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는 말을 하더라. 검찰총장은 조금 속도는 느릴지 몰라도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성역없이 수사할 것이고 다짐했다.

아직 검찰의 발표가 없어 검찰의 수사가 어느 정도 진척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수사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어 우리가 보고 있는 내용들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동채, 노지원, 이해찬, 이기우, 명계남 등 증인신청할 것"

뷰스 현재까지 밝혀진 것이 어느 정도 수준이라고 보고, 어느 선까지 관련됐다고 한나라당은 파악하고 있나. 즉 '게이트'라는 용어를 사용할 정도의 구체적 정황증거는 갖고 있나.

이주영 우리가 파악하고 있는 것들은 이미 알려졌지만 예컨대 3.1절 골프 직후 주식회사 삼미가 상품권 발행업체로 지정한 것 등의 정황 증거들이 있다. 삼미는 이해찬 전 총리와 골프를 치기 한달 전에 상품권 지정업체로 신청했다가 떨어졌는데 골프를 친 후 다시 지정됐다. 그런 정도의 정황이면 소환 수사에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니냐. 그런 부분들에 대한 수사가 안되고 있다는 지적을 좀 했다. 이해찬 전 총리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

한나라당에서는 10월 11일부터 국정감사가 시작되는데 국감에서 의혹의 핵심인물들을 증인으로 채택하기 위해 30명 정도의 리스트를 만들어 각 상임위에서 증인으로 채택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여당과 협의를 하고 있는데 여당의 비협조로 증인채택에 난항을 겪고 있다. 참여연대나 경실련 등에서 수사를 요구하는 증인들, 사행성 게임에 관여했던 장관들부터 여러 의혹을 받고 있는 권력 주변의 실세들을 증인으로 채택하려고 하고 있다. 정동채, 김한길 전 문광부장관 등이 있고, 또 박지원, 남궁진 전 문광부장관 등도 있다. 또 노무현 대통령의 조카인 노지원 씨, 이해찬 총리와 이기우 총리비서실장, 명계남 씨도 신청증인 명단에 들어간다. 이런 분들이 핵심 증인이 될 수 있는 분들이고 또 소환조사 예정으로 볼 수 있는 분들이다. 이런 증인들에 대해 여당 측이 비협조적이다.

뷰스 여당이 반대를 하기 위해 내거는 명분이 있을 텐데.

이주영 뚜렷한 이유도 없다. 그냥 안 된다는 식이다. 관련 있는 증거가 있냐는 식일 것으로 생각한다.

"정당 차원의 조사는 한계가 있어"

뷰스 도박게이트 특위가 거창하게 시작했던 것에 비해 용두사미가 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잇다. 과거 각종 게이트에서 이런 현상은 마찬가지였는데, 한나라당이 매번 똑같은 절차를 밟고 있다는 비판인데.

이주영 그렇게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권력형 비리의혹들은 국민적 의혹에서부터 시작된다. 이제까지 언론을 통해 각종 의혹들이 제기된 것 아닌가. 한나라당은 그것을 수렴해서 조사특위를 구성, 조사 활동을 벌이는 것이다. 그런데 정당 차원의 조사는 상당히 한계가 있다. 제보를 받고 의혹을 제기하기는 하지만 수사권과 같은 강제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사람을 불러서 소환 조사할 권한, 자료를 압수수색할 권한, 계좌추적을 할 권한, 전화 통신을 감청해 확보할 수 있는 조사 수단이 수사기관에는 있지만 정당 차원의 조사 활동에는 없다. 그래서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제보를 갖고 면접, 면담하는 정도의 조사 활동이다. 그러니까 확증 같은 것이 나오면 한나라당에서도 발표도 할 수 있을 텐데, 조사 수단의 한계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한다.

증거가 확실하게 드러난 것도 아닌데 함부로 실명을 거명하면 당사자의 명예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우려도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하고 있다. 때마침 검찰이 곧바로 대규모 수사팀을 구성, 대량의 압수수색, 계좌추적, 소환조사 등의 수사에 들어갔기 때문에 한나라당에서는 수사를 지켜보는 중이다. 계속 의혹 부풀리기를 하기보다는, 강제수사에 들어갔기 때문에 성역없이 수사하겠다고 검찰총장이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검찰을 신뢰하면서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의 수사가 시작된 지 한달 여가 지나도 국민적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그래서 지난 27일 대검을 방문해서 검찰총장에게 그런 여러 현안에 대한 얘기를 듣고 우리의 뜻을 전달했다. 중간 수사경과를 국민 앞에 보고해야 하지 않냐고 요청했다. 그랬더니 검찰총장이 28일에 중간결과를 보고하겠다고 했는데 발표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아직까지 검찰의 중간수사 발표는 없었다/편집자 주)

"검찰 수사 미진하면 특검 등의 수순으로 돌입할 것"

뷰스 도박특위는 수사권 등이 없어 조사에 한계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 것이 한계라는 것은 시작할 때부터 알던 일일 텐데, 그에 대한 대안, 대응책을 미리 준비했어야 하지 않나.

이주영 16대 국회 때 이런 권력형 비리 등에 대해 조사 활동을 했다. 당시 정현준, 이용호 게이트 등이 있었는데 우리가 조사하는 데 한계가 많이 있었다. 그 때는 그래도 검찰이 적극적 의지를 갖고 수사해 수사결과로 의혹들이 많이 드러나곤 했었다. 검찰 수사 결과를 본 후 국민적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검찰에 대한 신뢰를 계속 보낼 수 없다. 그러면 특검 수순으로 돌입해야 할 것이다. 아직까지는 검찰에 대한 신뢰를 보내면서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검찰총장이 예시가 나타났으니 연타 터질 것이라고 말하더라"

뷰스 검찰 수사는 제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파악하고 있나.

이주영 최근에는 검찰도 여러가지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이용훈 대법원장이 공판 중심주의로 형사재판을 해야 한다고 하면서 '검사가 하는 수사기록은 쓰레기니까 버리라' '영장발부를 신중히 하라'는 등의 얘기를 하면서 검찰도 애로가 있다는 호소를 우리 특위 위원들에게 하기도 했다. 검찰 측은 강제수사를 해야 의혹을 밝히기 수월한데 피의자의 영장 기각을 남발한다거나 압수수색이나 계좌추적도 상당히 엄격해져서 수사환경이 이전보다 매우 나쁘다고 한다. 그래서 수사 기간이 장기화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론스타 사건,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 등도 수사환경이 나빠져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호소를 하더라.

이번 바다이야기 관련 사건은 게임 심의 과정과 상품권 발행업체 선정 관련된 것 등 두 갈래로 나뉘어져 있는데 관련업체의 수가 상당히 많다. 권력배경이 매 업체마다 있을 가능성이 있다. 검사 18명을 투입돼도 수사해야 되는 대상이 워낙 많아 어렵다는 호소는 하더라.

(검찰의 호소는) 일부는 이해하지만 수사의지가 약화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은 일정 부분 갖고 있다고 검찰총장에게 말했다. '여러가지 정황을 봤을 때 이건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행정이 펼쳐졌다. 당연히 누군가는 책임을 지는 수사를 해야 한다'고. 검찰총장은 이와 관련, "바다이야기 게임기에도 ‘예시’와 ‘연타’라는 기능이 있는데, 수사에도 이제 ‘예시’가 나타나기 시작했으니 하나가 터지면 줄줄이 엮일 것"이라는 말을 한다. 책임 있는 사람들까지 계속 올라가야 한다. 서서히 수사성과가 나올 것도 같은 기대감을 갖고 있다.

검찰은 또 계좌추적을 해도 금융계좌를 이용한 것이 아니면 추적이 어렵다고도 한다. 돈세탁을 치밀하게 하는 점도 있고, 검찰의 수사 착수 자체가 많이 늦어서 이미 다 대비, 증거를 은폐하는 작업들이 많이 이뤄진 점도 있다고 검찰총장이 말하더라.

"논란 전에 이미 행했던 검찰수사 중단된 것도 의심"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이 바다이야기 관련 사건에 대한 수사가 논란이 되기 전에 대검찰청의 지시로 동부지검에서 1차로 있었다. 거기서 수사를 하다가 무슨 연유인지 중단이 됐다. 그 연유 속에는 주변의 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때 집중적으로 수사를 했다면 증거은폐 등의 현상을 막을 수 있었는데 수사를 중단했기 때문에 그 사이에 증거인멸이 이뤄질 수 있었다.

뷰스 박형준 의원 건과 관련, 한나라당 내부에서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했는데 나오는 결과는 없다. '조사해보니 별 문제가 없더라'는 발표라도 있어야 할 텐데 그런 것도 없다.

이주영 국회 윤리특위에 제소됐다. 박형준 의원 건에 조사특위의 활동은 아무런 관계도 없고 영향 받을 것도 없다. 다만 미국 게임쇼에 갔다고 온 것으로 김재홍 열린우리당 의원과 박형준 한나라당 의원이 조사를 받아야 한다면 당시 문광위원장이었던 이미경 의원과 게임쇼에 보좌관을 대신 보낸 정청래 열린우리당 의원도 마찬가지로 조사해야 한다. 그래서 한나라당에서는 이미경-정청래 의원도 국회 윤리특위에 제소해 놓았다. 윤리특위에서 알아서 할 일이다.

뷰스 검찰수사가 미진할 경우 특검 등으로 간다고 했는데 검찰수사가 충분한지 아닌지에 대한 기준은 어느 선을 말하는 것인가.

이주영 지금 미리 기준을 말할 성격은 아닌 것 같다.

뷰스 당으로 들어오는 제보는 어느 정도이고 신뢰할 만한가.

이주영 당으로 제보는 계속 들어오고 있는데 수사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공개하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그러나 개연성은 상당히 있는 제보들로 파악하고 있다.

"국정감사 때 6개 상임위에서 집중 거론"

뷰스 향후 도박특위의 활동계획과 방향은 무엇인가.

이주영 우리 조사특위 위원들은 지금도 각자 조사활동을 하고 있다. 제보를 확인하는 활동을 하고 있고, 10월 11일부터 국정감사에 들어가기 때문에 국감에서 집중 거론할 준비를 하고 있다. 국감에서는 소관 상임위인 문광위를 비롯, 정무, 재경, 법사, 행자, 과기정위, 그리고 산자위에서 이 문제를 다룰 것이다. 예를 들어 노지원씨가 들어온 후 우전시스텍에 지원금이 급격히 지원된 것은 산자위에서 다뤄져야 할 것이다.

증인신청과 관련, 열린우리당은 채택여부를 표결로 하자고 한다. 이는 자기들 입맛대로 하자는 것인데 아무리 소수당이라고 해도, 필요한 증인을 합리적으로 판단해 채택해야지, 표결을 해 여당의 입맛대로 하면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 국감은 권력의 남용을 감시하자는 것인데, 이런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