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이 6자회담 교착의 양 축인 북한과 미국 네오콘을 함께 신랄히 비판했다. 김 전대통령은 특히 "네오콘이 북핵문제가 해결되지 않기를 바랄지도 모른다"는 강한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북한, 미국 네오콘과 일본 강경파가 좋아할 일만 해"

김 전대통령은 28일 오후 김대중도서관을 방문한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 및 이영순 민노당 의원 등과 만난 자리에서 우선 6자회담 참가를 거부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 "북이 네오콘과 일본 강경파가 좋아할 일만 하고 있다. 미숙한 행동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며 "BDA(방코델타아시아은행) 문제도 6자 회담에 나가서 따져야 한다. 왜 나가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김 전대통령은 "범죄행위가 없으면 6자회담 자리에서 싸워야 한다. 6자회담 하려면 이것부터 풀어라 하고 6자회담 장소에서 얘기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세계적 여론을 장악할 수 있는데 회의에 불참하겠다고 하니 전 세계 여론의 비판, 중국과의 관계도 좋지 않은 것 아닌가 한다"라고 북의 행동에 불만을 토로했다.

"네오콘, 북핵문제 해결되지 않기를 바랄지도..."

김 전대통령은 이어 6자회담 교착의 또다른 축인 미국의 네오콘을 겨냥해 "지금은 네오콘이 한반도 문제를 장악하고 좌지우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들은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를 바랄지도 모른다. 북을 악당으로 만들려하고 있고 악당으로 만들어 MD 문제 해결하고 일본은 재무장 방향으로 가는 것 같다"고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김 전대통령은 "네오콘은 북이 핵무기 한두 개 만든 것을 잘됐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고 재차 음모론적 의문을 제기한 뒤, "미국은 핵무기 만개가 있고 북은 어린애 장난감 수준이다. 일본도 한달이면 핵무기 생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에 대해서도 "현 정부가 뭐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지금은 우리가 판단을 잘해야 할 때"라고 강한 불신을 표시하기도 했다.

"김정일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할 사람은 나밖에 없어"

김 전 대통령은 민노당의 방북 요청에 대해 "나라고 무슨 수가 있겠는가만은 사정이 남북 모두에 생겨서 지난번 꼭 가고 싶었는지만 못 갔다"며 지난 6월 방북계획이 무산된 데 대해 강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김 전대통령은 그러나 "제 일에도 한계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나처럼 일관되게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잘한 것은 잘 한대로 못한 것은 못 한대로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 이점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말하는 역할을 위해 기회를 보고 있다"고 말해 적절한 시기에 방북할 것임을 분명히 시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