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문제 전문가인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대표가 "한국도 북한 못지 않은 외교 고립상태에 빠져들고 있다"며 노무현 정부의 외교정책을 신랄히 비판했다.

장 대표는 27일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과의 인터뷰에서 현정부의 외교정책과 관련, "노 대통령은 평화번영정책을 내세워서 국민의정부의 햇볕정책을 계승, 발전시키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당시 햇볕정책을 입안한 과정에 참여했던 사람의 입장에서는 어떤 것이 햇볕정책을 계승, 발전시키고 있는지 그 기준이나 원칙이 애매모호하다"며 "오히려 김영삼 정부의 대북 정책과 많이 닮은 것 같다"고 질타했다.

장 대표는 구체적으로 "어떤 때는 미국 쪽 탑승정책을 취하다가 또 어떤 때는 북한 쪽 입장을 취한다"며 "미국 입장에서 보면 노무현 대통령의 대북정책은 친북정책이고, 북한 입장에 보면 노무현 대통령의 정책이 친미정책"이라고 참여정부 외교를 '갈짓자 외교'로 규정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 정부때는 평화공존, 평화교류, 남북평화통일이라는 단계적 전략을 밟는 무드 전략을 펼쳤는데, 지금은 어떤 것이 대북전략의 원칙인지 애매모호하다"며 "노무현 정부는 햇볕정책을 계승한다는 차원에서 평화번영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는데, 햇볕정책을 가장 먼저 탄핵시켰던 탄압자가 노무현 정부"라고 대북송금 특검을 수용한 노대통령을 맹성토했다.

장 대표는 이어 "동맹국을 끌고다니면서 우리의 국익에 맞게 동맹국을 부리고,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이 외교"라며 "그런데 이런 기초적인 능력이 노무현 정부의 외교 관계자들에겐 보이지 않는다. 마치 정치인들이 막말을 하는 것처럼 동맹국가들에게 막말을 해댔다. 치명적으로 가슴에 상처를 입히는 말을 많이 했다. 외교와 정치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외교 관계자들도 한미관계에서 한국정부에 대한 서운함이 없었겠나? 하지만 더 악화된 관계로 나가지 않도록 수사를 아주 절제하면서 자신들의 내면을 감추는 발언을 한다"며 "하지만 현 정권에서 대미관계를 비롯한 외교를 하는 걸 보면 주변국가를 적대적인 관계로 돌린다"고 개탄했다.

그는 "그결과 북한도 포용하지 못하고, 중국도 동맹국이나 우방이 못된 상태이고, 일본과는 주적으로 삼을 만큼 적대적 관계가 됐고, 미국과는 과거의 비대칭동맹관계에서 반동맹관계로 변화되고 있다"며 "한반도의 운명이 외교력의 치명적 손상 때문에 질질 끌려다니고 있고, 북한 못지 않게 고립된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고 질타했다.

장대표는 이날 한미정상회담때 합의했다는 '포괄적 접근 방안'의 효용성에 대해 "기대하지 않는다. 상당히 추상적인 용어다"라며 "한미정상회담이 끝난 이후 내가 워싱턴의 한 외교인사에게 전화를 걸어서 물었더니 '미국 정부는 그런 용어에 합의해준 바가 없고, 한국 정부가 그런 용어를 발표하겠다고 해서 그렇게 하라고 했다'고 한다"고 정상회담 비사를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