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풍운동 안하면 큰일날 것"
<인터뷰> 고진화 의원, 박근혜 대표의 '최연희 처리' 맹성토
한나라당 소장파인 고진화 의원이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 사건을 대하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등 당 지도부 태도를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고 의원은 "사건 초기 문제의 심각성을 자각 못하고, 공사 구분 못한 당 지도부의 안이한 태도가 문제를 더욱 꼬이게 하고 있다"며, "특히 (박근혜) 당 대표가 '본인이 알아서 할 문제'라고 하는 바람에 그것이 당의 입장처럼 되어 버렸다"고 박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최연희 성추행과 관련, "그 자리는 분명 사적 자리가 아니다. 개인 최연희로서 간 자리가 아니다. 당 사무총장으로서, 상대방 또한 대표성을 띤 언론사 기자들과 함께 한 공적 자리다"라고 규정한 뒤 "따라서 해결도 공적 입장에 준해 풀었어야 하는데 최 의원 개인 문제로 치부해버려 문제가 점점 꼬이고 있는 것"이라고 재차 지도부의 미온적 태도를 질타했다.
그는 이같은 당 지도부의 미온적 태도에 대해 "이 문제를 적극 제기했던 여성의원들도 그렇고, '당이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해온 분들 모두 심적인 상처를 꽤 받았을 것"이라며 "지금은 당내 정풍운동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한나라당은) 보여주기 위한 자성이 아니라 진정성이 담긴, 국민들이 보기에 저 사람들이 정말로 뼈저리게 반성하며,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그런 노력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당풍 쇄신운동이 절실하다"며 재차 정풍운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당풍 쇄신운동을 하지 않을 경우 ‘큰일’이 닥칠 것"이라며 "정치적 무관심, 정치적 냉소주의를 넘어 분노로 표출돼 5.31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과연 고 의원의 정풍운동 주장이 당내에서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는 좀더 지켜볼 일이나, 소장파 및 여성의원들 사이에서는 당 지도부의 최연희 성추행 처리 방식에 대해 강한 불만이 존재하고 있는 만큼 귀추가 주목된다.
다음은 21일 국회 고진화 의원실에서 행한 고의원과의 인터뷰 전문.
최 의원 사건 대선비자금만한 폭발력 내재해 있다
뷰스앤뉴스 최연희 의원 ‘성추행’ 사건을 대하는 한나라당 태도에 문제제기 하는 사람이 많다. 최 의원이 탈당은 했지만 그 누구도 최 의원과 한나라당을 별개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마당에 사무총장까지 한 사람 하나 설득 못하나 의아스러워 한다.
고진화 이유는 두 가지 일 거다. 하나는 기존 관성이고, 두 번째는 공사(公私) 구별 못하는 당의 태도다. 이번 일과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당이 취한 태도를 보면 근본적인 고민을 하기보다는 숨기며 넘어가곤 했다. 당 지도부의 그런 관성이 문제해결을 어렵게 만들었다.
이번 일만 해도 파장이 클 거라고 생각은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전과 다름없는 태도를 보였다. 그냥저냥 넘어가려 했다. 최 의원이 당 차원의 사퇴 압력에도 불구하고 "사퇴 못하겠다"는 회견을 한 것도 당이 어쩌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 거다.
당은 "본인이 알아서 현명한 결정을 할 것으로 믿는다"며 사적 문제로 치부하는데, 그렇다면 처음부터 그렇게 했어야 한다. 처음에는 당이 나서서 사과했다. 최 의원이 탈당하고 난 뒤에는 개인적인 문제라고 하고. 공사 구분을 못한 태도다.
그 자리는 분명 사적 자리가 아니다. 개인 최연희로서 간 자리가 아니다. 당 사무총장으로서, 상대방 또한 대표성을 띤 언론사 기자들과 함께 한 공적 자리다. 따라서 해결도 공적 입장에 준해 풀었어야 하는데 최 의원 개인 문제로 치부해버려 문제가 점점 꼬이고 있는 것이다.
뷰스 당 지도부가 문제라면 박근혜 대표와 이재오 원내대표 등이 잘못 판단했다는 말인가.
고 이 사건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과 눈높이를 제대로 보지 못한 것 같다. 대다수 국민은 사퇴만이 해법이라 생각한다. 도덕적 잣대에 있어서 당이 국민과 괴리되어 있다.
뷰스 사퇴해야 파문이 일단락된다고 보는가.
고 그렇다. 최 의원 입장에서 보면 그 동안 의원으로서 의정활동 잘 해왔는데 너무 한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이 문제와 그것은 별개 사안이다. 영역이 다르다. 물론 공인의 사생활도 보호되어야 한다. 하지만 공적인 업무를 하다 발생한 문제라면 공적인 것이다. 본인도 그렇고 당도 공적으로 풀었어야 한다.
뷰스 개인이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는 당 지도부의 의견에 모든 의원이 동의하지 않는 것 같지 않다.
고 그렇다. 의원마다 다르다. 그런데 당 대표가 "본인이 알아서 할 문제"라고 하는 바람에 그것이 당의 입장처럼 되어 버렸다.
뷰스 이번 사안이 5.31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표를 깎아먹는 악재가 될 것이란 관측이 있다. 그런 점에서 당 대표 태도가 안이하다고 보지 않는가. 물밑 설득 작업도 없는 것 같다.
고 의총(20일)에서 문제제기한 것이 바로 그 점이다. 대선자금 문제로 당이 절체절명의 위기까지 간 뼈아픈 경험이 있는데 이 사안 또한 국민 정서상 그런 폭발력을 가졌다고 난 본다.
그런데 당은 그렇게 인식하지 않는 것 같다. 꼬리를 자른다고 덮어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당 지도부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하는데도 최 의원을 설득 못하는 것인지 이유를 모르겠다.
뷰스 항간에는 최 의원이 당 사무총장으로 당의 돈을 만졌고, 공천심사위원장으로서 당의 내밀한 이야기를 많이 아는 터라 지도부가 매몰차게 못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도 있다.
고 그런 이야기는 사실 확인이 필요한데, 난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내가 답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 다만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당 지도부가 읍참마속 자세로 일벌백계 했더라면 처리과정도 수월했을 텐데 못했기 때문에 곤경에 빠진 것이다.
당 지도부 미온적이면 소장파 나서야 한다
뷰스 입당 후 줄곧 당내 개혁을 주창해왔다. 이번 사건을 대하는 당의 모습을 보고 적잖이 실망했을 것 같다. 당에 대한 회의도 들고. 그렇지 않았는가.
고 이 문제를 적극 제기했던 여성의원들도 그렇고, '당이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해온 분들 모두 심적인 상처를 꽤 받았을 것이다. 의원총회에서도 "당 지도부가 미온적으로 대처한다"며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는 소리도 나왔는데 당내 정풍운동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보여주기 위한 자성이 아니라 진정성이 담긴, 국민들이 보기에 저 사람들이 정말로 뼈저리게 반성하며,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할 것 같다. 그런 노력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당풍 쇄신운동이 절실하다.
뷰스 그렇다면 누군가가 나서서 깃발을 들어야 하지 않는가.
고 당내 의원들 사이에 당의 이런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본다. 따라서 그런 분들에게 제안하는 것이다. 당풍 쇄신운동에 나서야 한다고. 그렇지 않고 안주하고 있으면 ‘큰일’이 닥칠 것이다.
뷰스 ‘큰일’이란.
고 (국민적) 저항이다. 정치적 무관심, 정치적 냉소주의를 넘어 분노로 표출될 수 있다. 5.31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 따라서 해결책은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국민 눈높이에서 문제를 보고 있다는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실망감은 분노로, 저항으로 표출될 수 있다.
처음에 여성의원들이 강력하게 문제제기하는 것을 보고 그 흐름이 발전적으로 승화될 줄 알았는데 그렇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참으로 아쉽게 생각한다. ‘심하지 않냐’는 당내 보수적인 의견에 부딪치며 그 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뷰스 이 문제를 계기로 당풍 쇄신운동이 필요하다고 보는 의원은 얼마나 된다고 보는가.
고 글쎄…. 얼마나 될지 잘 모르겠다.
뷰스 운동이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세(勢)가 있어야 가능한데.
고 그런데, 솔직히 가늠 못하겠다. 정책에 관한 문제라면 언제라도 문제제기 할 수 있는데 이 문제는 우리의 치부를 드러내자는 것이기 때문에 어렵다. 많은 사람들의 사전 동의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런 의사표현을 의원 개개인이 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답답한 형국이다.
뷰스 당풍 쇄신 운동을 한다면 언제가 좋다고 보는가. 당 지도부에서는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분란을 일으킨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고 천막당사 2주년 기념 주간 만든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것이 쇼가 아니라면, 난국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이벤트가 아니라면 당은 특단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것이 안 되면 5.31 지방선거와 상관없이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운동을 벌여야 한다. 5.31 지방선거를 잘 치르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 이 문제가 계속 쟁점화되면 (5.31 지방선거) 낙관할 수 없다.
5.31 지방선거 판도, 젊은층 투표 참여율에 달려 있다
뷰스 많은 정치전문가들은 5.31 지방선거 이후 정계개편이 온다는 전망을 한다. 그 기저에는 한나라당 승리, 열린우리당 참패다. 기본 골자가 맞다고 보는가.
고 한나라당이 우세라는 기저는 지방선거가 분권화된 권력에 대한 문제제기와 평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선과 달리 유권자들의 참여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다. 예전의 보궐선거를 보더라도 그렇다. 보궐선거는 조직력과, 투표에 참여하는 유권자들이 주로 어떤 생각을 하고, 그 생각을 얼마나 열정적으로 표현하느냐에 달려 있는데 그런 점에서 한나라당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물론 변수는 있다. 여당 후보군들이 지방선거의 의미를 잘 전파해서 젊은 세대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들인다면 결과는 예측과 다를 수도 있다. 허나 내 예측으로는 한나라당이 우위를 점한다고 본다.
다만 최근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이 문제인데, 한나라당이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이고, 도덕불감증에 빠져있다는 인식이 널리 확산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그 좋은 예가 지난 총선 전 탄핵사건이다. 대중의 생각이 하나로 결집되어 조직화되면 가변성이 있다.
뷰스 그 흐름, 조직화되는 기류를 막을 (당의) 방도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고 거듭 말하지만 당이 국민의 눈높이에서 생각하고 반성해야 한다. 그것이 최선이다.
지방선거 후 대선후보 간 이합집산 가능성 높다
뷰스 5.31 지방선거 후 정계개편이 온다는 또 하나의 전제는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중심의 양당 체제가 깨진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보는가.
고 그런 전망은 항상 있어왔다. 그것이 정략적이든 아니든 간에 항상 있어 왔는데 지역주의란 벽 때문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은 우리의 정치지형이 정책 노선, 정치 이념, 정책 중심으로 바뀌길 바라고 있다.
지난 대선 때도 그랬다. 하나로 모여 있던 한나라당은 집권하지 못했고, 분열되어 있던 당이 통합되어 집권했다. 그런 전례를 보더라도 대선 후보들간 이합집산 가능성은 높다. 또한 현재의 대선 후보군이 그대로 유지될 지도 주목해 봐야 한다.
뷰스 그런 가운데 본인의 지향점은 무엇인가.
고 국민통합이다. 분단 상황을 극복하고자 하는 국민적 여망을 결집해 내는 것이 국민적 통합이다. 지역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어쩐다 하는 것은 하위 개념이다. 따라서 우리 세대에게 주어진 과제는 극단과 극단이 대결하는 극단주의적 정치문화를 극복하는 것이다.
어렵지만 당을 뛰어넘어 연대도 해야 하고, 정책노선에 따라 논의하는 풍토도 조성되어야 한다. 정치 선진화를 이룩해야 한다. 예전에도 그런 논의가 있었는데 실현되지 못한 것은 문제를 당 차원에서만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정치에 있어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사회는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내가 주목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를 실행해 낼 수 있는 차원에서 문제를 보자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도 그 때문이다. 난 연정제안이 정당을 흔들어 통합하려는 의도라고 보지 않았다. 정당들간 자기 색깔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정치시스템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이었다고 본다.
뷰스 (대연정 제안의) 순수성이 의심스러웠기 때문이 아닌가.
고 그건 아닌 것 같다. 권력을 다 주겠다고 했고, 실질적으로 그런 의지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 집권당 내부에서 그에 대한 반발이 강력했고, 우리 모두가 구정치 패러다임 속에 익숙한 탓에 제안을 받아들이는 데 미숙한 탓이었다.
정계개편 논의는 누구에게 유리하고, 누구에게 불리하다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크게 봐야 한다. 우리는 일차적인 제도적 민주주의는 어느 정도 이루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선진화된 정치시스템의 구축이다.
이젠 기존 정치가 보여주었던 여야간 다툼, 기존 사고에 얽매인 문제제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누가 여당이 되고, 누가 야당이 되는가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한국 정치를 선진화할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뷰스 정계개편 논의가 활발할 때 이 점을 적극 제기할 수도 있는가.
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대연정 제안을 했을 때도 우리 당의 많은 분들이 여당 정략에 말려드는 것이 아니냐는 소리를 했는데 난 그렇게 보지 않았다. 가치 있는 논의라고 보았다. 그런데 그 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것 같다.
그 책임은 여당에게도 있다. 그 문제를 여당 내 계파 간 이해관계로 보고, 우리가 애써서 집권했는데 권력을 내주라는 말이 아니냐고 기겁을 했다. 야당은 야당대로 사람 빼가기 위한 술수라고 봤다. 난 양측 진단이 다 틀렸다고 본다.
현재의 대권 후보군은 언론이 만든 것, 창조적 파괴 필요하다
뷰스 정치에 있어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주창할 때, 당에서 해당행위라 규정하면 어떻게 하겠는가.
고 그런 지적을 종종 받는데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려는 노력으로 보지 못하는 시각이 안타까울 뿐이다. 당이란 경직된 이념 정당은 아니다. 정치인들은 끊임없이 기존 관행과 관습을 극복하는 노력들 계속한다. 개혁파들은 이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 평가는 국민이 한다.
왜 한나라당은 시종일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을 반대하고 비판해야만 하는가. 그것은 지역주의와 분단 상황 속에서 형성된 냉전질서, 상대방 공격을 통해 얻게 되는 반사이익에 익숙해있는 사람에겐 자연스러울지 모르지만 젊은 세대 눈높이에서는 구태의연한 모습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한나라당이 과연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읽고 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 못함으로써 노선적, 정책적 오류를 범하고 있지는 않은지 고민해야 한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현재의 대선 후보도 그냥 갈 수 없을 것이다. 회의적이다. 시대정신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뷰스 대선 후보 주자군의 파열음은 어디서 나온다고 보는가
고 현재 거론되고 있는 대선 후보군들은 언론이 여론조사를 통해 만들어낸 측면이 강하다. 이는 국민들 시각과 괴리가 있다. 그 때문이다. 대선후보군이 과연 이대로 유지될 것인가에 대한 반문은 나만 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창조적 파괴가 필요한 때다.
뷰스 정치를 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고 민주화 운동의 연장선상에서 한다. 소망은 대한민국을 세계 제일 가는 평화국가로 만드는 것이다. 달성 가능하다고 낙관하고 믿고 있다.
고 의원은 "사건 초기 문제의 심각성을 자각 못하고, 공사 구분 못한 당 지도부의 안이한 태도가 문제를 더욱 꼬이게 하고 있다"며, "특히 (박근혜) 당 대표가 '본인이 알아서 할 문제'라고 하는 바람에 그것이 당의 입장처럼 되어 버렸다"고 박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최연희 성추행과 관련, "그 자리는 분명 사적 자리가 아니다. 개인 최연희로서 간 자리가 아니다. 당 사무총장으로서, 상대방 또한 대표성을 띤 언론사 기자들과 함께 한 공적 자리다"라고 규정한 뒤 "따라서 해결도 공적 입장에 준해 풀었어야 하는데 최 의원 개인 문제로 치부해버려 문제가 점점 꼬이고 있는 것"이라고 재차 지도부의 미온적 태도를 질타했다.
그는 이같은 당 지도부의 미온적 태도에 대해 "이 문제를 적극 제기했던 여성의원들도 그렇고, '당이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해온 분들 모두 심적인 상처를 꽤 받았을 것"이라며 "지금은 당내 정풍운동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한나라당은) 보여주기 위한 자성이 아니라 진정성이 담긴, 국민들이 보기에 저 사람들이 정말로 뼈저리게 반성하며,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그런 노력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당풍 쇄신운동이 절실하다"며 재차 정풍운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당풍 쇄신운동을 하지 않을 경우 ‘큰일’이 닥칠 것"이라며 "정치적 무관심, 정치적 냉소주의를 넘어 분노로 표출돼 5.31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과연 고 의원의 정풍운동 주장이 당내에서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는 좀더 지켜볼 일이나, 소장파 및 여성의원들 사이에서는 당 지도부의 최연희 성추행 처리 방식에 대해 강한 불만이 존재하고 있는 만큼 귀추가 주목된다.
다음은 21일 국회 고진화 의원실에서 행한 고의원과의 인터뷰 전문.
최 의원 사건 대선비자금만한 폭발력 내재해 있다
뷰스앤뉴스 최연희 의원 ‘성추행’ 사건을 대하는 한나라당 태도에 문제제기 하는 사람이 많다. 최 의원이 탈당은 했지만 그 누구도 최 의원과 한나라당을 별개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마당에 사무총장까지 한 사람 하나 설득 못하나 의아스러워 한다.
고진화 이유는 두 가지 일 거다. 하나는 기존 관성이고, 두 번째는 공사(公私) 구별 못하는 당의 태도다. 이번 일과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당이 취한 태도를 보면 근본적인 고민을 하기보다는 숨기며 넘어가곤 했다. 당 지도부의 그런 관성이 문제해결을 어렵게 만들었다.
이번 일만 해도 파장이 클 거라고 생각은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전과 다름없는 태도를 보였다. 그냥저냥 넘어가려 했다. 최 의원이 당 차원의 사퇴 압력에도 불구하고 "사퇴 못하겠다"는 회견을 한 것도 당이 어쩌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 거다.
당은 "본인이 알아서 현명한 결정을 할 것으로 믿는다"며 사적 문제로 치부하는데, 그렇다면 처음부터 그렇게 했어야 한다. 처음에는 당이 나서서 사과했다. 최 의원이 탈당하고 난 뒤에는 개인적인 문제라고 하고. 공사 구분을 못한 태도다.
그 자리는 분명 사적 자리가 아니다. 개인 최연희로서 간 자리가 아니다. 당 사무총장으로서, 상대방 또한 대표성을 띤 언론사 기자들과 함께 한 공적 자리다. 따라서 해결도 공적 입장에 준해 풀었어야 하는데 최 의원 개인 문제로 치부해버려 문제가 점점 꼬이고 있는 것이다.
뷰스 당 지도부가 문제라면 박근혜 대표와 이재오 원내대표 등이 잘못 판단했다는 말인가.
고 이 사건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과 눈높이를 제대로 보지 못한 것 같다. 대다수 국민은 사퇴만이 해법이라 생각한다. 도덕적 잣대에 있어서 당이 국민과 괴리되어 있다.
뷰스 사퇴해야 파문이 일단락된다고 보는가.
고 그렇다. 최 의원 입장에서 보면 그 동안 의원으로서 의정활동 잘 해왔는데 너무 한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이 문제와 그것은 별개 사안이다. 영역이 다르다. 물론 공인의 사생활도 보호되어야 한다. 하지만 공적인 업무를 하다 발생한 문제라면 공적인 것이다. 본인도 그렇고 당도 공적으로 풀었어야 한다.
뷰스 개인이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는 당 지도부의 의견에 모든 의원이 동의하지 않는 것 같지 않다.
고 그렇다. 의원마다 다르다. 그런데 당 대표가 "본인이 알아서 할 문제"라고 하는 바람에 그것이 당의 입장처럼 되어 버렸다.
뷰스 이번 사안이 5.31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표를 깎아먹는 악재가 될 것이란 관측이 있다. 그런 점에서 당 대표 태도가 안이하다고 보지 않는가. 물밑 설득 작업도 없는 것 같다.
고 의총(20일)에서 문제제기한 것이 바로 그 점이다. 대선자금 문제로 당이 절체절명의 위기까지 간 뼈아픈 경험이 있는데 이 사안 또한 국민 정서상 그런 폭발력을 가졌다고 난 본다.
그런데 당은 그렇게 인식하지 않는 것 같다. 꼬리를 자른다고 덮어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당 지도부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하는데도 최 의원을 설득 못하는 것인지 이유를 모르겠다.
뷰스 항간에는 최 의원이 당 사무총장으로 당의 돈을 만졌고, 공천심사위원장으로서 당의 내밀한 이야기를 많이 아는 터라 지도부가 매몰차게 못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도 있다.
고 그런 이야기는 사실 확인이 필요한데, 난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내가 답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 다만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당 지도부가 읍참마속 자세로 일벌백계 했더라면 처리과정도 수월했을 텐데 못했기 때문에 곤경에 빠진 것이다.
당 지도부 미온적이면 소장파 나서야 한다
뷰스 입당 후 줄곧 당내 개혁을 주창해왔다. 이번 사건을 대하는 당의 모습을 보고 적잖이 실망했을 것 같다. 당에 대한 회의도 들고. 그렇지 않았는가.
고 이 문제를 적극 제기했던 여성의원들도 그렇고, '당이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해온 분들 모두 심적인 상처를 꽤 받았을 것이다. 의원총회에서도 "당 지도부가 미온적으로 대처한다"며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는 소리도 나왔는데 당내 정풍운동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
보여주기 위한 자성이 아니라 진정성이 담긴, 국민들이 보기에 저 사람들이 정말로 뼈저리게 반성하며,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할 것 같다. 그런 노력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당풍 쇄신운동이 절실하다.
뷰스 그렇다면 누군가가 나서서 깃발을 들어야 하지 않는가.
고 당내 의원들 사이에 당의 이런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본다. 따라서 그런 분들에게 제안하는 것이다. 당풍 쇄신운동에 나서야 한다고. 그렇지 않고 안주하고 있으면 ‘큰일’이 닥칠 것이다.
뷰스 ‘큰일’이란.
고 (국민적) 저항이다. 정치적 무관심, 정치적 냉소주의를 넘어 분노로 표출될 수 있다. 5.31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 따라서 해결책은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국민 눈높이에서 문제를 보고 있다는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실망감은 분노로, 저항으로 표출될 수 있다.
처음에 여성의원들이 강력하게 문제제기하는 것을 보고 그 흐름이 발전적으로 승화될 줄 알았는데 그렇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참으로 아쉽게 생각한다. ‘심하지 않냐’는 당내 보수적인 의견에 부딪치며 그 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뷰스 이 문제를 계기로 당풍 쇄신운동이 필요하다고 보는 의원은 얼마나 된다고 보는가.
고 글쎄…. 얼마나 될지 잘 모르겠다.
뷰스 운동이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세(勢)가 있어야 가능한데.
고 그런데, 솔직히 가늠 못하겠다. 정책에 관한 문제라면 언제라도 문제제기 할 수 있는데 이 문제는 우리의 치부를 드러내자는 것이기 때문에 어렵다. 많은 사람들의 사전 동의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런 의사표현을 의원 개개인이 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답답한 형국이다.
뷰스 당풍 쇄신 운동을 한다면 언제가 좋다고 보는가. 당 지도부에서는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분란을 일으킨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고 천막당사 2주년 기념 주간 만든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것이 쇼가 아니라면, 난국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이벤트가 아니라면 당은 특단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것이 안 되면 5.31 지방선거와 상관없이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운동을 벌여야 한다. 5.31 지방선거를 잘 치르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 이 문제가 계속 쟁점화되면 (5.31 지방선거) 낙관할 수 없다.
5.31 지방선거 판도, 젊은층 투표 참여율에 달려 있다
뷰스 많은 정치전문가들은 5.31 지방선거 이후 정계개편이 온다는 전망을 한다. 그 기저에는 한나라당 승리, 열린우리당 참패다. 기본 골자가 맞다고 보는가.
고 한나라당이 우세라는 기저는 지방선거가 분권화된 권력에 대한 문제제기와 평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선과 달리 유권자들의 참여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다. 예전의 보궐선거를 보더라도 그렇다. 보궐선거는 조직력과, 투표에 참여하는 유권자들이 주로 어떤 생각을 하고, 그 생각을 얼마나 열정적으로 표현하느냐에 달려 있는데 그런 점에서 한나라당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물론 변수는 있다. 여당 후보군들이 지방선거의 의미를 잘 전파해서 젊은 세대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들인다면 결과는 예측과 다를 수도 있다. 허나 내 예측으로는 한나라당이 우위를 점한다고 본다.
다만 최근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이 문제인데, 한나라당이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이고, 도덕불감증에 빠져있다는 인식이 널리 확산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그 좋은 예가 지난 총선 전 탄핵사건이다. 대중의 생각이 하나로 결집되어 조직화되면 가변성이 있다.
뷰스 그 흐름, 조직화되는 기류를 막을 (당의) 방도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고 거듭 말하지만 당이 국민의 눈높이에서 생각하고 반성해야 한다. 그것이 최선이다.
지방선거 후 대선후보 간 이합집산 가능성 높다
뷰스 5.31 지방선거 후 정계개편이 온다는 또 하나의 전제는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중심의 양당 체제가 깨진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보는가.
고 그런 전망은 항상 있어왔다. 그것이 정략적이든 아니든 간에 항상 있어 왔는데 지역주의란 벽 때문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은 우리의 정치지형이 정책 노선, 정치 이념, 정책 중심으로 바뀌길 바라고 있다.
지난 대선 때도 그랬다. 하나로 모여 있던 한나라당은 집권하지 못했고, 분열되어 있던 당이 통합되어 집권했다. 그런 전례를 보더라도 대선 후보들간 이합집산 가능성은 높다. 또한 현재의 대선 후보군이 그대로 유지될 지도 주목해 봐야 한다.
뷰스 그런 가운데 본인의 지향점은 무엇인가.
고 국민통합이다. 분단 상황을 극복하고자 하는 국민적 여망을 결집해 내는 것이 국민적 통합이다. 지역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어쩐다 하는 것은 하위 개념이다. 따라서 우리 세대에게 주어진 과제는 극단과 극단이 대결하는 극단주의적 정치문화를 극복하는 것이다.
어렵지만 당을 뛰어넘어 연대도 해야 하고, 정책노선에 따라 논의하는 풍토도 조성되어야 한다. 정치 선진화를 이룩해야 한다. 예전에도 그런 논의가 있었는데 실현되지 못한 것은 문제를 당 차원에서만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정치에 있어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사회는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내가 주목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를 실행해 낼 수 있는 차원에서 문제를 보자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도 그 때문이다. 난 연정제안이 정당을 흔들어 통합하려는 의도라고 보지 않았다. 정당들간 자기 색깔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정치시스템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이었다고 본다.
뷰스 (대연정 제안의) 순수성이 의심스러웠기 때문이 아닌가.
고 그건 아닌 것 같다. 권력을 다 주겠다고 했고, 실질적으로 그런 의지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 집권당 내부에서 그에 대한 반발이 강력했고, 우리 모두가 구정치 패러다임 속에 익숙한 탓에 제안을 받아들이는 데 미숙한 탓이었다.
정계개편 논의는 누구에게 유리하고, 누구에게 불리하다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크게 봐야 한다. 우리는 일차적인 제도적 민주주의는 어느 정도 이루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선진화된 정치시스템의 구축이다.
이젠 기존 정치가 보여주었던 여야간 다툼, 기존 사고에 얽매인 문제제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누가 여당이 되고, 누가 야당이 되는가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한국 정치를 선진화할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뷰스 정계개편 논의가 활발할 때 이 점을 적극 제기할 수도 있는가.
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대연정 제안을 했을 때도 우리 당의 많은 분들이 여당 정략에 말려드는 것이 아니냐는 소리를 했는데 난 그렇게 보지 않았다. 가치 있는 논의라고 보았다. 그런데 그 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것 같다.
그 책임은 여당에게도 있다. 그 문제를 여당 내 계파 간 이해관계로 보고, 우리가 애써서 집권했는데 권력을 내주라는 말이 아니냐고 기겁을 했다. 야당은 야당대로 사람 빼가기 위한 술수라고 봤다. 난 양측 진단이 다 틀렸다고 본다.
현재의 대권 후보군은 언론이 만든 것, 창조적 파괴 필요하다
뷰스 정치에 있어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주창할 때, 당에서 해당행위라 규정하면 어떻게 하겠는가.
고 그런 지적을 종종 받는데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려는 노력으로 보지 못하는 시각이 안타까울 뿐이다. 당이란 경직된 이념 정당은 아니다. 정치인들은 끊임없이 기존 관행과 관습을 극복하는 노력들 계속한다. 개혁파들은 이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 평가는 국민이 한다.
왜 한나라당은 시종일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을 반대하고 비판해야만 하는가. 그것은 지역주의와 분단 상황 속에서 형성된 냉전질서, 상대방 공격을 통해 얻게 되는 반사이익에 익숙해있는 사람에겐 자연스러울지 모르지만 젊은 세대 눈높이에서는 구태의연한 모습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한나라당이 과연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읽고 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 못함으로써 노선적, 정책적 오류를 범하고 있지는 않은지 고민해야 한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현재의 대선 후보도 그냥 갈 수 없을 것이다. 회의적이다. 시대정신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뷰스 대선 후보 주자군의 파열음은 어디서 나온다고 보는가
고 현재 거론되고 있는 대선 후보군들은 언론이 여론조사를 통해 만들어낸 측면이 강하다. 이는 국민들 시각과 괴리가 있다. 그 때문이다. 대선후보군이 과연 이대로 유지될 것인가에 대한 반문은 나만 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창조적 파괴가 필요한 때다.
뷰스 정치를 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고 민주화 운동의 연장선상에서 한다. 소망은 대한민국을 세계 제일 가는 평화국가로 만드는 것이다. 달성 가능하다고 낙관하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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