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한-민공조론'으로 갑론을박하는 가운데 정작 민주당 의원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 내에서는 이를 두고 한화갑 대표만의 마이웨이 행보가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한민공조 현실성 떨어져"

대부분의 의원들은 일시적이고 진정성 없는 호남민심 끌어안기라는 해석에서부터 언급할 가치조차 없는 일이라는 입장까지 부정적 의견 일색이다. 먼저 지적된 부분은 양당 간 서로 다른 정체성 문제다.

조순형 의원의 측근은 20일 "정체성과 역사가 다른 정당이 공조와 연대를 통해 통합을 이룰 수 있겠느냐"며 "정계개편을 앞둔 시점에서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희의원도 이날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지적한 뒤 "한화갑 대표가 최근 한나라당 중도성향 의원모임 '국민생각'에 참석해 한 발언도 덕담 차원에 불과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종인 의원 측은 "진정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국민들은 더 이상 그렇게 어설프지 않다"고 했다.

고건파로 분류되는 이낙연 의원은 "아직 공론화되지 않은 내용으로 아이디어 차원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정책위 의장을 맡고 있는 최인기 의원 측은 "의원이 언급하는 것을 들어보지도 못했다"고 했다.

신중식 의원은 "호남인들이 겪어야 했던 30년간의 설음이 극복되려면 아직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형근 홍준표 의원이 당 대 당 통합론을 제기하고 김무성 의원이 보수 신당론을 거론하는 등 한나라당 내에서 한민공조론이 봇물을 이루는데 대해서 "한나라당이 전면적으로 서진정책을 꺼내든 것 같다"고 해석했다.

김효석 원내대표의 측근은 "의원이 한민공조에 대한 언급이 일절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서 김 의원은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과 정책협의를 할 뿐, 공조는 아니다. 언론이나 이런데서 한민공조가 아니냐 이렇게 의미를 부여하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민주당이 추구하는 것은 정당을 초월해서 따뜻한 생활정치를 해보는 것인데 그런 부분에서 사심 없이 바라봐 줬으면 한다"고 일축했다.

다만 신중식 의원은 "정치는 생물이니 내년 대선을 앞두고 어떻게 될 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