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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강금실-김혁규는 '盧의 3대 히든카드'?

김두관 "셋 다 대선 준비중" 주장, '유시민-강금실 막판연대설'

김두관 전 열린우리당 최고위원이 김근태-정동영 외에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 강금실 전 법무장관, 김혁규 전 최고위원 등도 대선을 준비중이라고 말해 정치권에 파문이 일고 있다.

김근태-정동영의 밑바닥 지지율을 이유로 친노진영이 유시민 또는 강금실, 아니면 김혁규를 차기 대권후보로 내세우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김두관 "유시민-강금실-김혁규도 대선 준비중"

김 전 최고위원은 18일 CBS '뉴스레이다'와의 인터뷰에서 여당 차기 대선후보 자격으로 "우리당이 중도개혁정당으로서 자기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21세기 새로운 한국 미래에 대한 비전을 확고히 하는 후보를 국민들이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김근태 의장과 정동영 전의장,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김혁규 전 최고위원 등이 대선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아마 여러 가지 대선방식이 잘 정리되고 자신의 비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올 정기국회가 잘 끝내고 해가 바뀌면 대선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우리당의 유력주자들이 자기들의 청사진과 구상, 비전을 제시하면 충분히 다시 한 번 저희들이 힘을 모을 수 있다는 확신들을 갖고 있다"며 "물론 걱정은 하지만 새로운 각오를 통해서 충분히 준비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본인의 출마 여부에 대해선 "내공이 부족하다"며 부인하면서, 향후 자신의 역할에 대해 "열린우리당이 재집권할 수 있도록 분수에 맞게 최선을 다 할 각오이며 영남지역에서 개혁진영을 튼튼히 건설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영남 기반을 바탕으로 킹 메이커가 되겠다는 속내를 재차 분명히 했다.

유시민-강금실-김혁규 대권도전 3대 시나리오

친노세력의 핵심인 김 전 최고위원의 이같은 전언은 김근태-정동영의 낮은 지지율을 이유로, 친노세력이 앞으로 유시민-강금실-김혁규를 대안으로 추대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아 귀추가 주목된다.

실제로 국민참여 등 친노 사이트에서는 요즘 김근태-정동영의 밑바닥 지지율을 이유로 강금실 전장관이나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을 내년 대선에 후보로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심심치 않게 실리고 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 핵심측근이 이런 주장을 공개리에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금실 전 법무장관의 출마 가능성은 오래 전부터 점쳐져 왔다. 비록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후보에게 더블 스코어 이상으로 참패하기는 했으나, 여권후보 중 가장 높은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나라당 후보가 박근혜 전 대표로 결정될 경우 대항마 차원에서 출마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본인도 내년을 대비해 '정중동'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의 경우는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정치권 일각에서 끊임없이 그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특히 한나라당 후보들이 '대세론'에 안주해 사분오열될 경우 그의 출마 가능성이 높다는 시나리오가 힘을 얻어왔다. 유 장관의 경우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 조사결과 '가장 네가티브적인 정치인' 랭킹 1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비토세력이 많다. 그러나 반면 '유빠'라고 불리는 지지층도 존재하고 있는만큼 야권후보가 난립해 표가 분산될 경우 당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른 일각에서는 유 장관이 강금실 전 장관을 "금실이 누나"라고 부를 정도로 친분이 두터운 점을 들어, 당내 경선을 벌이다가 유 장관이 막판에 강금실 지지를 선언하며 세를 굳히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하고 있다. 이른바 노무현-정몽준 후보단일화를 벤치마킹한 '강금실-유시민 막판연합 시나리오'가 그것이다.

2003년 국회에서 반갑게 인사를 하고 있는 유시민과 강금실. 둘은 서울대 재학시절부터의 친분으로 유 장관이 평소 "금실이 누나"라고 부를 정도다. ⓒ연합뉴스


김혁규 전 최고위원은 비록 대중적 인지도는 낮으나 '영남 출신'인 데다가 '경제전문가'라는 점이 히든카드로 분석되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연내에 한명숙 국무총리를 교체하면 김 전 최고위원을 국무총리로 임명, 그가 참여정부 정책의 잘못을 시정해 나가면서 대중적 인지도를 높인 다음 그를 차기 대권후보로 내세운다는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특히 이명박 전서울시장이 경선결과에 불복해 독자 출마할 경우 그의 대항마로 김 전최고위원이 적격이라는 분석을 하고 있다. 박근혜-이명박이 영남지역을 쪼개 가질 경우 영남 출신인 데다가 행정경험과 경제전문성이 만만치 않은 김혁규 전 지사에게도 승산이 있다는 계산인 셈이다.

이같은 시나리오는 그동안 어디까지나 시나리오에 불과했으나, 김 전 최고위원이 이날 "이들 3인이 대선을 준비 중"이라고 단언함으로써 그 가능성이 급속히 수면 위로 부상하는 양상이다.

정가에서는 그러나 이들 시나리오가 모두 개연성을 갖추고 있으나, 셋 모두 '친노인사'라는 점 때문에 과연 2002년과 같은 국민적 지지를 끌어모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 시선이 지배적이다.

"미국식 오픈 프라이머리는 정당정치 후퇴"

한편 김두관 전 최고위원은 이날 청와대와 열린우리당 수뇌부가 적극 추진 중인 '100% 오픈 프라이머리'에 대해서도 반대입장을 밝혀, 그가 상대적으로 튼튼한 당내기반을 바탕으로 강금실이나 유시민을 차기 대권후보로 밀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그는 오픈프라이머리에 관해 "참여폭을 넓히고 광범위한 국민들의 관심을 확보해내기 위해서는 긍정적이지만 선거법, 정당법, 정치자금법 등을 전부 개정해야 하는데 (이는 열린우리당이) 추진했던 정치개혁인 돈 안 선건 문화, 선거공영제 확대와 배치되는 측면이 있다"며 반대입장을 밝혔다.

그는 "미국식 오픈 프라이머리는 정당정치를 후퇴시키는 측면이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2002년 참여경선제를 폭 넓게 확대하는 것이 낫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두관 전 최고위원의 '화두'로 이제 열린우리당 대선후보 경쟁도 본격적으로 수면위로 부상하는 양상이다.
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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