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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들 "중국 역사침공, 정부 쉬쉬하다니..."

정부의 묵인 맹성토-외교부 처벌 요구, 열린당은 중국정부만 비판

중국의 동북공정 역사왜곡에 대해 여야가 일제히 "역사 침략행위"라고 질타했다. 그러나 야당들이 중국의 역사왜곡을 알고도 6자회담 순항을 이유로 이를 쉬쉬해온 정부를 함께 질타한 반면, 열린우리당은 비판을 중국정부에 국한했다.

야3당, 중국의 역사침공과 정부의 묵인 맹성토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노무현 정부는 자주를 주장하는 정부인데 왜 중국에는 한마디 못하느냐"며 "과거사 진상규명에 몇 천억씩을 낭비하면서 민족역사 훼손에 왜 미리 대비하지 않느냐"고 비난했다.

박영규 한나라당 부대변인도 "중국의 동북공정이 KTX열차를 탄 것처럼 속도를 내고 있는 반면 우리 정부의 대응은 자전거를 타고 뒤를 좇고 있다"며 "동북아역사재단 설립법이 국회를 통과한 것은 지난 5월 2일이다. 4개월이 지났는데 정부는 아직도 재단을 출범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그는 "동북공정은 총칼을 들이대지 않았을 뿐 일종의 전쟁선포나 다름없다. 대한민국에 대한 외세의 주권침탈이 시작된 것"이라며 "그런데 우리 정부는 전쟁을 수행할 지휘부조차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용진 민주노동당 대변인도 이날 "이번에도 개가 짖지 않았다고 할 요량인지 모르겠다"며 "정부가 이미 중국의 동북공정 진행의 문제점을 알면서도 쉬쉬하고 있었다니 충격이다"라고 비난했다.

박 대변인은 "정부가 중국의 역사왜곡과 패권주의적 전략에 대해 그저 침묵으로 일관했었다는 사실은 국민들에게 이 정부가 도대체 왜 존재해야 하는지 의구심을 품게 하기에 충분하다"며 "6자회담의 순항을 위해 역사왜곡을 눈감을 수 있다는 생각을 어떻게 정부당국자가 할 수 있는 것인지 분노스럽다"고 개탄했다.

그는 "6자회담은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관련국 모두의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문제로, 중국에게도 막대한 이해가 걸려있는 회담이니만큼 중국으로서도 최대관심사인데 우리정부는 중국정부의 역사왜곡과 6자회담을 얼토당토않게 연계해 역사도둑질을 자초했다"며 "그런 논리라면 6자회담 최대 깽판참가자인 일본의 역사왜곡에도 입을 다물어야 한다"며 참여정부의 이중대응을 질타했다.

그는 "자국의 역사왜곡과 관련해서는 중국, 일본, 누가 하든 바로 잡고 항의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우리 역사가 길거리에 버려지도록 해서는 안 된다"며 동북공정 역사왜곡을 은폐해온 정부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와 징계를 촉구했다.

이상열 민주당 대변인도 "우리 정부가 중국과의 갈등을 우려해 동북공정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는 의혹이 학계에서 제기되었다"며 "당시에도 우리 정부가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한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았었음을 상기할 때, 동북공정은 우리 정부가 방조한 결과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낳게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 대변인은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관련된 문제에 타협이란 있을 수 없다.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뿌리를 부정하는 어떠한 세력도 외교를 빙자해서 방조하고 묵인해서는 안된다"며 "정부는 즉각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한 미온적인 태도를 버리고, 적극적이고 강력한 항의와 외교적인 노력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은 중국 성토에 집중

야당들이 중국의 역사왜곡과 정부의 묵인 의혹을 맹성토한 반면, 열린우리당은 중국을 비난하는 데 그쳤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이날 "소위 동북공정은 동북아의 미래에 먹장구름을 몰고 올 것이다. 역사왜곡은 또 다른 형태의 침략행위인 것이다. 대결과 긴장의 전주곡"이라며 "역사왜곡과 공동번영은 양립할 수 없다. 역사왜곡으로는 어떤 희망도 만들 수 없다"고 중국의 역사침공을 비난했다.

김 의장은 "동북공정을 추진하는 중국이 일본의 과거사 왜곡을 규탄하는 것은 참으로 이율배반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 문제는 중대사다. 이 점에 관해서는 정부와 정치권 우리 국민들 사이에 어떤 이견도 있을 수 없다. 국론 결집을 위한 야당의 협력을 요청한다"고 정치권의 공동대응을 촉구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야당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우려스러운 것은 한나라당이 이 문제를 국내 정쟁의 문제로 삼기 위해서 정부를 공격하는 태도"라며 "거듭 말하지만 모든 외교 안보 문제를 국내 정부를 비판하기 위한 정쟁의 문제로 격하시키는 태도는 제1야당이 취할 모습이 아니다"라고 반격을 가하기도 했다.

우 대변인은 "어느 나라 정부 지도자와 어느 나라 정부가 국가의 자존이 걸린 문제를 타협하거나 회피할 수 있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한 뒤,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여야가 한 목소리로 일본에 대해서도 같이 비판하고 중국에 대해서도 같이 비판하는 통일된 행보를 보일 때 국가의 협상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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