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테러와의 전쟁에만 몰두하면서 외국 원조에 인색한 부시 행정부를 맹비난했다.
클린턴 "테러와의 전쟁보다 국제원조 확대해야"
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클린턴 전 대통령은 "군사 원조와 이집트와 이스라엘에 대한 원조를 제외할 경우 미국의 실제 외국 원조 규모는 약 1백억 달러에 그친다"며 인색한 부시 행정부를 비난했다.
그는 특히 "테러와의 전쟁에 막대한 비용을 쏟아 붙는 것보다 이들 나라에 원조를 확대하는 것이 오히려 저렴하다"며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막대한 전비를 지출하고 있는 부시 행정부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테러와의 전쟁에 몰두하며 외국 원조에는 인색한 부시 행정부를 비난했다.ⓒclintonfoundation.org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날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매년 적어도 6백억 달러 이상은 외국에 원조해 줘야한다"며 "2조 달러에 달하는 미국 예산을 고려해 볼 때,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우리는 이미 이라크 전쟁에 3천억 달러를 지출했다"며 "전쟁을 하는 것보다 (원조가) 더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따라서 이들 돈을 전 세계의 우방들과 사용하면 보다 적은 테러리스트들이 생길 것이며 오히려 미국은 성장과 번영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이것이 오히려 덜 비싸다"고 말하며 테러와의 전쟁에 집중하는 부시 행정부를 비난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미국이 적어도 유엔이 정한 국가총생산 대비 0.7%에 해당하는 금액을 원조에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그러나 지난 2004년 미국의 국제원조는 모든 종류의 원조를 포함해도 1백97억 달러에 그쳐 국가총생산대비 0.17%에 그쳤다"며 미국의 인색한 국제원조를 재차 질타했다.
한편 통신은 현재 미국의 국제원조 수준은 OECD국가들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가 아닌 개인과 단체 차원의 국제 원조 규모는 세계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개인들과 소규모 단체의 성금이 미국 정부 원조 규모를 추월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민이 미정부보다 현명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