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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절반 "문 닫을뻔 한 적 있다"

CEO 사망, 임직원 비리, 적대적 M&A, 생산제품 하자 때문

국내기업의 절반가량이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심각한 경영위기를 겪은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공회의소 3백개 제조업체 대상 조사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은 최근 3백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국내기업의 위기관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의 45.2%가 '존폐위기를 겪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 기업들은 위기의 원인으로 '최고경영진 사망, 임직원 비리, 적대적 인수·합병(M&A) 등 경영상 문제'(32.2%), '생산제품의 하자'(19.9%), '노사문제'(13.0%) 등을 꼽았다.

지속가능경영원은 실례로 지난 2004년 국내 불량만두 파동으로 대부분의 만두제조업체가 줄도산을 겪은 가운데 만두제조업체 A사 역시 3개월 동안 1백억원 가량의 매출 손실을 겪었던 사례를 들었다.

그러나 이 기업은 고객과 언론을 대상으로 제조과정에서 위생상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홍보하는 등 적극적인 위기관리 노력을 통해 2004년 목표치(3백억원)를 33%나 상회한 4백억원 매출을 달성하면서 위기를 우량기업 도약의 발판으로 삼았다.

프랑스 천연탄산수 제조기업인 페리에도 1990년 탄산음료 '페리에'제품에서 발암물질 벤젠이 검출되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이 기업은 즉각적인 조사 후 경영책임자가 언론을 통해 회사의 책임을 시인하고 2천5백만 달러의 예산을 책정해 전세계 판매제품 1억6천만병을 수거하겠다고 밝혀 경영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지속가능경영원은 밝혔다.

기업들 위기관리 필요성 느끼나 관리에 어려움 느껴

지속가능경영원은 이같이 다양한 위기상황에 노출되면서 기업들은 위기관리의 필요성을 체감하고 있었다며, 조사결과 ‘위기관리가 필요한가’라는 물음에 응답기업 88.8%가 ‘그렇다’(‘매우 그렇다’(20.8%), ‘그렇다’(68.0%)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업들은 위기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실행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응답했으며, 이들 기업들이 지적한 어려움으로는 ‘위기관리에 대한 낮은 인식’(37.6%), ‘신속 대응할 수 있는 교육과 훈련 부족’(25.6%), ‘정보 및 인력 부족’(15.2%) 등이 꼽혔다.

또 기업들은 위기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담당 부서로 ‘기획부서’(29.9%), ‘홍보부서’(21.3%)를 많이 꼽은 반면 ‘특별한 부서가 없다’는 응답이 24.1%를 차지했으며, ‘위기관리 전담부서’를 두고 있다는 응답은 5.7%에 그쳤다.

위기 상황을 대비한 위기관리 매뉴얼 보유를 묻는 질문에는 ‘보유하고 있다’는 기업은 44.4%였으며,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기업은 55.6%로 많은 기업들이 위기상황을 대비할 수 있는 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또 위기관리 매뉴얼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의 78.4%가 ‘실제로 매뉴얼이 활용된 적이 없다’고 응답해 ‘매뉴얼’의 실효성도 뒤쳐지고 있었다.

기업이 위기상황에 부딪혔을 때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관리해 사건이 위기로 발전하는 것을 막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는 응답이 90.4%를 차지했다.

기업이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커뮤니케이션 대상으로는 ‘고객’(43.1%), ‘언론’(19.9%), ‘정부 유관기관’(14.8%), ‘시민단체’(6.5%) 등의 순이었다.

지속가능경영원은 효과적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매뉴얼’을 발간, 8월말까지 2천여 회원사에 배포할 예정이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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