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이 열린우리당 실세들의 수해골프 파문 보도가 소홀한 것에 대해 "열린우리당 실세들이 각 언론사 안배를 골고루, 용의주도하게 한 덕에 '자사 기자'들이 낀 방송사와 신문사는 입에 지퍼를 단 듯 입을 꽉 다물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의 수해골프 파문 보도와 비교해볼 때 '정언유착' 현상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전여옥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일견 타당성 있는 지적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철저한 자기반성의 빛은 보이지 않고 감정섞인 독설을 퍼부은 것으로도 읽혀져 또 다른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與 수해골프는 전형적 정언유착"

전 의원은 31일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올린 '열린우리당 수해골프와 침묵하는 그들'이란 제목의 글을 통해 "한나라당의 수해골프 때 몇몇 사람들은 농담 삼아 '아니 왜 의원도 아닌 원외위원장끼리 쳤어. 기자들 데리고 갔으면 안정빵이었을텐데'라고 말했는데 기자출신인 나는 (이 말을 듣고) 모욕감을 느꼈다"며 "그러나 '기자'가 낀 '현 집권여당의 실세'들이 비가 물폭탄처럼 쏟아진 충청도에서 친 골프건은 슬그머니 '없던 일'처럼 되고 있다"고 신랄히 비난했다.

전 의원은 이어 "현직 의원도 아니었고 당의 실세도 아니었던 한나라당의 경우 방송사는 라디오 시사프로그램부터 뉴스까지 사흘 나흘 맹렬하게 '특집'보도를 해댔는데 이번에는 언제나 '우리만이 가난한 신문사이고 우리만이 정의롭다'라고 했던 신문사들도 자기네 기자들이 가난하지도 정의롭지도 않게 '수해골프'를, 그것도 여권실세에게 얹혀 쳤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언론의 자유'를 스스로 반납하고 포기해 버렸다"고 질타했다.

그는 또 "지난번 수해골프 때는 현장에 기자를 급파하고 골프장의 증언도 채취하고 온 국민에 대한 여론조사까지 서슴지 않던 언론사들이 이번에는 조용한 모습을 보이면서 어서 이 폭풍이 '물폭탄'처럼 지나가길 기다리며 납작 엎드려 있는 것에 더해 '여권실세'의 홍보역까지 자임하고 나섰다"며 "이번 열린우리당과 국회 사무총장 그리고 열린우리당 출입기자의 '수재골프'는 전형적인 '정언유착'"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 의원은 이 글에서 한나라당의 수해골프에 대한 철저한 자기반성의 빛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는 한나라당에 대해 "한나라당은 전과가 있기 때문에 구경하고 눈치보겠다는 고상을 떨고 있다"며 "한건 물었다 하면 악의적으로 상대를 짓이겨놓는 그들의 수법을 본받으라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다만 적어도 그들에게 '형평성'을 요구하며 철저한 진상을 밝히라는 당연한 요구를 당당히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29일 '물난리 속 또 골프' 제하의 기사에서 김혁규 열린우리당 전 최고위원,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 김태랑 국회 사무총장 등 여권 인사들이 열린우리당 출입기자 8명과 29일 오전 충북 충주의 골프장을 찾았다고 보도했었다.

뉴스데스크에 따르면 이 골프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후원자였던 강금원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이 지역은 28~29일 집중호우로 큰 피해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