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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통계, 그리고 2개의 시각 충돌

<뷰스칼럼> 외국계 음모론과 '한국이 불안한 이유'

2개의 통계, 2개의 시각

지난 2일, 두 개의 통계가 발표됐다.

2월 무역흑자가 33억달러 흑자였다는 통계, 그리고 1월 광공업생산이 -25.6%였다는 통계였다. 정부는 2월 통계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반면 외국계는 1월 통계에 주목했다.

상식적으로 보면, 2월 통계가 중요해보인다. 1월보다 새 통계이고, 흐름을 알 수 있는 통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블룸버그> 등 외국계는 1월 통계를 중시했다. 이유는 이러했다.

2월에 한국이 예상밖으로 큰 무역흑자를 기록했으나, 내역을 들여다보면 몇년전에 수주했던 선박이 무더기 인도됐기 때문이지 반도체, 자동차 등 핵심 수출품목은 여전히 고전중이라는 것. 선박은 특히 반년째 수주를 거의 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일종의 '착시'이지,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것. 그보다는 한국사상 최악의 감소율을 보인 1월 광공업 통계가 한국경제의 실상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게 외국계 시각이었다.

그 결과, 이날 외국인은 증시에서 4천1백여억원어치의 주식을 투매했고 역외세력 등의 달러사재기로 환율은 1,596원까지 폭등했다. 정부가 개입하지 않았다면 1,600원도 돌파했을 정도로 외국계 공세는 가공스러웠다.

한국 디폴트 위기 논쟁

정부와 외국계간 시각차는 이미 여러번 노정됐다. 그동안 <이코노미스트> 등의 문제 제기로 불거지다가, 최근 정부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간에 정면 격돌한 단기외채 논란이 그것이다.

외국계가 한국 은행들의 외채 채무상환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이에 따라 환율이 연일 급등하자,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은행들의 만기도래 외채는 245억달러에 불과하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자 즉각 한국에서 영업중인 외국은행의 만기도래액은 왜 숨기냐는 반론이 제기됐고, 이에 재정부, 한은 등 정부 4대기관은 정부지원을 포함한 국내은행의 올해 만기도래분은 640억달러, 국내 외국은행의 외화차입금은 640억달러라는 통계를 새로 발표했다. 정부는 그러면서 "정부지원을 제외한 시중은행들의 만기도래분은 383억달러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내서 영업중인 외국은행이 돈을 빼내갈 리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미국 씨티그룹이 사실상 국유화하면서 한국씨티도 매각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고, 설상가상으로 지난주말 한국씨티가 서울외환시장에서 수억달러의 달러를 사들이며 환율이 폭등하자 외국은행도 돈을 빼내갈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했다. 특히 동유럽 위기가 발발하면 국내 진출한 서유럽 은행들이 돈을 회수해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급확산됐다.

이처럼 시각 충돌이 계속되자, 한승수 국무총리가 급기야 3일 외국언론 보도에 불만을 토로하며 "적극적 해외홍보"를 지시하기에 이르렀다. 정부와 일부 언론은 영국계 언론들이 왜 이러는지 의심스럽다는 음모론적 시각도 드러내고 있다. 환란 전야였던 1997년 후반부와 비슷한 풍광이다.

외국계 음모론....'소통' 부재

물론, 외국언론 보도중 문제가 있는 것들도 적잖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교수나 <이코노미스>가 우리나라 성장률을 전분기 연율로 계산해,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을 -20%으로 분석하는 것 등이 그런 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는 유효한 분석방식이나 한국 등 성장률이 들쭉날쭉하는 국가에는 적합치 않아 IMF 등도 사용 않는 분석틀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국경제를 보는 외국계의 싸늘한 시선을 모두 음모론으로 매도하는 것은 큰 문제다. 그들이 한국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나름대로 몰가치적이고 과학적이기 때문이다.

국내에 진출해있는 대형 외국계 은행의 책임자는 "우리는 다른나라에 진출할 때 정부와 충돌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충돌해 득될 게 없다는 오랜 장사 경험때문이라 했다. 그는 "한국기업들의 펀더맨털은 세계 최고수준"이라 말도 빼트리지 않았다. 힘들겠지만 이번 위기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으리란 지적이다. 이는 그러나 한국 일부 언론과 정부 일각에서 음모론적 문제 제기를 하는 데 대한 우회적 반박이기도 하다.

문제는 역시 '소통'이다. 외국계는 '실상'을 보고 싶어한다. 외국계는 외국계지, 한국계가 아니다. 가능성이 있으면 투자하고,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뺀다. 우리 경제의 약점은 우리도 잘안다. 숨긴다고 숨겨질 일이 아니다. 문제는 어떻게 이를 극복할 것인가는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한 외국계 펀드매니저의 지적은 경청할만 하다.

"한국 정부는 이번 위기를 V자형 위기로 보고 있는 것 같다. 1년만 잘 버티면 극복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 잡 쉐어링 등이 그런 증거다. 그러나 지금 세계 분위기는 잘해야 U자형, 최악의 경우엔 L자형으로 갈지도 모른다는 거다. 한 예로 일본 NEC는 직원 절반을 감원했다. U자형 위기에 대비하겠다는 의지 표현이다. 아직 한국은 정부도, 기업도, 은행도 그런 비장한 의지가 안 보인다. 그러기에 한국이 불안해 보이는 거다."
박태견 대표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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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3 개 있습니다.

  • 6 13
    좌빨

    한국이 imf 다시가야 김일성 모가지가 날라간다
    퍼주는 금액이 제로가 돼야
    김일성 모가지가 개선문에 걸린다.
    좌빨들이여, 계속 뻥을 쳐라.

  • 23 9
    111

    북침전쟁과 금융 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정도할까........4년내내
    이명박조기 강판되기전까지는

  • 27 21
    111

    미디어법 방송법을 개정..대표적 사례라 하지
    .조작 왜곡 은폐 정보차단..감시..
    조중동방송....현재 조중동방송을 조중동기사를
    보고 잇다.....통계수치를 안믿는다.
    비관보고서내면 전화온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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