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31일자 조간에서 연쇄살인범 강호순의 얼굴을 공개하자 지상파 방송 3사도 잇따라 강호순 얼굴을 공개하면서 사실상 흉악범에 대한 사진 비공개 관행이 깨졌다.

SBS는 이날 <8뉴스>에서 앵커 멘트로 "저희 SBS는 오늘(31일) 보도부터 연쇄살인 피의자 강호순의 얼굴도 화면에 공개하기로 결정했다"며 "국민의 알 권리와 함께, 추가범행 수사에 대한 시청자들의 제보를 돕기위한 조치"라고 밝히며 강호순 얼굴 사진을 내보냈다. 공개된 사진은 이날 <조선><중앙>에서 공개한 사진들이었다.

SBS는 이날자 조간 <조선><중앙>의 얼굴 공개 사진을 전하며 "이 사진들은 네티즌에 의해 삽시간에 인터넷에 퍼졌다"며 "'살인자에게 인권은 없다'며 얼굴 공개를 환영하는 의견이 다수였지만, 강호순 가족들의 2차 피해를 우려하며 반대하는 의견도 적잖았다"고 전했다.

이어 KBS도 31일 <뉴스9> 오프닝부터 강씨의 얼굴을 화면에 공개했고, 모두 9건의 강씨 관련 리포트 곳곳에서 강씨 얼굴을 계속 보여줬다. KBS가 보도한 강호순 얼굴은 <중앙일보>가 보도한 얼굴이었다. SBS와 달리 KBS는 얼굴을 공개한 이유를 별도로 밝히진 않았다.

방송 3사중 유일하게 31일 강호순 얼굴을 공개하지 않았던 MBC는 뒤늦게 1일 밤 <뉴스데스크>에서 독자적으로 수집한 8장의 강호순 사진을 공개했다. MBC는 "피해자나 그 가족들의 인권도 생각해야 한다는 반대론 사이에서 논란이 있어 왔는데 저희 ＭＢＣ는 국민의 알권리와 경각심 등 공익적인 차원에서 증거가 명백한 흉악범의 얼굴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MBC는 앞서 <조선일보>가 강호순이 개와 함께 사진 찍은 사진속의 개와 다른 개와 강호순이 함께 찍은 사진 등을 공개했다.

MBC는 강호순이 개를 좋아하면서도 한겨울에 50여마리의 개를 굶겨 죽이는 잔혹성을 보였다는 강호순 친구의 말을 전하며 강호순의 이중성을 부각시키기도 했다.